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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아무거나 시크하게 쓰기

선택과 책임 (<나는 간호사를 선택했다>에 대한 재고)

 
  오늘 치킨을 한마리 샀다.  맛이 없었다.
 최근 들어 치킨을 먹고, 예전처럼/ 맛있어서 몸을 떨어본 기억이 별로 없다.  특히, 내가 산 치킨일 경우는 절대 없다.
 그럼 이 맛없는 치킨에 대해서, 그것을 구매한 내가 책임져야 하나, 판 주인이 책임져야 할까, 그도 아니면 이 코로나 시대의 비방역적인 사태를 유발한 정부가 책임져야 하는가?
 그런 거시적인 책임은 관두고라도, 일단 맛없는 치킨이라도 선택했기에 책임지려고 맛없게 먹는다.
 
 사실 <나는 간호사를 선택했다>는 책을 다 읽지 않았으므로, 나란 인간은 이 책이나 저자를 비웃을 자격이 없다. 
 아마도 저자는 25년간의 간호사 생활을 끝내고 삶이 허무하게 느껴졌을 지도 모른다.  그도 아니면, 일이 없다는 사실을 견디기 힘들어 책이라도 썼는지 모르고, 어쩌면 돈을 벌기위해 책을 냈을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혹자는 내게, 이 책을 다 읽고 글을 써야 마땅하지 않겠는가! 라고 질책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라는 인간은 이 책을 읽기가 두렵다. 이유는 1년반이란 짧은 간호사의 경험이 되살아날 수 있고, 또다시 악몽을 꿀 수 있기에 두렵기 때문이다.  
 
 즉, 나라는 인간의 간호사 경험은 고작 1년반이다.   보통 대체로 사회생활 2년차(?)까지가, 급여는 가장 적은데다 일감은 가장 하기 싫은 일들을 몰아주기에 제일 힘들면서, 모든 사람의 눈치를 봐야 하므로 긴장도는 높아서 직장생활 중 극도로 힘든 시기일 지 모른다.  나는 채 2년도 되기 전에 간호사를 그만두었기에 다분히 오류가 있을 수도 있는 셈이다.
 
 좌우간 차치하고,,, 나는 처음에는 간호사를 선택했다. 돈을 잘 벌 것 같았고, 왠지 멋있을 것 같았다.  그럼 이 선택에 대해 책임지기 위해서 간호사를 지속했어야 했나?  아 물론 나라는 인간은 책임을 지고 싶었으나 병원이 나라는 인간을 거부했기에 사실 타의적으로 책임지지 못했다고 봐야 한다. 그럼 나라는 인간이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당위성을 상정해보자. 처음 선택할 때는 모든 정보를 알고 있지 못했다. 간호사가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을 하는 직업인 지 알지 못하고 선택했는데,,, 학과나 직업을 선택할 때 다 알고 선택한 사람이 어디 있느냐며 내게 책임을 묻는다면, 그것이 정당한 것인가?
 그러므로 <나는 간호사를 선택했다>의 저자는 간호사를 선택한 것일 수 있다.  비록 처음에는 자기의 선택은 절반 정도 밖에 되지 않았겠으나 그후 간호사를 25년 했다면, 사회나 구조에 떠밀려 했더라도, 그것은 자기 선택이 맞기 때문이다.
 
 간호사로서 자기 경험을 쓴 책들이 아주 많았다.  적어도 나 같은 오류를 범하기를 원치 않는다면, 간호학과를 선택하기 전에 이런 책들을 읽어보는 것이 도움이 될 법하다.  다만, 이런 책들의 특성상 상당히 간호사란 직업을 미화시켰을 수 있다는 전제를 기억하기 바란다.
 
 
  그렇다면 본론으로 돌아가서, 인간은 모든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할까?  그 책임의 형태는 여러가지 일 수 있다.  일단 나라는 인간은 돈 벌기 위해 간호사를 선택했고, 지금 돈을 벌고 있으므로,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졌다고도 볼 수 있다.
  개인의 선택과 책임은 마치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같을 수 있고 그래도 된다.
 
  하지만 책임지는 자리에 있는 공직자나 대통령은 스스로의 선택에 대해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  왜냐하면, 그의 선택이 개인이나 가족에 머물지 않고 보다 많은 사람에게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가족에게만 영향을 준다고 책임을 안 져도 된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러한 책임지라고 있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선택은 하고 책임은 지지 않는 모습을 너무 많이 본다.
 
  그건 우리의 구조나 체계가 책임지는 것이 직업인 공직자나 정치인들에게 그들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엄정히 묻지 않기 때문이다.  책임을 지도록 하는 제도나 상황을 그들이 만들고, 똑같은 한패 같은 이들이 그것을 시행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시대에는 공직자나 정치인이 자기 선택에 대한 책임을 제대로 혹독하게 지는 그런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자기나 초록은 동색 위주의 팔이 안으로 굽는 책임이 아닌, 전국민이 봤을 때, 아 선택에 대한 책임을 제대로 지면서 시행하는구나,,, 하고 느껴질 수 있도록.   그것은 개인의 선택만으로는 불가능하고, 제도가 확립되어야 한다. 
 
  적어도 자기 선택에 대한 책임은 지는 대통령, 정치인, 공직자의 모습을 간절히 보고 싶다!

  그런 관점에서,, 난 윤석렬 대통을,, 현재는,,

지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