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 6-7km 쯤 걸었나보다.
처음엔 걸으면서 또 불안했다. 글을 써야 하는데,,, 그러려면 책을 읽어야 글을 쓸 수 있을 거 같은데,,, 하루를 온통 이렇게 흘려보내는건가? 하는 생각이 엄습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또, 걸으면서 새로운 풍경을 본다면, 어쩌면 글을 쓸 새로운 생각이 떠오를 지도 몰라,,, 했는데, 사람은 많고 주변은 더럽고 추운데 커피 마시러 갔더니 실내는 춥고 카페사장은 따뜻하게 해줄 생각이 전혀 없어보였다. 게다가 더 비참한 건 아무 생각이 안 났다. 아, 하루를 이렇게 또 헛되이 보내는구나,,, 하며 불안해졌다.
그래, 어차피 작가적 재능은 내겐 없나봐,,, 포기하자. 작가도 포기하면, 이 하루의 많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걱정인데, 그나마 이렇게 걸으면, 긴 하루를 보낼 수 있으니 좋지 아니한가!
역시 평범해지면, 글은 안 떠올라. 얼마나 긴세월 평범이 부러웠던가! 다른 사람들은 다 평범하게 사는데, 난 왜 그게 이토록 어려워서,,, 힘들고 불행한걸까? 나도 다른 사람처럼 일상을 평범하게 살고 싶다,,, 어떻게 하면 평범해질까? 평범해지는 게 제일 어려운 일인거 같다,,, 이런 생각으로 오래 살았는데,,, 어느순간부터 나란 인간도 평범에 가까워진 느낌을 받았다. 그건 더이상 다른 직업에는 취직이 안될 거 같은 50대 이후부터 타직업으로의 전업을 포기하고 이 일상에 만족하기 시작하니, 평범해졌다. 그러면서 행복해졌다.
평범이 이토록 쉬운거였나? 허탈해지면서, 이제 나는 더이상 꿈꾸지 않는구나 그리고 일상이 아주 무료하고 하루의 그 긴 시간을 어찌 보낼까?하고 두려워졌다.
하지만 오늘 깨달았다. 아직도 꿈이 있었다는 것을. 이제 나의 꿈은, '하루를 행복하게 보내기!' 이다. 아, 이 하루라는 긴 시간을 뭘하며 보내지,,, 했는데, 하루의 긴 시간을 걸으면서 지루하지 않게 보내게 되어 행복하다! 그러면 오늘 나의 꿈은 이루어진 것이니까! 오늘을 행복하게 보냈다. 오늘 나의 꿈은 이루어진 것이다!
평범해지니, 더이상 글이 떠오르진 않지만, 행복했으니 된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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