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맘대로 아무거나 시크하게 쓰기

21. 간호학과 절대 가지 말고, 보건교사는 되도록 하지 마라! (지나간 세월이 억울해서 한마디 더 하고자 한다.)

 

 연말이 되니, 장애 교육 실적 보고를 해야 했다.  성교육 실적 보고도 사이트에 가서 입력을 해야 하는데, 장애까지!

더구나 동영상 틀어준 것은 실적이 미진하단다,,,  일이 많아서가 아니라, 이건 보건교사가 할 일이 아닌 거 같다, 게다가 실적을 제대로 하려면, 수업을 해야 하는데, 난 수업이 없다,,, 게다가 수업을 준다고 해도, 장애 교육을 따로 연구해서 수업을 해야 하니, 부당하다. 그리하여 타부서로 넘겨야겠다고 생각을 했고, 윗선에 얘기했다.

윗선 말씀이, 내년에는 특수교사가 오니, 그쪽으로 넘기겠다고 흔쾌히? 얘기해 주셨는데,,,

난 이 새벽 지난 세월, 보건교사 생활의 역사가 떠오르면서, 억울해졌다!

 

 정교사가 아니고, 교감/교장으로 승진이 안된다는 것은, 늘 바뀌는 교감/교장의 성품에 따라 아주 억울한 일을 끊임없이 당하는 직업이라고 보면 된다.  그리하여 이제 나는 윗선을 찜쪄먹을 정도의 경력이 되어, 부당하면 늘 싸운다.

 하지만 예전의 나는 그러하지 못했다.  그래,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면 되지,,, 했거든.  근데 중이 떠나지 못했다, 그러니 이제 싸울 수 밖에!

 

1. 그럼 이 중은 왜??  떠나지 못했을까?? 

밖에서 보기에는 다른 직업으로 갈아탈 준비를 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어 보이는 직업인데 말이지??  떠나지 못한데는 2가지 이유가 있다.

 

 1) 월급이라는 사탕에 중독된다!

 

 초창기 입사하여 그때는 동료라고 생각했던, 신규 정교사들과 잘 놀았다.  함께 차도 마시고 영화도 보고 술과 음식도 먹고,,,  즐거웠다.  그래, 이 직업도 할만한 직업이야,, 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이만한 조건의 다른 직업을 찾기에는 나이도 많고 타분야를 배운바가 없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이보다 나은 조건의 어떤 직업으로 갈아탄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조건은 좋은니까.  월급 따박따박 나오고, 근무시간 정규적이고(간호사는 밤근무를 해야 하니까,,, 간호사와 비교했었다.),,, 또, 진짜 더러워서 힘들어서 관둬야지,,, 생각할 때 쯤에 방학이 된다!

 

 

2)한가하면, 가만두지 않는다!

 

 원래 보건교사란 한가할 수 있다.  다친 학생들이 그리 많지는 않았으니까.  그런데 그럴때, 당신 개인 공부해서 다른 직업으로 갈아타쇼,, 하고 놔두질 않는다.

 신규 때 생각이 난다.  10-20명의 학생들이 떼로 몰려와서, 보건실(그때는 양호실) 문을 열어놓은 채, 아프다고 성화를 부리면, 정신이 없다.  바로 옆이 체육부실이다. 그럼 나는 소리를 지를 수 밖에 없다. '다 나가라!'하고.

 그럼 옆실의 체육부 교사가 시끄러웠는 지, '선생님이 양호일을 잘하는 건 아니잖아요...' 했다.  그때만 해도, 한창 열등감에 젖어 있을 때라서, 그래 간호사 일도 제대로 못한 내가 보건일을 잘할 수는 없지,,, (그때는 지금처럼 신규 보건교사 연수도 없고, 인터넷도 없던 시대라,,, 내가 보건교사로 참고할 것이라곤, 소독기조차 필요 없다고 급식실에 수저 소독기로 줘 버린, 앞 보건교사가 남긴 서류 뿐이었다.) 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아플 때, 딱 한번 양호실을 간 것 외에는 가본적이 없는 모범생이었는데, 보건실에 안 아프면서 그토록 떼로 몰려오는 말썽꾼 학생들을 알기를 하나, 신규인데 알려주는 선배도 없는데, 어찌 양호일을 잘 할까? 싶다.  게다가 양호실 문도 닫지 않고 떠드는 그 떼로 온 학생들은, 과연 자기들이 오고 싶어서 왔을까?란 의문도 든다.

  늘 대체로 한가한 시간을 견디는 것이 보건교사의 일이다.  이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지금 생각하니.  아주 바쁘다가 한가하면 아주 좋겠지만, 늘 한가하면, 인간은 불안해지는 법이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하는 게 나만은 아니다.  다른 윗선도 당연히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니 이일저일 막 준다, 한가해보이면.  아니, 직업 특성이 원래 아픈 학생 기다리는 건데, 아픈 학생이 없으면, 한가한 게 당연한 거 아닌가??

하지만 누구도 그렇게 생각하질 않는다.  보건교사는 한가하니까, 이일저일 막 줘도 된다고 생각한다.  수업하는 교사만 바쁘고, 안 그런 보건교사는 무조건 한가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렇게 한가히 있다가, 사고가 터지면, 뇌가 탈출해 버리는 것이 보건교사의 일이다.  그러니 결코 한가할 때도 편한 건 아닌 일이지.

 즉, 한가해 보이면, 마구 일을 갖다 앵기므로, 결코 한가해도 개인적 직업을 벗어날 공부할 시간은 별로 없다고 보면 된다.  그것이 중이 절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다!

 

 

2. 억울한 역사

 

 나이든 보건교사들이 열 받아서 명퇴할 때, 아- 이들이 다 나가면, 누가 보건교사의 이 억울한 역사를 알려줄 것인가? 잠시 생각했다, 쓸데없이.

 

 지금은 학교에 무료급식이 되고 영양교사도 있으니, 보건교사가 중식/급식 업무를 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많은 학교에 복지사가 있으니, 보건교사가 복지 업무도 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특수학급이 없고, 복지사도 없는 학교에 갔더니, 28년 근무 평생 해본 적이 없는, 장애교육을 떠 맡았구나,,,

 

 

1) 영양사는 교사가 아니라서 중식지원업무를 할 수 없다며, 보건교사인 내게 줬을 때가 떠올랐다. 

 

즉, 정교사 아닌데, 교사라는 문구를 달고 살면, 지금은 영양교사, 복지사, 특수교사가 나눠 하는 일들이,,,  다 보건교사에게 주어질 수 있었다!

 

 중식지원 업무에 비하면, 지금 주어진 장애교육은 일도 아니다!   중식지원이란 가난한 학생들에게, 다른 학생 몰래, 급식을 지원하는 업무다.  한 학생당 챙겨야 할 서류가 10장 이내는 된다.  그런데 그 학생수가 한반에 1-2명이라도, 43학급이었으니,  60건 정도 되었다.  책상에는 서류가 한가득이고, 하루 종일 발바닥이 아프도록 뛰어다녀도, 업무를 마치기가 어려웠다.  거기다 급식 위원이라서 매달 1회 급식위원회에 참석해야 했다.  중식지원회의에 참석했는데, 이 인원인데도 더 받으라고 한다.  일이 많아서 미쳐 돌겠는데, 차마 내가 일이 많으니 더 받을 수는 없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 

 

 지금도 나는 복지 이따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경험에 기인한다.  이 자격을 의료보험료 기준으로 하는데, 의료보험료가 조금만 넘어도 이 혜택을 받을 수는 없고 (가난하지만 열심히 사는 사람들은 해당이 안된다.), 이 의료보험료가 낮은 사람은 중식지원 뿐 아니라, 모든 다양한 복지혜택을 중복으로 받게된다, 다른 기준이 없으므로. 

 

 난 탈북자도 싫어하는 게, 그당시 탈북자가 많이 사는 아파트 옆 학교여서 탈북학생들이 많았다.  그들은 지원을 받아서, 나도 살 수 없었던 아파트에 기거하면서 지원금도 모든 복지 혜택도 중복하여 받게 된다.  그런데 이 학생들은 한국의 참고사는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다. 그러니, 말썽꾼이 많고 다치는 경우도 많으며, 조금 불친절하면, 그 부당함에 복수각이다. 눈빛이 아주 무서웠다.

 

 또, 복지사가 있는 학교의 경험을 얘기하자면, 복지사에게는 학생들에게 마구 퍼줄 세금이 주어진다.  이들은 주로 복지혜택을 받는 학생들의 방문을 달래고 어르며, 간식을 주는 역할을 한다.  이런 학교에서의 이런 혜택 많이 받는 학생들은, 그런 혜택이 당연한 줄 알고,,, 보건실에도 자주 들러, 보건교사에게도 그에 합당한 요구들을 해댄다.  그러니, 나는 그런 혜택 받는 학생들이 싫다!  무료로 주어지는 것이 아주 당연한 그들의 사고방식도 싫고, 내게 많은 것을 요구하는 그런 학생들이 싫다!   아주 많은 무료 혜택을 받으면서, 자기 감정을 받아주는 감정노동도 당연히 주어져야 한다는 식의 사고방식을 경멸한다. 왜 가난하다는 사실이 그런 것을 당연히 받아야하는 조건인가?  그만큼 가난하고도 혜택도 못 받으면서 착하게 사는 다른 학생들이 많은데 말이다!  좌우간 복지사가 있는 학교에 가면, 보건교사는 이들을 상대하는 감정노동도 감수하게 된다.  그 일만 하는 복지사와 비교되면서 말이다.

 

  옆길로 샜는데, 좌우간 하루종일 복도를 뛰어다니는 나를, 불쌍한 눈빛으로 보던 교사가 생각난다.  난 경험이 없어 몰랐으므로(경력 10년차 였는데도), 그 업무가 내가 맡을 수 없는 많은 업무인지 몰랐다.  아마 공무원이라면, 그 중식지원 업무만 하는 공무원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보건교사는 위에서 시키면 해야지, 별수 없었으니까.

 

 자, 승진이 안되는, 정교사가 아닌 교사라는 건, 윗선이 시키면, 응급처치 뿐 아니라 성교육 등 내업무라고 맡겨진 이외의 업무조차 떠안아야만 하는 그런 직업이다!

 

 

2) 성교육이 왜 보건교사의 업무인가??

 

입사 후 얼마되지 않아 맡게 된 성교육이 지금도 보건교사의 업무로 자리잡고 있다.  응급처치와 아무 관련없는 성교육이 초창기 생길 때, 간호사는 부인과 수업이 있으니, 성교육을 해야 한다고 떠맡겨졌다.  한 20년 넘게 하기 싫은 성교육을 맡고, 밤마다 허벅지를 찔러야 했다,,, 딱히 풀 대상도 없으니까 ㅋㅋ

 

지금은 아주 성교육이 중요하게 되어, 승진 점수와 연관되고, 또 중요하니까 그 혜택은 보건교사에게 줄 수 없으니, 교사들이 나눠가지는 식으로 정규교육으로 편성하여 넘기는 분위기다.  그런데도 그 담당자는 늘 보건교사로 남아있다.

 

또, 경험을 얘기해보도록 하자.   조폭 분위기의 눈빛과 덩치를 가진 한 학생이 전학을 왔다.  얼마되지 않아, 집단 동성간 성추행 사건이 벌어졌다.  그 학생이 없을 때는 전혀 그렇지 않았는데, 그 학생이 온 이후로 다른 학생들이 비슷해지고 그런 사건이 생긴거다.  주동자인 그 학생은 처벌을 받게 되었는데, 학교에서 성교육을 하루종일 받게 되었다.  난 성교육 담당자란 이유로 그 학생과 반나절을 함께 교육?하며 있어야 했다.  뭘 교육할까? 생각하다가 나름 준비해서 교육을 하면, 그 학생은 아주 무서운 눈빛으로 옆에만 있어도 오금이 저리는 분위기로 있다가, 비웃듯이 나를 보며, 씨익 웃었다.  얼마나 무서웠던지,,, 

성교육 담당자라서 반나절을 항상 자기들이 자리를 지키라는 보건실을 비워도 되는 건지, 조폭 같은 학생과 반나절을 경찰도 아닌데, 덜덜 떨며 붙어 있어야 하는 건지,,,  정말 묻고 싶다.

 

 자, 담당이란 이런 거다.  당신이 담당자요,,, 하면, 발 뺄 재간이 없는 그런 것!   그런데 성교육 담당자가 여전히 보건교사여야 하는 건가??  정말???

 

 성교육이 이토록 중요한 시기가 되어, 20년 넘게 담당해왔던 보건교사에게 그 혜택을 줄 수 없어서, 정규교과로 넘겨가려면, 담당도 가져가라!  더럽고 치사해서 성교육 담당자 하기 싫으니까!

 

 

3) 지금은 보건수업으로 길들인다.

 

 

 사실 중식업무를 할 때, 바쁘고 발바닥이 아프고 숨이 가빴지만, 개인적으로 즐거웠다.  왜냐고? <그냥 가만히 앉아 아픈 학생이 올 때를 기다리는 것보다, 보건교사에게 주어진 다른 별 필요도 없어 보이는 업무--이게 보건교사 일의 특성이다!>보다, 진정 필요하고 쓸모 있는 일로 바쁘니까, 생동감이 넘쳤기 때문이다!  다만 숨이 좀 힘들어 차서 그랬지만.

 

 자 사람은 직장에 출근해서 가만히 앉아서 응급처치건을 기다리면, 정말 시간이 안 간다.  아, 이 하루를 어떻게 또 보내나,,,  한숨이 나오기 마련이다. (물론 요즘은 환자도 차고 넘치건만, 수업도 하라고 한다.  난 결코 둘 다 하지는 않겠다!)

 

 

 그리하여 요즘은 보건수업을 주네마네 하며, 경험 적은 착한 기간제 보건교사들과 스스로를 비교하게 하면서, 보건교사를 길들인다.

 

 

 지금까지 보건교사의 업무가 아닌 것들을 얘기했다면, 이제 왠지 보건교사의 업무일 것만 같은 보건수업에 대해 얘기해보자.  이미 말했듯이 보건교사는 연말에 각종 보건교육에 대한 보고를 해야 한다.  그러니, 수업을 못했다면, 그 실적을 가짜로 보고할 수 밖에 없다.  수업시간이 주어지지 않아 못하는 걸, 왜 보건교사가 덜덜 떨면서 거짓보고를 해야 하나???  그러니, 많은 보건교사들이 덜덜 떨며 불안해 하면서, 나도 수업을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강박관념을 갖는 것이다.

 

 그러나 착각하지 마라.  보건교사는 수업을 안해도 된다!   보건교사는 수업하려고 입사한 것이 아닌, 보건실에서 다치거나 아픈 학생을 처치하려고 입사한 것이니까! 

 

 엄밀히 말하면, 보건수업을 하라는 건, 보건교사의 업무 외에 다른 것까지 하라고 하면서, 정교사도 아닌 자격 조건으로, 1학교에 1명 주면서 부당한 부담을 주는 행위다!!!!!!!!!!!!!!!!!

 

 부당하니까, 거부할 권리가 있다!  이제 법에도 보건수업 하라는 조항이 사라졌다.  그러니, 보건교사에게 수업을 강요하지 마라!!!!!!!!!!!!!!   니들이 주어야 할 정교사라는 조건의 혜택은 안 주면서, 부담만 주려고??  아놔 콩콩이다!

 

그러나 사실 인간은 할 일없이 앉아서 시간을 세고 있는 것보다는 뭐라도 하면서 바쁜 걸 더 쉬워한다.

그러니 많은 보건교사들이 그리 열심히 일을 찾아 하는 거 아닌가??

 

 나?  난 앉아서 시간 보내는 더 힘든 일을 잘해내고자 하니까, 정말 할 일 아니면 안 찾는다! 

 

 

가끔 승진에 대한 공문이 온다.  하지만 내가 했던, 실제 보건 업무와는 아무 상관없는 업무들만 해당된다. 

그러니 경력 적은 보건교사들이 경력 많은 나에게 컨설팅(보건교사 업무 가르침)을 하겠다고 하고, 그런 경력들은 승진시 해당이 되는 그런 것들이다.  자존심 상한다. 계속 그 자존심을 긁는다.  넌 보건수업도 안해, 그런 컨설팅 경력도 없어,,, 하고 말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알량한 니들의 속임수에 안 넘어간다!  난 딱 응급처치만 해도, 보건교사하는데 지장이 없다.  요즘은 경력이 많아 응급처치를 넘 잘하나봐.  그래서 환자수가 늘어나!  내눈에 엑스레이 기계가 달린 줄 알아서, 힘들다.  그래서 좀 못해야 하나 싶다!

 

 

그러니, *자꾸 일 못하고 싶어지는, 보건교사라는 직업,,,,  하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