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린>
나는 이 영화를 왜 평점만 남기고 평은 쓰지 않았나?
; 굳이 영화 보러 갈 맘 없는 사람까지 볼 정도의 재미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허나 영화를 보러 가려는데 어떤 영화를 볼까? 하는 사람에게는 추천하고
싶은 영화였기에 평점만 남겼다.
그럼 이제와 왜 평을 쓰는가?
; 다음 영화 박스 오피스 창에서 역린에 대한 소개가 아예 사라지고 없기 때문이다.
역린을 지루하다고 평하는 분에게
; 당신은 단순한 무협지 같은 액션 영화를 기대하고 영화를 선택한
탓이다. 이 영화는 스펙터클한 어떤 액션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 있다.
역린을 영화적 문법이 부족하다고 하시는 분께
; 나도 첨에는 그런 생각했다. 참 지루하게 장면전환 등의 화려한
연출이 없구나, 왜 이렇게 화면이 검기만 한 것인가?
그런데 영화를 계속 보면서, 이 영화에 아주 적절한 연출이구나,,,
하는 판단이 생겼다.
이 영화는 주제에 집중해야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영화다,
그러므로 연출기법을 최소화 한 것이다.
그리고 주인공의 감정이 지금 흑색이다. 답답하다.
대부분의 인물들의 마음도 착잡하고 불안하다.
그러니 전체적인 영화의 어두운 화면이 등장인물의 심리를
관객으로 하여금 공감하게 한다.
따라서 아주 적합한 연출이었다고 여겨진다.
한지민의 연기가 부족하다거나 현빈의 근육이 과하다 하시는 분께
; 한지민의 연기 별 무리를 못느꼈다, 영화를 보는데 별로 튀지
않았고, 그녀의 미모가 없었다면 극의 재미는 많이 감소했을
것이다. 그녀는 여기서 아직은 나이 어린, 자신의 입지에
불안해 하는 그런 존재다.
즉, 왕궁의 근엄한 말투에 익숙치 않은 그런 대비인 것이다.
만일 그녀가 중엄한 궁중 여인네의 말투로 연기를 했다고 치자,
극의 몰입도는 떨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적절한 연기다.
정조는 한갓 애송이같은 대비에게 '할마 마마"로 호칭하며
존중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 왕의 고민이 생길 법도 하다.
따라서 역할에 적절한 연기를 한 것이다. 자연스럽다.
뭐가 문제인가?
첫장면에서 현빈의 지나친 근육이 거슬렸다.
정조가 저런 근육? 그러나 나중을 보면 이해가 된다.
자신의 몸을 숨어서 키울 수 밖에 없고 스스로의 목숨을
지키고자 하는 절박한 근육인 것이다.
그래도 과한 면이 있었다고 한다면, 애교로 봐주자.
해병대를 갓 제대한 겨우 만든 근육을 사진으로 남겨둬야 하지
않겠나... 물론 그 근육은 대역일 수도 있겠지만,, ㅎㅎ
지나치게 잔인한 장면이 많다는 부분에 대하여
; 잔인한 장면이 많지만 잔인하지는 않다.
어떤 영화를 보면, 잔인한 장면이 많지 않아도 적은 장면을
아주 잔인하게 느끼게 그리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는 그런 영화와 다르다.
잔인할 법한 장면이 많지만, 관객에게 괴로운 잔인함을
선사하지 않는다. 그냥 이야기 전개상 필요한 장면이어서지,
일부러 잔인한 장면을 보여주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관객은 잔인한 장면을 보면서 느끼는 괴로움이 없어서
좋다.
<광해>와 <관상>과 비교하여
; 단순 재미는 위 영화보다 덜하다.
그러나 주제에 몰입한 감동은 훨씬 큰 영화다.
그리하여, 위 영화들보다 오래 기억에 남는 영화.
이 영화의 주제는?
; 용서에 대한 얘기다.
역사적 사건 중에 사도세자만큼 잔인하게 죽임을 당한
사람이 또 있을까?
살아 있는 사람을 뒤주에 가두고 죽을 때까지 두다니,,,
아비의 죽음을 목격한 정조는 과연 그 살인자들을 용서할
수 있었겠는가?
참 힘들 거 같다.
그런데 우리는 역사를 볼 때, 복수는 복수를 낳고,
그러한 악순환이 지속됨을 엿보게 된다.
그러므로 왜 정조가 성군인가 하는 면을 보게 되는 것이다.참으로 힘든 일을 참아내고 해냈기 때문이다.
"나 하나 죽인다고 세상이 바뀔 거 같은가?"
; 세상은 안 바뀌더라도, 일단 너 땜에 지옥 속에서
허덕이는,
앞으로 허덕일 많은 사람들은 살아난다.
중용 28장에 대하여
;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하면 세상이 바뀐다" ?
적어도 벌어지지 말았어야 할 일은 생기지 않는다.
그러니, 세상이 바뀌는 것이다.
그러나 작은 일에만 최선을 다해서는 세상이
크게 바뀌긴 어렵다.
때로 부려먹기 편한 존재가 되어 버릴 수도 있다.
큰 용기가 세상을 바꾸기도 한다.
다만, 작은 것도 소중히 여기는 심성 고운 사람이
용기를 낼 때 말이다!
영화에 대한 전체 평
; 영화 보는 내내 숨죽이며 답답하게 울음을 안고 있어야 한다.
그러다가 마지막에 울음이 터지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내가 먼저 상대를 공격하지 않으면, 공격 당할 거 같은
불안감을 안고 사는 사람들,,,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걸, 공존의 길이 있음을 보여주는
멋진 왕이다.
그리하여 주제를 잘 풀어낸 감동적인 영화다.
별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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