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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아무거나 시크하게 쓰기

간호학과 절대! 가지마라. 5 (부제 : 보건교사 되도록 하지마라.)

 

 당신은 꿈이 있는가? 요즘 친구들은 꿈이 없다 고 한다. 그건 아주 현실적으로 바람직한 일이다.  사실 꿈이란 알기가 어렵다. 다행히도 그 꿈을 알아서, 꿈이 있었다 치자,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정답은 이룰 수도 있고, 이루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 그런데 교사들은, 부모나 주위의 어른들은 당신에게 꿈이 있는냐?고 물을 것이다. 왜? 심심하니까, 젊을 때는 꿈이 있어야 한다고 믿으니까. 뭐 요즘은 그조차 잘 묻지 않을 수도 있다. 현실을 알기 때문에.

 

 난 지금 직업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그런데 꿈 얘기를 왜 하냐고? 그건 인간의 경험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직업에는 적성이 아주 중요하다. 그 직업에 적성이 맞는 사람들은 그런 얘기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아무리 나라는 인간이 보건교사의 부당함에 대해 얘기해도 그런 얘기는 하기 싫다는 식으로 반응한다.

  나의 한계점이란 무엇인가? 다른 직업이나 과를 경험한 적이 없다는 거다. 그런데 늘 나라는 인간은 간호학이 적성이 아니라고 말한다. 사실 아주 적성에 안 맞으면, 그 직업 조건을 반영하여 그 직업을 지속하기 힘들다. 현재 나의 판단으로는 나라는 인간은 보건교사라는 직업에 절반 정도 맞다는 것이다. 어쩌면 직업 조건이 참을만 해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겠으나 그것은 나의 판단이 아니니 접어두자.

 보건교사는 임용시험에서 교육학을 50%보고, 간호학 전공을 50%본다고 이미 말했을 것이다. 나라는 인간은 교육에 적성이 맞다. 어려서부터 주위 이웃들은 내게 초등학교 선생님 하면 맞겠다 얘기하곤 했다. 그리고 아버지는 교사다. 나는 그런 아버지를, 아버지로서는 존경하지 않았지만, 교사로선 존경했다. 게다가 임용시험 공부를 하면서도 교육학은 꽤 재미있었다. 그러니, 교사 적성에는 어느 정도 맞다고 보여진다. 예전에는 그 조건이 괜찮으니 그런 생각을 하는거지? 라고 여겼지만, 이 좋은 조건의 정교사라는 직업을 두고도 적성에 안 맞는 사람은, 과감히 사표를 던지더라. 그걸 보면 어느 정도 직업에는 적성이라는 게 필요하다.

 보건교사의 조건이 나아지기 어려운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보건교사가 되는 사람들이 교육 적성과 간호사 적성으로 나뉜다. 그러니, 정교사가 되는 지점으로 의견을 모으자 해도 어려운 거다. 간호사 적성인 사람들은 간호사로서의 역할을 요구하는 보건교사가 아주 좋다.(물론 이건 내 생각이다.) 그런데 정교사가 되면, 자기 적성이 아닌 일인 정교사 일도, 정교사란 이유로 떠맡게 된다. 그러니 정교사가 될 이유도 그걸 좋아할 이유도 없는 것이다. 그러나 교사 적성으로 간호사는 지나치게 나에게 맞지 않아 이 직업을 택한 나라는 인간은 똑같은(물론 완전히 똑같지는 않고 시대마다 일이 바뀐다.) 아래 위치의 보건교사 일을 26년이나 하는 게 싫고 지겹다. 물론 요즘은 조금 재밌기도 하다. 그 이유는 경력에 있다. 우리 일을 약간 밖에 모르는 체육교사들이 지금 보건 장학사로 있다 해도, 내 일에 대해 정교사들은 나만큼은 모른다. 그러니 아무리 잘하지 못하는, 똑똑하지 못한 나라는 보건교사도 경력으로 밀어부칠 수 있다. 예전에는 윗사람이 하라면, 반항 한마디 못하고 화장실 청소도 보건교사 담당인 줄 알고 했다. 물론 그 당시는 학생을 시키지만 학생들이 오지도 않고 열심히 하지 않아 내가 하고 락스가 바지에 튀어 버린 바지만 2개다. 지금은 물론 화장실 청소하는 분이 계시지만, 나에게 보건은 위생과 관련되고 보건실 맞은편에 화장실이 있으니 당연히 보건교사가 해야 되지 않겠느냐 한다면, 내가 보건교사로 입사했지 화장실 청소하러 입사했냐, 그런 건 못하겠다, 라고 빅엿을 먹일 수 있으니까. 이건 사소한 예지만 여러 부분의 내 일에 대해 그렇다는 말이다. 입사 초기에는 5분 지각했으니 시말서를 써라,고 교장이 얘기하면 벌벌 떨었지만, 이제는 다른 교사 아무도 안 쓰는 시말서를 왜 저만 써야 합니까?라고 따져 물을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경력의 힘이다. 이 학교 저 학교를 돌며 26년을 경험하면, 관례라는 걸 알게 된다. 그러니 관례에 어긋나는 일은 따져 물을 수 있는 법이다.

 

  자 다시 꿈에 대해 얘기해보자. 꿈은 2가지가 있다. 저절로 적성으로 이끌어져 꾸는 꿈과 의식적으로 뇌가 꾸는 꿈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의 예를 들어보자. 나는 저절로 꾸는 꿈에, 연기자와 만화가가 있다. 초등학교에서 연극을 해보니 아주 재밌었다. 그러니 학과를 선택할 때 언뜻 연극영화학과가 뇌리를 잠시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서울대에는 연극영화학과가 없었다. 아, 나는 서울대를 가야되는데, 연극영화학과는 갈 수 없지, 라고 치부했다. 물론 오늘날의 상황과 비교한다면 다를 것이나, 그 당시 내가 연극영화학과를 가려면, 장학금을 받고도 갈 수 있을 터였다. 그 당시 내게는 또 하나의 꿈이 있었는데, 만화방 주인이다. 만화를 너무 좋아해서 만화방을 하면, 돈 안 들이고 실컷 만화를 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느 아이나 그런 꿈을 꿀 것이지만 지금 와서 생각하니 참 내 적성에 맞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나는 대인기피증이 심하다. 한마디로 사회성이 떨어지는 거지. 어려서는 친구들과 잘 어울려 다니기도 했지만, 늘 대장은 나였다. 그러니 대장이 아닌 어울림은 내가 원치 않는 부분이었다. 집안사정을 생각해서 그 흔한 그룹 과외수업도 받지 않았다, 그리고 중고등학교 때는 공부를 하려면 혼자 해야했기에 친구들과 시간을 보낼 여유가 없었다. (물론 여기에도 돈이 들기 땜에 난 포기했다.) 대학을 가서도 나의 결심은 미진했던 공부를 하는 것이었기에 동아리 활동 등은 배제했던 1년이었다. 그런데 서울대 간호학과는 1년을 관악 캠퍼스에 있다가 2학년부터는 서울대병원이 있는 연희동으로 옮긴다. 그런 1년의 과정을 겪고 나란 인간은 더이상 공부는 안되는구나 포기를 하고, 연희동에서는 동아리(그당시 써클)을 했다. 의료봉사써클이다. 그러니 여기서 내가 만나는 사람들은 간호학과생과 의과생에 국한된다. 그러니 넓은 인간관계를 경험하기는 힘들다. 게다가 그 당시는 학생운동이 크게 붐을 이룰 때(1987즈음)여서 학과공부 아니면 사회운동 뿐이었다. 당시 항상 머릿속에는 왜 내가 더 억압받는 것 같은데, 나보다 나은 사람들의 권익을 위해 애써야 하는 거지? 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것을 나눌 사람도 없었기에. 그 생각은 잡히지 않는 의문으로 남았다. 여자만 다니는 중고등학교를 나와서 여자만 다니는 간호학과에 갔고 남자라고는 내 가족 외에는 의사들만 있는 사람들과 교류했으니, 제대로 된 인간관계를 경험하기 어려웠다. 그리하여 초기에는 보건교사가 사람들과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게 꽤 내 적성과 맞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걸 안다. 많은 학생들과 부모와 교사들과의 인간관계가 필요하고, 예전엔 학교의사를 섭외해야 하니 그런 인간관계가 필요하고, 지금은 여러 단체를 불러야 하니,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 제법 있다. 물론 다른 직업은 더 많은 인간관계가 필요할테지만 말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만화가를 했으면 좋았겠다 싶다. 혼자서 하는 일이니까.(물론 아닐 수도 있겠으나.) 하지만 나는 그림이라면 능력도 없고 하고싶지도 않으니 만화가는 어렵다. 그런면에서 작가가 나는 좋다. 혼자하는 일이니까.(물론 아닐 수도 있다.)   작가는 나의 뇌가 꾸는 꿈이다. 난 사실 책 읽는 거 별로 안 좋아한다. 시간이 나고 재밌는 일을 하라고 한다면, 책보다는 드라마를 볼 것이다. 물론 중고등학교 때는 의무감으로 세계명작전집이나 한국단편소설집을 읽고 재밌다고 느끼기도 했지만 말이다. 그런데 나의 감성이 저절로 우러나는 직업인, 연기자를 했다고 치자, 과연 가능했을까? 나는 일단 키가 작다, 뚱뚱하다, 얼굴도 그닥 예쁘다 할 수는 없다. 적어도 연기로 먹고 살려면, 시청자가 좋아해야 한다. 그런데 시청자의 눈을 테러하는 수준인 나의 외모로 연기자가 가능했을까? 아마 직업으로 가지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을 거다. 하지만 최근 여러 연기자의 행보를 보면 꼭 그런 것도 아닌듯 하다. 드라마엔 예쁜 사람만 필요한 것은 아니니까. 자, 그러니 사람은 저절로 자연스럽게 감성으로 느끼는 꿈이 있고, 이성인 뇌가 정하는 꿈이 있다.

 

  직업으로 들어가보자. 직업을 선택할 때, 사람은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는가? 나같은 경우, 안정성과 복지를 생각했다. 돈을 벌 수 있는 지 여부와. 간호사를 경험해보니, 복지가 엉망인 곳에서는 일할 수가 없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하지만 보건교사가 되면서 이 일을 평생 할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다. 조금쯤 하다가 나의 꿈인 다른 직업으로 갈아타야지,, 란 생각을 늘 염두에 두었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세월이 갈수록 나의 조건은 더 하락하기 마련이다. 그 직업에 해당하는 전공을 한 사람과 더 젊은 사람이 끊임없이 나오고, 남의 돈 버는 일은 쉽지 않기에 결국 그 직업에서 늙어가게 된다. 사람들은 흔히 착각을 한다. 공부를 잘하면 학교 때는 집에서 인정받고 학교에서도 인정받기에 아주 자기가 잘난 줄 안다. 하지만 학교를 졸업하는 순간 돈은 벌어야 하고 그때는 자기자신의 객관적 위치를 깨닫게 된다. 일단 나는 키가 작아서 수액병 걸기가 힘들다고 얘기했던 것처럼, 자신의 노력으로 어쩌지 못하는 유전자의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어떤 과를, 어떤 직업을 선택하느냐에 영향을 받고, 아울러 조직인 직장생활을 하려면 사회성이 아주 중요하다. 공부할 때는 이 사회성이 방해가 된다. 많은 친구들과 잘 어울리게 되면, 혼자 공부하는 시간은 줄어들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이런 학생들이 사회에 나오면 직장생활은 대체로 잘하게 된다. 왜? 직장생활은 나 혼자 하는 게 아니니까. 게다가 공부란 몸을 움직이는 힘든 일이 아니다. 그러니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는 사실 맞는 말이다. 가만히 앉아서 노는데, 새로운 사실들을 깨우쳐가니 지루하지가 않다. 다만 외우는 공부는 힘들다. 그러니 공부란 정의를 어디에 놓고 보느냐에 따라 아주 달라지는 것이다.  <소설가>란 책에서 '예술가는 반복된 일을 죽기보다 싫어한다'고 했는데, 부단 예술가만 그렇겠는가? 모든 사람이 반복된 일을 매일 수십년간 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돈을 벌어야 먹고 살기 때문에 그 일을 하며 사는 것이다. 게다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시간을 때우는 일도 쉽지는 않다. 일이라도 해서 자기 존재감을 획득해야지. 사람들이 첫 직장을 잡을 때 아, 난 이 일을 30년 이상 해야지 하고 결심하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대부분 한번 시작한 일 계통에서 한 30년 이상 몸 담게 되는 게 사회이다. 물론 난 이 일을 30년 이상 해야지, 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 다른 일을 해야 할 경우도 많아 보인다. 그 사회의 변화에 의해 그렇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이란 해왔던 일을 더 잘하기 마련이다, 그러니 자기 의지로 해왔던 일을 관두고 다른 직업으로 갈아타는 건 쉽지 않다. 물론 최근은 사회 변화에 따라 그것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일단 자기가 첫 직장을 잡을 때는 그렇게 상정해야만 한다.

 

  그럼 당신은 이 일을 선택하면, 매일 8시간 이상씩 꼬박 열심히, 한 30년 이상을 해야 한다. 그러면 돈과 복지, 안정성만으로 그렇게 하기가 쉽겠는가?  그렇게 힘들다는 수험생 시절에도(이건 착각이다. 수험생은 그리 힘든 게 아니다. 희망이 있으니까.) 공부도 8시간 안 해 봤는데, 당신이 정말 좋아하지도 않고 적성에도 안 맞는데 매일 8시간 이상씩 해내는 게 고역이 아니겠는가?  누구는 월급 받으니까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같이 월급 받는데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있고, 아닌 일이 있을 때, 또는 적성에 맞는 일이 있고, 아닌 일이 있을 때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그렇다,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사회에 나오면 어떻게든 돈을 벌어야 한다. 월급의 많고 적음이 큰 거 같지만, 이것은 남과 비교하지 않는 한, 어느정도 수입에 맞춰 살기 마련이다. 그러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자신이 하루에 8시간씩 하면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다.

  물론 사람은 부모가 되고 아이를 양육하는 희망으로 살지도 모른다. 그럴때는 월급이 얼마나 되나, 근로시간과 휴식시간은 어떻게 되나?가 중요할 지도 모른다. 그런 기혼여성에게 보건교사는 꽤 매력적인 직업일 지 모르지만, 나처럼 50이 넘은 나이에도 나의 꿈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이 남아 있는 사람에게는 정말 맞지 않는 일이다. 인간의 조건은 다양하니까, 뭐라고 말을 못하겠다. 하지만 나는 한 인간이 자신의 일 자체에서 어느 정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사회에 나오면 사람은 돈을 벌고 살아야만 한다. 어떤 일이든 8시간 이상을 매일 근무하며 살아야만 한다. 나만을 위해 산다고 해도 돈은 필요하니까. 세상의 직업을 2개로 나누면 육체적 노동과 정신적 노동이 있다. 둘 중 어느 것이 나의 적성에 맞고 어느 쪽이 더 8시간씩 30년을 하기에 나에게 맞는가?를 잘 생각해 보아야 한다. 세상에는 대부분 사람들이 하기 싫은 직업들이 많다. 아마 대부분일 지도 모른다. 왜? 8시간 이상을 매일, 30년간 해야 하는데, 누군들 재미없는 일을 하고 싶겠는가? 그런건 다른 사람 시키고 싶지. 그런데 사람의 경험에는 한계가 있고 경험해보기 전에는 그 직업에 대해 자세히 모른다. 나 같은 사람 아닌 다음에는 그 직업에 대한 단점은 알려주는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책도 대부분 그 일을 잘하고 그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이 쓰기 마련이다. 그러니 각각의 직업의 진정한 단점은 다들 잘 모를 수 밖에 없다. 선택이 복불복이 되는 거지. 즉, 중고등학교 때 아무리 공부를 잘한다 한들, 재수 없으면 30년 동안 하기 싫은 일을 매일 8시간씩 해야 한다는 거다. 공부란 정신 놀이인데(노동이라고 말하고 싶지도 않다.) 세상의 대부분의 일은, 육체 노동을 더 많이 요구한다. 그러니 그 중 재수좋게 정신 놀이를 할 수 있는 직업이 어떤 직업인지를 잘 알아서 바늘 구멍을 뚫고 그 일을 찾아야 한다.

  부모나 교사들은 공부만 잘하면 그렇게 될 수 있을 거라 믿는 거 같다. 허나 나는 단호히 중고생 때 공부를 잘해서 가장 이득 볼 과목은 영어나 외국어라고 본다. 왜냐? 대학을 가면 대부분의 책을 원서로 읽어야 될 수 있다, 그 길로 가려면 말이다. 게다가 내가 과를 잘 선택했든 잘못 선택했든 영어를 잘하면 할 직업의 범위가 넓다.  직업이 아니라 하다못해 해외여행을 간다고 해도, 영어, 외국어를 잘하면 기회가 못하는 사람보다 넓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