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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안네의 일기>, 인간은 누구나 이기적이다,

     

 

  

  다만 이타성을 추구할 뿐...

 

 

  일반적인 <안네의 일기>를 읽어보면, 14살짜리가 지금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한다.  그 이유는 나의 정신세계가 그 나이대에 머물러 있든지, 안네가 많은 공부를 통하여 성인의 정신상태에 있든지 할 것이다. (안네는 은신처 안에서 다양한 독서와 외국어 공부를 한다.)

 

  사람이 독서를 해야 하는 이유는 동물이 되지 않기 위해서다.  도덕 시간에 배우기를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이유는 문자를 사용함에 있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다.' 등인데, 그당시는 별로 맘에 다가오지 않았다.  그런데 세상을 살아보니, 도덕시간에 배웠던 그 어려운 철학자 누구누구는 기억나지 않아도, 동물과 인간의 차이점은 계속 머리속을 맴도는 것이다.  사람은 자신의 경험 안에서만 사고하는 존재인가 보다.

  

  사람은 자신이 도덕적인 인간이면, 세상엔 도덕적인 인간만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비도덕적인 인간이면, 세상은 다 그런 인간들만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대체로 그렇게 보인다는 말이다.  인간이 모두 도덕적이라면 이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고 있을 리는 없다.  그렇다면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고 산다.  그 이유는, 첫째는 먹고 살기 바빠서 독서를 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고, 둘째는 시간이 있어도 다른 취미생활을 할 게 많기 때문이고, 세째는 학교때 너무 많은 공부를 해서이고, 네째는 사회를 살다 보니, 책이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공염불이라고 여기고 무시하기 때문이다.  아니, 책이란 것이 원래 사회성이 떨어지는 인간들만이 읽는 것이라서 그런 지도 모르겠다.

 

  <안네의 일기>를 읽다 보면, 2차 세계대전을 겪지 않은 내가, 그당시 유대인 박해를 피해 은신처에 은거하던 안네를 만나고 있는 기분이 든다.  물론 이 일기는 상당히 미화된 어떤 것일 수도 있지만 적어도 안네라는 사람의 마음을 엿보고 있긴 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책이란 참 대단한 것이구나, 그리고 그때의 안네의 심정과 21세기를 살아가는 내마음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드니, 인간이란 그때나 지금이나 다를 게 별로 없구나 이런 생각이 든다.

 

  <안네의 일기>를 읽다 보면, 결국 어떤 형태로든 모든 인간은 이기적이다,,, 다만 위선적이냐 위선적이지 않느냐, 타인을 해꼬지 하느냐 하지 않느냐, 이타적이려 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그럼 이기적인 인간과 이타적인 인간 중 누가 더 오래 살아남겠느냐?  하는 점이다.  이타적인 척 하지만 결국은 자기 주머니를 채우는 인간이 가장 오래 살아 남는다.  이런 결론에 이르면 허무해진다.  하지만 단지 오래 살아남는다는 것이 행복인가?  하는  면에 방점이 찍힌다.

 

  안네의 유일한 행복은 독서와 일기 쓰기, 그리고 자연을 느끼기다.  갇혀 있는 안네가 페터의 방을 찾은 이유는 창을 통해 밖을 바라보기 위함이다.  밖에는 갈색의 나무, 지나가는 사람들, 내리는 비 등이 있다.  창으로만 그 풍경을 바라보는 안네는 얼마나 그 밖으로 나가고 싶었을까?  허나 책을 읽고 글을 쓰고자 하는 꿈이 있는 안네는 적어도 그 안에서도 행복할 수 있었다.

 

  '인간은 이기적이다.'라는 주제로 돌아가보자.  다들 이기적이고 이기성을 추구한다.  다만 어른이 되면서 점점 이타적인 척 할 뿐이다.  또는 이타적이려 노력할 뿐이다.  라고 해야 할까?  그러나 다들 이기적이라도 우리는 그저 싸우지 않고 살 필요가 있다.  그런 면에서 독서란 꼭 필요한 것이다.  독서를 하지 않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핏대를 세워 자신의 이기성을 주장하고 그렇게 되면 그것은 싸움이 된다.  왜?  모여 있는 모두가 목소리 높여 자기의 이기성만을 위해, 제 생각만을 목소리 높여 주장하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그들의 맘 속에는 타인의 의견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그들의 주장은 할 필요가 없는 것들이다.  라디오에서 뭐라고 하건, 독일이 이긴다고 주장하든 영국이 이긴다고 주장하든지 하등의 관계가 없다.  왜냐하면, 그들의 주장이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실은 그냥 나타나고 존재할 뿐이지, 은신처 사람 누구의 주장에 따라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이 숨어 있던 네덜란드는 독일의 지배에서 해방되었지만 그들은 그 해방을 2달 앞두고 체포되어 죽는다.  무엇이 중요한가?  아니 중요했든가?  그들이 그 은신처 안에서 적어도 분쟁하지 않고 화목하게 행복할 것, 그것이 아니라면, 체포되기 전에 그곳에서 탈출하여 살아남는 곳으로 도망가야 했을 행동이 중요할 뿐이다.  그런 면에서 독서는 꼭 필요하다.  안네 외의 그 은신처의 다른 사람들도 책을 읽었더라면, 적어도 각자 이기성을 추구하더라도 다투지 않고 행복했을 수 있다. 

  

  이 사회에서 모든 인간은 이기성을 추구하고 때로 그 이기성은 서로 충돌할 것이다.  따라서 어떻게 중심을 잡아가고 합의를 이끌어 가는 사회이냐에 따라 그 국가나 사회 건전성이 결정된다.  타인의 이기성을 서로 인정한다면, 폭력적이지 않고 적어도 타인의 이기성을 침범하지 않는 가운데서의 이타성이 실현되고 국민이 행복한 세상이 될 것이다.  그래서 독서가 필요하다.  아이는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해 독서가 필요하고, 어른은 위선적이지 않은 이타성 추구를 위해 책이 필요하다. 

 

 

  책은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건전한 취미생활이 될 수 있다.  그리고 한 권의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가정이라면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스스로 생각하고 배려해 주는 가정이라도 된다면, 가족 구성원이 얼마나 행복하겠는가?   게다가 그런 구성원이 모인 사회라면, 사회적인 인간이 되어봄직도 하겠다 싶다.  

 

 

  책을 읽고 드는 생각이, 유대인들은 왜 히틀러가 탄압을 시작할 즈음에 합세하여 그 세력을 물리치지 않았는가? 하는 의문이다.  무슨 근거로 한 집단을 완벽하게 테러하는 것을 허용하고 그렇게 죽임을 당하며 탄압받았는가?  하는 것이다.  

  결국 인간성 말살의 세상이 되어, 적어도 바른 마음으로 그들을 도와주던 사람은 죽고, 그 재산을 도와주는 척하며 빼돌리다가 만일 그들이 살아난다면 자신의 죄가 들통날 것이라 여기던 사람(이건 내 생각이지만)인 밀고자는 부자로 잘 살게 된 것일까?  

 

  그것은 그 부당함을 그냥 받아들이고 행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유는 개인의 안위와 행복, 내 자식의 행복만을 추구하여 단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행동하되, 무엇이 바른 세상인가를 성찰한 뒤에 해야한다. 

그런데 성찰하다 보면, 뭉치거나 행동하기가 쉽지 않다.  그것이 단점이지만 성찰한 사람들이 뭉친다면 그 뭉침은 큰 힘을 발휘할 것이다.  

 

  사람은 모두 이기적이다.  그러나 이타성을 추구한다.  따라서 이기적인 것 자체를 따질 것이 아니라, 적어도 자신의 이기성을 위해서 타인을 해꼬지 하지는 못하도록 하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할 거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