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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내 인생의 책, <절망이 아닌 선택 1>

  

  학창시절, 나는 공부만 열심히 하여 대학만 가면 분홍빛 세상이 펼쳐지는 줄 알았다.  

  그리고 공부하는 것은 내게 즐거움이었지 고통이 아니었다.  한 문제와 시름하다가 그 문제가 딱 풀렸을 때의 희열감은 꽤 큰 것이었다.  게다가 친구와 만나 하다못해 떡볶이 하나를 먹고 수다를 떨려고 해도 돈이 들었으므로, 공부는 내게 돈 안드는 재미있는 놀이였다.  교과서대로만 공부했어요, 이것을 왜 거짓말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솔직히 나는 그당시 유행하던 수학과 영어, 딱 1권의 자습서만 보고 공부를 했다. 

 

  그래도 어느정도의 성적은 가능하다.  요즘은 세상이 많이 변했으니 그걸로 어려울지는 모르겠으나 정말 외고, 과고 갈 거 아니면 학원까지 다닐 필요가 있을까? 싶다.  공부는 고독과의 싸움이다.  결국 혼자 하는 것이다.  많은 학원을 다닌다는 것은 그만큼 혼자할 시간이 부족해진다는 뜻이고, 따라서 중간 정도의 성적은 학원 안 가고도 충분히 가능하다.  (내 경험을 보면 공부도 어느정도 타고 난다.  내경우는 공부에 적성이 있는 것이고, 공부가 적성에 안맞게 타고난 사람은 자기가 잘하게 타고난 것으로 승부를 보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모든 사람이 공부로 승부를 보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봤자 적성을 타고나지 못하면 그 경쟁에서 우선권을 획득하기 힘들다.  그러므로 자기가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일찍 파악하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  그것은 경험이 아니고는 잘 알 수 없다.)

 

  다만 그래도 학원을 보내야 하는 이유는 친구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 사회성이 키워진다.  난 학원을 다녀보지 못하여 그런 사회성을 키우지 못했다.  그러므로 없는 돈에 딱 하나의 학원을 보내야 한다면 나는 그 본인이 재미있어 하는 학원을 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부?  그것은 학교에서 충분히 거의 하루에 6시간을 하고 있지 않은가?  다만 운동이나 악기 등 재미있어 하는 학원(본인이 원한다면 공부 학원도 괜찮다.)에 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학원을 안가면 학생들이 제대로 놀 방법이 없다.  기껏해야 인터넷에 빠지겠지.  그것이 정신건강을 해치게 되는 것이다.

 

 

  다시 내얘기로 돌아가보자.  대학에 입학했지만 멋진 애인은 커녕 내게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침 9시부터 저녁 5시까지 엄청나게 진행되는 공부 뿐이었다.  이제 그 공부는 더이상 내가 재미있어하는 공부가 아니었다.  물론 일부분은 재미있었지만 그 절반은 하기 싫은 공부였다.  그래도 열심히는 했다.  그런데 아무리 열심히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것이다.  더 열심히 하는 다른학생에 비해 점수가 안 나오는 것이다.  그래도 그럭저럭 동아리 활동에서 친구들을 만나니 그것이 좀 재미있었다.  그래도 계속 갈등, 갈등.  이것이 분홍빛은 아니야.  

 

   대학생활이 내가 상상하던 분홍빛은 아니었지만 죽을정도로 힘든 것도 아니었다.  싫긴 했으나 그럭저럭 살만 했다.  그런데 사회는 달랐다.  도대체 학창시절의 상상과는 너무도 다른 현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앞에서 이말하고 뒤에서 뒤통수 치는 사람, 열심히 하고자 하나 실패의 연속.  결국 첫번째 직장을 그만두고 깊은 좌절에 빠졌다.  나는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는데 왜 직장에서 잘 지낼 수 없었을까?  그 이유는 뭘까?  이것이 삶이라면 별로 살고 싶지 않구나.  그런 깊은 시름에 빠졌다.     

  그래도 할 줄 아는 것이 공부 밖에 없어서, 또 먹고 살기 위해  다른 직장을 잡아야 했으므로 도서관을 갔다.  그곳에서 점심을 먹고 나서 유일한 휴식, 독서를 했다.  한 3시간쯤 독서를 하는 날도 있었고, 그곳에서 이 책을 만났다. 

 

  <절망이 아닌 선택 1>,  지금은 이 책이 1,2를 묶어 한 권으로 출판되었는데, 새로 나온 <절망이 아닌 선택>은 두 권을 하나로 묶어서인지 지나치게 어렵게 느껴진다.  좌우간 <절망이 아닌 선택 1>은 그동안 계속 세상을 사는 것이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 것이라면 별로 살고 싶지 않다, 라는 생각에 빠져 있던 나를 수렁에서 건져준 책이다.

 

 

   이 책은 완벽주의를 강요하는 부모의 양육방식에서 키워진 사람의 자기증오와 관련된 심리학 책이다.  완벽하지 못하면 가치가 없다, 세상에 누구도 완벽한 사람은 없으므로 자신은 가치가 없다, 그러므로 자기도 모르게 술, 마약, 도박, 우울증, 같은 방식의 삶의 실수 등 여러가지 자기증오의 방법을 행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 자기증오에서 빠져나오려면 완벽주의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심리학 책이다.  

 

 

  그래 나는 완벽하지 않아.  그래도 충분히 살 가치가 있고, 괜찮은 인간이야!  그런 자기존중감을 되찾게 하여 더욱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그리하여 나는 이 책을 통하여 학교에서 그렇게 열심히 공부했지만 알 수 없었던 인생의 진리를 깨닫게 된 것이다. 

 

  그리고 한동안 이 책에서 얻었던 것들을 잊고 있었다.  다시 읽어보니 구구절절 인생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다.  새로 나온 [절망이 아닌 선택]에서는 제4부, 마지막 장을 꼭 읽어보시라 얘기하고 싶다.  굴복과 유예, 자존감, 나이 먹기, 우정, 성생활, 명예, 사랑과 역할, 부모 노릇, 사회적인 역할과 관계 등 우리가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접하는 단어들에 숨어 있는 우리 사회의 문화가 강요하는 완벽주의와 딜레마에 대해 명쾌하게 정의해준다.  

 

  "이율배반적으로 우리 문화는 뛰어난 인간이 되라고 부추기면서도 허영과 자기도취증을 강렬히 비난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해야만 한다... 는 모든 개념들은 이율배반적이며 완벽주의적 사고를 유발하여 인간적인 관용을 저해하고, 현실적인 적응들을 우리가 알게 모르게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능력> 이라는 부분에서

  "우리들은 저마다 어떤 다양한 능력과 재능을 타고나기도 하며, 사람으로서의 우리들은 차이점보다 공통점이 더 많게 마련이지만, 우리들의 능력은 동등하지는 않다.  우리들 가운데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유능하고, 더 우수한 자질을 타고난다.  이것은 현실이며, 만일 내가 서술한 과정의 삶이 목표의 삶으로 바뀐다면, 그것을 잔인한 현실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되는데, 그 까닭은 삶에서 달성하게 되는 바와는 상관없이, 사람답게 된다는 노력은 인간적인 존중을 받을 만큼 존엄하기 때문이다."

  라고 이 책은 쓰고 있다. 

 

  또, <건강, 병, 고통, 좌절감 그리고 인내> 에서는

  "병과 건강은 항상 결합된 상태로, 서로 상대적인 비율의 관계로 함께 존재한다.  우리들 가운데 완전히 건강하기만 하거나, 완전히 병들기만 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생존하는 어느 누구도 모든 정서적인 고민으로부터 해방되지는 못한다.  불안, 우울증. 공포증의 반응, 그리고 다른 고통스럽고 초조한 정서의 간헐적인 공격으로부터 도피가 가능한 사람은 아주 드물다.  정서의 고통이 사람들에게는 정상적인 조건이라고 해야 옳겠다. 

  사람들을 고민으로 짓눌린 집단과 고민으로부터 면제된 집단으로 분리시키려는 문화적인 시도들은 편견과 자기증오를 유발한다.  거의 모든 인간은 고민에 짓눌려 살아간다.  고민이라는 현상은 살아간다는 상태의 본질적인 부분이다."

  라고 서술한다.

 

  <고민과 한계성과 관용>

 

  "우리들은 자신의 고민과 곤경에 대해서 특히 관용을 보여야 한다.  우리들은 박애주의적이고, 용서하고 깨우친 사회에서 살아가지는 않는다.  이 점에 있어서 우리들은 발전하기는 했지만, 우리들의 문화를 관용을 배려하는 문화로 만들기 위해서는 아직도 부족한 면이 많다."

 

  <굴복과 유예>

 

  "굴복은 인간의 존재에서 아주 중요한 현실이다.  그것은 받아들여져야 하고, 소중히 아끼기까지 해야 한다. 

 

   우리들은 누구나 다 패배자이기도 하며 승리자이기도 하다.

 

  고정된 입장과 생각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자존심은 우리들을 고집스럽고, 경직되고, 제한되고, 깨우침과 성장에 대해서 둔감해지게 만든다.

 

  굴복할 수가 없다는 무능력은 일상 생활에서 우리들을 파괴하는 힘이 되기도 하는데, 그런 일은 우리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자주 일어난다."

 

  <회복기>

 

  "우리들은 기계가 아니다.  심한 상처와, 고통과, 질병에 시달린 다음이라면 우리들은 당장 되튕겨 일어나지 못할 때가 가끔 닥치게 마련이며, 우리들 자신에게 억지로 일어나기를 요구해서는 안된다.  살아가는 동안 우리들은 자주 회복기를 필요로 한다."

 

  <사회적인 역할과 관계>

 

  "완전한 의사 소통과, 합의와, 동등한 만족과, 균형과, 상호 보완이란 결코 가능하지도 않고 앞으로도 절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리라! 

 

   만일 우리들이 어떤 분야에서라도 완전한 관계의 환상을 만들어놓았다면, 관련된 두 사람이 모두 자신에게 굉장히 불성실할 가능성이 많다.  ... 두 사람이 모두 저마다 그들 자신에게 충실하고 건전한 관계에서는 어느 정도의 반목이 불가피하다."

 

  <안정과 행복>

 

  삶의 어떤 양상에서도 안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삶이란 변화의 과정이어서 그것은 한순간 동안이라도 절대로 갑자기 멈추거나 그대로 머무는 법이 없다.  사소하고 상대적인 안정은 가능하지만 그것은 삶이 지닌 복합성과, 예측 불가능한 삶의 특성과, 순간적인 면에 입각해서 보면 거의 무시해도 좋을 정도다. 

 

  돈과, 사랑과, 명예와, 권력을 통해 가공의 안정을 찾으려고 우리들은 흔히 즉흥적이고 현실적인 삶을 희생시킨다.  안정의 현실적인 인식을 성취하는 데 우리들이 가장 훌륭하게 기여하는 길은 불안정이라는 인간적인 현실을 깨닫고 포용하는 자세다. 

 

  <은둔성과 사교성>

 

  우리들은 특정한 순간에 어떤 기분을 느끼느냐에 따라 어느 한 쪽이나 또는 양쪽이 모두 될 수 있도록 우리들 자신을 용납해야만 한다. 

 

  <기회주의>

 

  우리 사회는 기회주의를 증오하지만, 어떤 기회라도 우리들이 놓치게 되면 자기를 증오하는 죄책감을 느끼도록 부추긴다.

 

  <의존심......>

 

  건전한 성격의 상호 의존은 인간의 생존을 위해 필요하고 적절한 요인이다.

 

 

 

  * "우리들은 패배해도 되는 권리를 위해서 싸워야만 한다!"

  

  참 멋진 말이 아닌가?  

  이 책이 어렵다면, 또는 시간이 없다면 제3부 관용의 법칙과 제4부 인간적인 조건만 읽어도 충분하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삶을 기쁨의 추구"로 파악한다. 

 

 

  "<***즐거움을 누리는 일 말고는, 우리들은 인생의 의미나 살아가는 이유를 전혀 알지 못한다.  아마도 한 인간의 척도는 건강한 정신적인 상태에서 무엇이 그를 기쁘게 하느냐는 것인지도 모른다.***>  ... 중략...

 

 

  본질적으로 기쁨은 단 한 사람이라도 남을 희생시켜서는 결코 생겨나지도 않고, 존재하지도 못한다. 

 

  순수하게 타인을 도움으로써 얻게 되는 만족보다 큰 기쁨은 없다.  자아 실현을 성취하거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도록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는 경우라면 더욱 그러하다.  이것은 우리들이 상호간에 결속하려는 본성을 따르고 관계를 맺는 존재로서의 삶이 자연스러운 조건이라는 사실에 순응하는 것이다.  착취와 가학성에 그보다 더 강력하게 맞서는 힘은 없다.  (주 :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렇지 못한 자신을 비난할 필요도 없다.  우리는 굴복하는 힘을 가져야 한다.  나는 굴복할 수 있고, 옹졸할 수도 있는 한 인간이다.)

 

 

  기분이란 느낌의 관현악이다.  ... 이것은 완전한 객관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모든 기분의 덩어리, 즉 평생을 살아가는 동안 우리들이 경험하는 대부분의 기분은 우리 인생이라는 결과물을 크게 좌우한다.

 

 

  나는 기분을 바꾸는 일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심리의 큰 부분은 생리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나는 정말로 믿는다.

  나는 우리들이 인간의 두뇌라고 부르는 오묘하고도 강력한 화학 실험실의 선(glands)들이 우리가 느끼고 생각하는 바에 반응하여, 그런 느낌에 상응하는 기분을 생성하고 유지하는 화학작용을 크게 주도한다고 믿는다.  이 모든 작용을 통괄하는 힘은 우리들의 가치관이요, 철학과 관점이며,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그렇지 않은지를 가려내는 선택력이요, 우리들 자신과 타인들과 세상과 맺는 관계의 형태다.

 

 

  우리는 가능할 때마다 관용과 기쁨을 도모해야 하며, *자기증오와 비참함이라는 적이 눈에 띌 때마다 일어나 맞서 싸워야 한다.  *우리들은 우리 삶의 모든 면에서 기쁨의 철학을 활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노력이란 괴로움이 아니라, 자아의 건전한 성장에 기여하는 즐거운 활동이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된다.  좋은 음악을 이해하고, 어떤 언어를 배우고, 가족을 이루고, 집을 지으려는 노력, 이들은 기쁨의 구성요소다.

 

  기쁨을 실제로 느낄 때마다 우리는 기쁨의 명분에 기여하는 셈이다.  심한 우울증을 느낄 때라도 조그마한 기쁨의 조각들이 머리를 들기도 하며, 그럴 때마다 우리는 자기증오를 조금씩 깍아내는 셈이다. 

 

  아름다운 경치에서, 맑은 공기와 꽃에서, 웃는 아이들에게서, 지적인 활동에서, 산책하고 대화하고 회상하면서, 그리고 우리들이 행하는 수천 가지 인간적인 활동에서 기쁨을 찾아내 누리며, 처음으로 또는 다시 한번, 자신을 돕기 위해서 우리들이 노력하는 바로 그만큼, 우리들은 기쁨의 가치 창조에 기여하는 셈이다.  낙천성은 우리들이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고, 밝은 쪽을 보려는 습성 또한 도움이 된다.

 

우리들은 용기를 잃으면 안 된다.  기쁨 또한 하나의 습성이지만, 그 습성을 몸에 익히려면 특히 오랫동안 기쁨을 멀리 했던 사람들에게는, 시간이 걸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