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하반기 시청소감>
- 지은이 : M. R. -
1. 프로그램명 : 비밀 (드라마)
2. 전체소감 :
1) 극 초반부 : 잘 짜여진 액자식 구조의 편집과 기존 복수극과는 다른 전개의 내용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고시 뒷바라지를 하던 애인을 배신하고 부잣집 여자와 결혼한다는 기존 복수극과는 달리, <비밀>의 남자주인공은 고시에 합격한 후 다른 여자와의 맞선을 주선하는 어머니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여자주인공에게 반지를 주며 청혼을 한다. 이러한 시청자의 예상을 벗어나는 극 전개를 통해 <비밀>은 시청자를 끌어당긴다. 기존 드라마와 비슷한 내용 전개는 시청자를 지루하게 하고, 신파로 느껴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초반부는 시청자의 관심을 유발하기에 차고 넘친다.
2) 극 중반부 : 남자주인공의 교통사고를 자발적으로 뒤집어쓴 여자주인공은 감옥에서 아기를 낳는다. 보통 어머니들의 자식에 대한 애정에 대해 알고 있는 누구나 여자주인공이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아이를 뺏기는 장면에서 분노하게 된다.
아울러 소위 과실치사인 교통사고는 그리 무거운 형을 받게 되는 것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극에서는 지성이 분한 제2남자주인공의 복수심에 의해, 여자주인공은 지나친 형벌을 받게 된다. 이러한 장애물이 없다면, 여자주인공은 5년 만기 출소 후 남자주인공과 결혼하여 행복한 삶을 사는 해피엔딩이 되었을지도 모를 일인데 말이다. 극적 괜찮은 장애물 배치에 의해 드라마는 점점 흥미로워진다.
시청자는 여자주인공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처벌이 주어짐으로써 여자주인공의 삶에 감정이입되어 분노와 연민을 동시에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제 시청자가 극에 몰입하고 여자주인공과 스스로를 동일시하면서 이 드라마의 열혈팬이 되기 시작한다.
3) 극 후반부 : 그런데 이제 제2남자주인공은 여자주인공을 사랑하기 시작한다. 더불어 진범은 그녀가 아닌 그녀의 옛애인이었음을 알게 된다. 극은 여기서 빨리 마무리되었어야 한다. 그런데 제2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의 사랑을 돈독히 하기 위해 사건은 마무리되었는데 드라마는 아직도 끝나지 않고 결말까지 느리고 지루한 항해를 하기 시작한다. 이 드라마는 그렇게 끌기에는 지나치게 단조롭고 적은 인물 구조와 단 하나의 갈등만 가지고 있다. 만일 이 드라마가 다른 조연들의 다양한 갈등을 첨부터 지니고 있었다면 후반부가 그리 지루하지는 않았으리라.
이 드라마의 주제는, 진범은 실제로 벌을 받는 여자주인공이 아닌 남자주인공이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여타의 다른 갈등이 없이 그 비밀 하나로 흥미를 유지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비밀이 밝혀진 이후에는 빠른 결말을 맺었어야 한다. 지루한 상속의 갈등이 아닌.
3. 대안 : 이 드라마의 결말은, 다른 부모의 손에 키워지고 있는 아이를 데려와 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이 재결합한 후 행복한 삶을 사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어야 했다. 그래야 평범한 서민인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
남자주인공은 그토록 악인인가? 그렇지 않다. 그저 죄책감을 느끼고 그 비밀이 밝혀질까 두려워하는 평범한 한 사람이다. 여자주인공의 가석방을 막는 장면에서도 보자. 그 가석방을 막도록 지시한 제2남자주인공이 더 나쁜가? 어쩔 수 없이 그러한 일에 연류된 남자주인공이 더 나쁜가? 그 아이는 남자주인공의 아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아이 엄마인 여자주인공의 가석방을 그토록 가혹하게 막을 사람일까? 그 남자주인공의 초반부 캐릭터를 보면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다. 따라서 후반부에 밝혀지는 그러한 사실들에 공감이 잘 되지 않는다. 어떤 죄를 저지르고 그 죄가 밝혀질까 전전긍긍하는 사람은 순간적으로 그 죄를 숨기기 위해 잘못된 판단과 행동을 할 수 있지만 곧 뉘우치게 된다. 그렇다면 그는 큰 악인은 아닌 것이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그러한 남자주인공을 억지로 지나친 악인으로 만든다. 그 이유가 제2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의 로맨스를 마무리하기 위함이라도, 자연스럽지 않고 억지스러우므로 시청자는 그러한 극 전개에 공감하기 어렵다. 물론 단순하게 재벌2세와의 로맨스에 감정이입하고자 하는 단순하고 무지한 의존적인 시청자라면, 제2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의 로맨스로 마무리되는 결말이 흥미로울지 모른다. 그러나 현대의 독립적이고 자주적이며, 남자에게 기댄다는 사실이 허상임을 알고 있는 주부들은 그 지루한 마지막 여정에 공감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이제 여자주인공도 제2남자주인공에게 사랑을 느끼는 지점에서, 그 가석방을 조정한 사람이 제2남자주인공임을 확실히 알고, 오히려 그러한 사랑을 거부하고 갈등하는 줄거리 전개였다면 좋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여자주인공이 마지막에 남자주인공이든 제2남자주인공이든 누구와 맺어져도 마지막까지 강한 갈등이 이어지게 된다. 큰 장애물을 극복하고 사랑에 도달하게 되므로, 시청자는 끝까지 강한 심장박동을 느끼며 드라마를 시청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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