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을 받은 여인들>
앞부분 보다가 좀 지루해져서 덮었지만 시사점이 있는 책이다.
제일 먼저 퀴리 부인이 나오는데, 그녀는 최초의 여성 노벨상 수상자다. 하지만 그녀의 이름을 우리는 쉽게 알 수 없다. 남편의 성을 따른 관계로 퀴리 라는 이름만 알 뿐이다. 발전된 서양에서 아직도 여자가 남자의 성을 따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여진다. 요즘은 안 그런가? 잘 모르지만 말이다.
그녀의 전공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녀는 수학과 물리학, 그리고 역사학을 전공했다. 즉 전공이 한 개가 아니란 사실이다. 성공한 외국 사람을 보면 전공을 여러 개 한 사람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렇게 한 사람이 드물다. 왜 그럴까? 그것은 우리나라의 교육 및 직업 체계에 의거한다. 우리나라는 전공을 벗어나서 취직을 하거나 한번 취직한 사람이 다른 전공 공부를 다시 하기에는 삶이 참 빠듯하다. 직업간 이동이나 전공간 이동이 꽉 막힌 닫힌 체계이기 때문이다.
나만 해도 학교 때 수학과 과학을 잘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나라는 인간은 논리학이나 분석철학(잘 모르지만) 또는 법학 아니면 교육학을 전공했어야 할 거 같은 생각이 최근에 든다. 이 전공도 일단 공부해 보다가 아니면 또 다른 전공으로 갈아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공부를 잘했을 지는 잘 모르겠다. 난 지금껏 공부를 하면서 외워본 적이 없다. 아니 조금 외운 적이 있다면 대학 공부일 거다. 정말 외우는 것은 체질에 안 맞아서 지금도 한자 몇 개 써보다가 외우기 싫어서 말았다. 아마 그래서 언어에는 잼병인가 보다. 하지만 언어도 외우지 않고 그냥 계속 사용한다면 잘 할 수 있을 것도 같다. 결론은 우리나라에서 노벨상이 안 나오는 이유는 전문가만 알아주는 풍토 때문이다. 한 가지에만 집중하는 게 나는 제일 쉽고 직업도 그렇게 가지고 싶기도 하다. 왜냐하면 쉬우니까.
그런 쉬운 일을 하는 사람을 우리나라는 알아준다. 보건교사가 쉬울 거 같지만, 전공이 복합되어 있어 결코 쉽지 않다. 심지어 어느 교장은 그냥 빨간약 슥슥 발라주면 되는 거 아니냐? 그러기도 했다. 맞는 말이다. 하는 일을 보면 빨간약 슥슥이지만 내과, 정신과, 응급실, 정형외과, 피부과, 소아청소년과, 교육 등등 복합과가 모여 있다. 그리하여 진정한 보건교사로서 전문가가 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니 승진이 된다고 하지만 장학사가 그리 매력 있는 승진 자리가 못되는 것이다.
그런데 한번 한 직업에 발붙이면, 우리는 다른 공부를 하기가 쉽지 않다. 관심이 있다고 해도 말이다. 그러나 대부분 한 가지에만 몰입하면 시야가 좁아지고 결코 넓게 세상을 보기가 어렵다. 철학 등의 인문학을 하는 사람이 시야가 넓은 거 같지만, 그 또한 그 분야만 공부하기 때문에 다른 육체 노동자의 아픔은 알 수가 없다.
그런 관점에서 나는 간호학을 전공한 것을 다행으로 여긴다. 내가 수학을 잘했으니 수학교사가 되었다면, 수학이 최고의 학문이라고 생각하고 살았을 것이다. 물론 나의 적성에는 맞고 나는 행복하겠으나 교육이란 넓은 관점은 견지하지 못했을 것이며, 가족과 나의 건강을 지키는 지식은 없었을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아픈 곳이 많고 병원이나 약의 모두를 믿을 수도 안 믿을 수도 없는 우리나라에서는 간호학 전공하기를 참 잘했다,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다만 나에게 간호학에 전문적이기만을 요구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나는 보건 교사고, 보건 교사를 뽑을 때는 교육학과 간호학을 50:50의 비율로 시험을 치른다. 나는 교육학이 참 재밌었다. 자 그러니, 과목에 대한 근시안적으로만 교육을 바라봐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그리고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이 전체 세상 학문의 전부라고 착각해서도 안된다. 우리나라는 한 전공에 갔으면 그 전공에만 평생 몸 담아야 하는 갇힌 체계의 세상이다. 그러니 어찌 노벨상이 나오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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