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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아무거나 시크하게 쓰기

간호학과 절대! 가지 마라 3


  이 글을 끝내지 않으면 다른 글을 쓰기가 어려울 거 같은 심정이다. 그래서 마무리를 짓기로 하자.

 

  왜 간호학과에 가지 말라고 하는가?


 1. 간호학과에 가면, 간호사 아닌 어떤 분야에 가든지, 간호학과라는 이유로 영원히 차별 받고 타인의 밑이다.  보건교사가 되든, 보건 공무원이 되든 말이다. 그러니 만일 당신이 재수없게 간호학과를 이미 갔는데, 간호사는 못하겠고 다른 직업을 택해야 한다면, 되도록 과와 전혀 무관한 직업을 얻어라. 


 정말 나는 너무나 간호학이 좋다, 가 아닌 다음에는 말이다. 예를 들어, 일반 공무원과 보건 공무원이 있다면, 이때도 차라리 일반 공무원을 택하는 편이 좋을 거다. 왜냐하면, 보건 공무원이 되었다 해봤자, 위로 올라가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보건 공무원의 지시 내리는 윗선은 대부분 의사들이다. 드물게 있다면, 보건학과? 전공이거나.

  보건교사가 된다고 해보자. 간호학과에서 학제가 바뀌어 요즘은 상위 20%만 보건교사 자격증을 받을 수 있는 걸로 안다. 그 중에 들어야만 보건교사에 임용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 그런데 이게 웃긴 게 나는 보건교사로 들어왔는데, 여기서도 교육계 윗선과 보건복지부의 윗선의 지시를 받고 이중으로 일을 해야 한다. 보건복지부 윗선은 누구냐면, 대부분 의사일 것이다. 난 의사 밑에서 일하기 싫어 보건교사가 되었는데, 여기서도 의사의 지시를 받아 일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보자. 지금 교사는 1년에 한번 결핵검진을 해야하는 것으로 법이 바뀌었다. 이것을 교사들에게 알리고 시행해야 하는 게 나의 입장이다. 그런데 나는 하기가 싫다. 왜냐? 교사는 2년에 한번씩 종합검진을 받는다. 종합검진에는 결핵검진이 포함되어 있다. 2년에 한번씩 종합검진을 하면 포함되어 있는 결핵검진을 굳이 1년마다 할 필요가 있겠는가? 말이다. 교사는 성인인데 이제 이 성인들의 1년에 한번 결핵검진을 위해 내가 업체를 불러야 할 판이다. 게다가 교사들은 심폐소생술을 1년에 한번씩 배운다. 이걸 주관하고 업체를 부르는 일이 내 일이다. 심폐소생술이 아무리 중요하다 한들 1년에 한번씩 꼭! 배워야 할만큼 중요한가? 확률적으로 쓰러지는 사람 몇명이나 있다고. 더 웃긴 건, 충분히 보건교사인 내가 가르칠 수 있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돈을 주고 업체를 불러야만 한다. 그 업체는 대부분 체육과 출신들이 운영을 한다. 강사는 얼마를 주고 간호사 자격인 사람을 임시직으로 쓰더라도 말이다. 그러니 너무 웃기지 않는가? 심폐소생술에 전문가인 보건교사가 학교마다 있는데 왜 굳이 50여만원을 주고 다른 업체를 불러야만, 교육받은 것으로 인정이 될까? 그건 보건교사들이 잘 모르지만 보건교사를 체육과 밑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미 얘기했듯이 정교사가 아니다. 지금 내가 다른 과목 교사가 되고자 하여 정교사가 되고자 한다 치자, 그래서 교육학과를 들어가서 정교사 자격을 딴다 치자, 다시 임용시험을 보지 않는 한 그래도 나는 타과 교사가 될 수 없다. 학교에는 가끔 과 전환을 희망할 경우 타과 과목으로 바꿀 수 있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그 공문에는 '보건교사'는 안됨. 이라고 정확히 적혀 있다. 왜? 과가 다를 뿐 내가 그들보다 공부를 못했나? 다만 과 선택시 잘못 선택했을 뿐인데? 왜 차별하지?


 하지만 내가 다시 타과 임용 시험을 보지 않고도 타과 교사가 되는 방법이 딱 하나 있다. 먼저 체육교사 자격증을 따서 체육교사가 되는 거다. 왜? 보건교사는 체육 정교사 자격을 따면 체육 교사가 될 수 있다. 그런 다음 과 전환 공문이 올 때 타 과로 바꿔 다른 과목의 교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참 이상하다. 나는 체육교사가 될 맘이 전혀 없는데, 왜 이런 체계를 만들어 놨을까? 그것은 체육과 교사들이 교육계 윗선에 많으므로 그 힘이 장대하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 아니면?


 사회의 직업은 신체적 노동과 정신적 노동으로 나뉠 수 있다. 간호사라는 직업은 이 신체적 노동과 정신적 노동을 함께 해야 한다, 그러니 배로 힘들다. 그러니 간호학과 가지 말란 거고. 그러면 한 인간이 신체적 노동만 할 경우와 정신적 노동만 할 경우를 비교해 보자.  근무하는 8시간 내내 그 일을 할 때, 어느쪽이 힘들까? 그건 모르겠으나 정신적 노동은 잠시 노동을 멈추고 앉아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신체적 노동은 쉴 수가 없다. 쉬는 게 티가 나니까. 앉아서 쉬거나 해야할텐데,,, 그걸 허용할 고용주가 없는 것이다. 자 그러니, 직업 선택시 잘 찾아 가야 한다. 교사는? 신체 노동은 아니다, 그러니 요즘 인기 있는 거 아니겠는가? 그래서 간호사보다는 할만하고. 보건교사는 간호사적 특성을 지니고 있어 신체 노동이 많다. 그러나 같은 교사라면 어느 과목 교사가 힘들까? 보건교사,체육교사, 과학교사, 기술, 가정교사 순으로 힘들거다. 그러니 보건교사는 제일 힘든 체육교사는 될 수 있으나 다른 과목은 안되는 거겠지. 그렇게 짐작해본다.


2. 현대는 분업시대다. 즉, 각자의 적성에 맞는 분야의 아주 좁은 단위에서 직업을 가지고 전문가가 되는 체계다. 그런데 간호학과는 그렇지 못하다. 배워야 할 양이 장대한데, 사회에 나와서 재수좋게 적성에 맞는 과에 배정을 받아야 전문가가 될 확률이 높다. 의학과는 좀 다르다. 그들은 학부때부터 과를 고민하고 결정한다. 즉, 졸업할 때부터 난 사람 만나는 게 영 적성이 아니다 싶으면, 방사선과 의사가 될 수 있다. 그 방사선을 찍는 일은 방사선과 기사가 하니까, 의사는 위험하지는 않고 환자를 직접 상대하지 않을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이럴 경우, 개업시 환자가 안 올 수 있으니, 단점도 있을 수 있겠으나 좌우간 그들은 자기 적성에 맞춰서 어느 정도 선택이 가능하다. 하지만 간호사는 복불복이다! 어느 과로 발령나느냐에 따라 그 적성에 안맞음은 혼자 다 감당해야 한다. 재수없게 적성에 안 맞는 과에 발령나면 그만두는 수 밖에 없다. 업무 강도면에서 버틸 수가 없으니까. 그 시간 동안 하루종일 뛰어다니면서 제대로 판단하고 일을 시행해야 하는, 육체적 정신적 이중고에 시달리니까 말이다.


  즉, 복불복이다! 내 선택이 아닌, 병원의 배정에 따른 복불복 말이다. 이 분업화 전문화된 시대에 전문가가 되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하긴 전문가가 되어 본 댔자 의사 밑이지만. 결론적으로 승진이 안된다. 된다고 해봤자 그것은 누군가의 밑이며, 한계가 있다.


  난 보건교사로 입사하여 26년을 살았다. 그러니 못하는 보건교사라도 그 보건교사의 역사는 아주 잘 알고 있다. 양호교사에서 보건교사로 명칭이 바뀐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끔 어떤 교사들이나 학생들은 나를 양호교사라고 부른다. 그것은 습관적이거나 너는 못하는 보건교사야 라고 알려주는 것일 거다. 그래 난 못하는 보건교사다. 일을 잘하는 보건교사들은 내게 늘 보건교사를 관두라는 말들을 쉽게 해 왔는데, 나도 관두고 싶었다, 당신이 내게 생활비를 얼마간 준다면, 관둬 드릴게요, 했더니, 그 다음부터는 그런 말을 안한다. 나는 사실 잘하는 보건교사들이 때로 좋기도 하고 싫기도 하다. 때로는 못하는 보건교사인 내가 할 수 없는 것들을 알려 주니 좋고, 일을 잘해서 자꾸 비교되게 하고, 일거리를 장만해주니 싫기도 하다. 여태껏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얘기가 "친절하게 좀 하세요."다. 내가 서비스직으로 입사했나, 교사로 입사했지. 왜 내게 친절을 찾아, 라는 불만이 생긴다. 하지만 요즘은 교사도 친절해야 하는 시대이니, 그냥 친절하기로 한다. 그런데 친절하기가 내게는 참 힘들다. 말투부터 성격부터 친절과 배려는 체질에 안 맞아서. 하지만 친절하기로 한다. 그런데 친절해 보니, 자꾸 보건실에 오는 학생수만 늘어난다. 요즘은 스포츠 시간도 생겨서 응급환자도 많은데, 친절할수록 환자수만 자꾸 늘어나고 일만 증가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성과급을 높게 주는 것도 아니고 봉급은 동일한데 말이다. 그러니 친절하고 싶어도 하기 힘든 성향을 가진 내가 친절할 수 있겠나? 여기서 일반 교사와 보건 교사를 또 차별한다. 스포츠 시간이 늘어나 체육시간이 늘었는데, 스포츠 강사는 고용한다. 스포츠 시간이 느니까 보건실에 오는 환자가 많아지고 응급환자도 많아지는데, 보건교사는 언제나 딸랑 1학교에 1명이다. 친절할 수 있겠나? 그래도 싫은말 듣기 싫어 친절한 일 잘하는 보건교사들이 많다. 난 그러기 싫다. 왜? 자꾸 일은 많아지는데 그 댓가는 없다. 난 차라리 싫은 말 듣고 마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니까. 그런데 그랬더니 학생, 학부모 평가가 안 좋다, 그래서 60시간 연수를 받아야 할 판이다. 연수 받는 것쯤 어렵지 않은데, 정말 2년 연속 평가가 안좋으면 안 좋단다, 그러면 적성에 안 맞는 과를 와서, 교사인 줄 알고 입사해서 26년을 지낸 내가, 친절하지 못해서 50살이 넘은 나이에 이 직업을 관둬야 하나? 그런 억울한 생각이 든다. 여전히 친절하기는 싫은데 말이다...

 

      (To be continued)

 3. 키가 작다면 되도록! 간호학과에 가지 마라. 키 큰 사람보다 두 배는 힘들 것이다. 그러니 성공하기도 힘들다. 일단 간호사는 대부분 수액을 걸어야 하는 게 많은 부분의 일이다. 그런데 수액을 걸려면 키가 커야 한다. 그러니 키가 작다면, 같은 일을 해도 많이 힘들다. 그러니 절대!(라고 말하고 싶다.) 가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