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맘대로 아무거나 시크하게 쓰기

17. 간호학과 절대!!! 가지 마라. (1. 가면 그때부터 인생은 꼬인다.)

   간호학과 절대!!!  가지 말라!   집이 가난해서 취직이 잘되는 과니까 간다? 

 

 집이 가난하면 더더욱 절대!!!  간호학과 가지 마라!!!!!!!!!!!!!!!!!!

 

취직이 되면, 가열차게 다니게 주위 사람과 스스로가 박차를 가하므로, 간호학과에서 벗어날 수 없고, 평생 그 과 가운데 헤매게 된다.

 

 잘못 왔다고 생각이 들어도, 되돌릴 시간도, 기회도 없으니,,,  가난하면 더더욱 택해서는 안될 과다!!!!!!!

 

 재수좋게(?)  서울대 간호학과를 들어가서 참 기뻤다. 아, 나도 아버지가 그렇게 원하던 서울대를 갔구나,,, 하고.

(종로학원에서 학원비 면제와 매달 얼마간의 생활비를 준다고 했는데, 재수 없게 그 기회를 뿌리친 것이다!  서울대만 가면 등록금을 대 주겠다던 돈 많은 외삼촌이, 간호학과라고 다른과에 비해 훨씬 적은 등록금을 못 되어 주겠다,, 했을 때, 눈치 챘어야 한다.  간호학과는 취직이 잘된다던데,,, 라는 외할머니의 생각이 고루하다는 걸 말이다!)

 

 그런데 대학에 들어가서 1년 공부해보니, 전공은 안 배우지만 간호의 역사를 배운다.  서울대의 간호학과는 없애야 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비독립적이고 의사의 지시에 의해 행동해야 하는 과가 어떻게 우리나라 최고라는 대학에 있는건가? 했다.  취직이 잘된다는 이유로 심지어 서울대의 수의학과 등 다른 기타의 과보다 성적은 높아야 들어갔다.  여기서 세상의 비리가 있다.  서울대-- 허울좋은 학벌로 가난한 학생들 유치해서 정부가 이용해 먹는 대학이다. 왜냐하면, 최근에 다시 캠퍼스에 가보니, 생명과학대 위주로 관악 캠퍼스를 조성하고 있었다.  생명과학대,,, 이름만 근사하지 간호학과보다 그리 많이 나은 과 아니다. 아마 주로 감염병과 관련하여 인간을 어떻게 이용하나?를 연구하게 될 것이므로.

 

                - 1학년 -

 앞뒤 학번이라 친했던 친구가 자기는 불문학과를 다시 가야겠다며 짐을 싸서 고향집으로 돌아갔다.(이 친구인 거 같은 사람이 최근에 검색해보니, 불문학과는 아닌 다른 과 교수가 되었다.)  짐 챙기는 걸 도와주고 돌아가는 길에 아, 나도 영 간호학과는 적성이 아닌거 같은데,,,  다시 공부할 여건은 안되니 그냥 다녀야지... 했다.

 게다가 내년부터는 연건캠퍼스로 옮겨야 하니, 집에서 더 멀어진다.  (심지어 간호학과는 관악캠퍼스에 1년 밖에 안 있는다.  농대도 수원으로 가지만, 여기는 환경이 아주 좋다.  수의학과 선배를 따라 가서 포도나무 넝쿨 아래 있다보니 캠퍼스가 부러웠다.)

 나도 집이 꽤 멀어서 기숙사에 들어가고 싶었으나 지방에 집이 있는 사람만 해당된단다.  쓸데없이 상경을 해서 물새는 집으로 이사를 다녀서 기숙사도 못 들어가네,,, 싶었다.  우리집은 더 가난한데 말이다.  그러니 이런 복지 혜택도 정말 가난한데, 허울좋은 아버지를 가지면 받지 못한다.

 

              - 2학년 -

학생운동이 한창인 1987년이다.  9시부터 5시까지 수업이 쭉 진행되고, 재수 좋게(?)  의료봉사사회써클을 들어가서 전공수업도 바쁜 와중에 주말에는 진료를 한답시고 달동네를 돈다.  그래봐야 결국 의사의 뒷바라지다. (이제 생각해보니)

땡볕에 7시간 이상 앉아서 사회개혁을 위해 학생운동을 한다.  힘들다. 여자로 간호학과를 간 내가 제일 불쌍한데, 나보다 나은 남자 집단을 위해 데모한다고 시간을 보내며 땡볕에 바닥에 앉아 고생을 한다. (이건 지금 생각이다.)

 

 

        - 3, 4학년 -

아침 7시부터 반나절을 병원에 가서 병동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딱히 있을 곳도 없이,,, 환자들에게 가서 그들의 사생활을 캐물어서 레포터를 써야 한다.  그리고 반나절은 빡세게 굴러가는 수업이 5시까지 진행된다.

고등학교 때보다 더 빡세다.  수업만 따라가려고 해도 뭔가 생각할 시간이 없다.   써클을 안 들었으면 5시 이후는 생각할 수 있지 않겠느냐 하겠으나...  다들 학생 운동에 사회를 개혁하는 토의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  그런 분위기에서 이미 들어온 간호학과에 대한 고민은, 한가한 신선놀음에 불가했다.

----> 자 이렇게 간호학과를 들어가면, 수업이 많아서 정신도 없고, 어떻게 들어온 대학인데, 다시 해볼 경제적 여유도 없는데,,,  하고 그냥 다니게 된다.

 

                -- 사회에 나가서 --

 서울대 간호학과 출신은 대부분 서울대 병원에 붙는다.  떨어지는 사람은 1-2명이다.  그 1-2명 루저가 내가 되었다.  학점도 그렇게 바닥은 아닌데 말이다.  다른 학교를 나중에 편입해서 다녀보니, 학점을 잘 주니까 3점 넘기는 쉽다.  허나 서울대학교의 학점은 3점 넘기기 힘들다.  

 간호사는 25세만 되어도 대부분 안 뽑는데, 24세에 서울대병원을 떨어졌으니(다른 병원도 같은 해에 시험을 보니까 이미 기회가 없다.), 이제 취직이 고민이다.  그렇게 취직 잘된다는 간호학과에서 말이다. 친구의 소개로 중소병원에 이력서를 넣었다.  여기도 떨어졌다.  정말 나는 못난 인간이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종합병원 딱 2군데가 25세까지 뽑는다 하여 둘 중 고민하다가 1군데를(둘 다 할 수는 없다.  면접 시험 일정이 비슷하기 때문에) 지원을 했는데, 면접 보면서 목소리가 덜덜 떨려서 말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여기도 떨어지면, 난 가족들을 어떻게 먹여 살리나? 가족이 다 굶어서 죽을 수 밖에 없을텐데,,, 어쩌지 하는 생각이었다. 다행히(?) 1군데 붙었다. 

 

                      -  병원 생활 -

 

지금 생각하니, 그것이 태움이었다.  그때는 몰랐다.  내가 못하고 부족하니까 당하는 일이라고 나 자신만 원망했다.

중환자실로 발령 받았다.  다행히 이곳은 자기 환자 전담이며, 기능성이 아닌 과다.  하지만 중환(물론 서울대병원 만큼의 중환은 1-2명이다.)을 10명 봐야 하는 빡센 조건이다. 

여기는 대부분이 전문대 출신(요즘은 다 4년제로 바뀌었지만 예전 간호학과는 3년제 전문대가 있었다.  딱 2명의 4년제 출신이 있다.  한명은 이대 출신(키가 크고 손도 길다.)이고 한명은 경북대 출신으로 스페셜리스트(마취과 의사 대신 마취를 하는 사람으로 딱히 부서가 없어서 중환자실에 속한다.)다. 

중환자실의 수간호사는 적십자 간전(?) 출신으로 얼굴이 여우처럼 생겼다.  사회에 나가보면, 심성이 선한 사람과 아닌 사람이 있다.  또, 사람은 딱 마주쳤을 때, 왠지 나와 안 맞겠다는 느낌이 드는 사람이 있다.  이 수간호사를 만나면서 그런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수간호사도 본능적으로 나를 싫어하는 것 같았다.

 이 중환자실은 수간호사 파와 스페셜리스트 파로 나뉜다.  어느쪽이라도 들어야(심정적으로) 힘을 실어준다.  난 근데 이런 집단 싫어한다.  그래서 작가가 되고 싶기도 했고.  작가는 학벌, 권력과 무관하다고 착각했기에.

  이 중환자실에서 심성이 착해 보이는 사람은 오래 못 버티고 다 나갔다. 

  수습과정 (일을 배우는 과정)이 6개월 지속되었다.  환자에 대해 배우는 잠시를 제외하고 주로 내 일은 아침에 수간호사의 침대 정리를 돕는 일이다.  신경외과 환자가 많고 신경외과 의사들과 돈독한 친분을 쌓고 있는 수간호사는 아침 회진 때 아주 말끔한 침상을 보여주길 좋아한다.  그리하여 환자가 누워 있는 상태에서 어떤 곳은 물침대가 깔려 있는 상태에서 환자의 체위를 변경하면서 침대보를 바꿔야 한다.  20명에 달하는 환자의 체위변경과 침대보 가는 건 정말 힘이 필요한 업무다.  그걸 매일 아침에 수간호사와 수습인 나 둘이서 (수간호사는 거의 힘을 안 주므로 진짜는 나 혼자) 갈아야 했다. 그게 6개월 넘어가니, 슬슬 짜증이 났다. 그래서 나도 슬쩍 침대 갈 때 힘을 뺐다.  그랬더니 수간호사가 힘들었나 보다.  나를 수습에서 빼서 자기 환자를 담당하게 해주었다.  적십자 간전 출신 1명과 서울 간전 1명이 신규로 입사해서 이제 이 일을 맡았다.  그런데 이 2명은 2달도 안되어 수습에서 벗어났다.  아마 침대보 갈 때 힘을 못썼나 보다. 그리하여 난 깜짝놀랐다. 다 6개월 하는 거 아닌가??? 했거든. 그 뒤에 나처럼 키도 작은데, 심성은 착한 (내가 착하다는 것은 아니다.) 1명이 또 들어와서 그 일을 맡아 3개월 이상을 넘게 하고 있었다.  (시키는대로 착하게 따르면, 호구 잡힌다.)

  아침, 저녁, 밤 근무 스케줄을 매주 수간호사가 짜는데, 보통 밤 근무는 지속하기 힘들기에 많아야 4일 이상을 안 주는 게 관례다.  그리고 저녁 근무 다음날 아침 근무는 보통 금기다.  저녁 근무 끝나고 집에 가면 거의 12시고, 아침에 신규는 거의 6:30분이면 병원에 도착해서 모든 환자의 수액을 준비해 두어야 한다.

  내게만 저녁 근무 다음날 아침 근무를 주는 경우가 허다했고, 심할 때는 밤 근무 10일까지 연결해서 해 봤다.  이제보니, 자기 승진에 걸림돌이 되는 서울대 출신의 싹을 잘라 버리려는 시도다.  근무 스케줄을 인간이 감당하기 어렵게 주어 실수를 유발하고는, 능력 없는 간호사로 낙인 찍어 버리려는 수작이다.  이것이 전문대 출신이 학벌 좋은 사람에게 당하는 태움보다 더 지독한 학벌 낮은 사람의 학벌 좋은 사람에 대한 복수다.  근데 왜 내게?  난 승진 따위 관심도 없고, 그저 우리 가족이 먹고 살 직업이 필요할 뿐인데 말이다. 하지만 이것도 내가 아주 유능하고 능력이 있었으면 극복할 수 있었겠지,,, 라고 최근까지 생각했다. 

 

  그러나 아니다!  서울대는 병동에서 딱히 하는 일 없이 세월을 보내게 하지만, 다른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3학년 학생 때부터 60명의 맥박, 혈압, 체온을 재게 하고, 간호사의 업무를 보조하게 한다.  그러니 이들은 벌써 졸업과 동시에 반 간호사가 되어 있다.  그건 기능성 제도를 갖고 있는 이대, 연대도 마찬가지다.  서울대만 그런 시스템이 아니다.

 

  왜일까?  그건 서울대 병원이 환자 전담 병원이므로, 간호사들이 자기 환자를 학생에게 맡길 만큼 일이 많지 않으므로 맡기기 싫어하기 때문이기도 할테고,,,,  짐작키로 학생 때부터 간호사의 일을 시켜보면, 간호사라는 직업을 알게 된, 서울대 학생들이 아마 절반 이상 휴학하고 다른 곳으로 갈 것이기 때문이다.  공부를 잘하니까 다른 기회도 많은데, 굳이 간호사라는 이 힘든 일을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