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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느낌

인간 중독, 중의적 의미 (스포 포함, 영화 본 후에 읽으시길...)

 

                    

 

            

 

           인간 중독을 보고 나서 2가지가 떠올랐다.

 

1. 불륜

  

    ; 왜 불륜은 치명적 상처를 남기는가에 대하여,,,

 

      사랑에 빠질 때, 두 사람이 동시에 같은 크기로 사랑하기는 어렵다.  둘 중 한 명은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둘의 사랑의 크기가 약간 다르다 해도, 연애를 하거나 결혼을 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어느 부부든 연인이든 그렇게 사랑하고 생활할 것이므로.

 

       불륜인 경우, 이 사랑의 크기가 동일하지 않으면, 치명적 상처를 남기게 된다.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은 이혼을 감당하고서라도 상대를 사랑한다.  그런데 그 상대는 사랑을 하긴 하지만, 결혼을 깰 만큼 사랑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아주 작은 차이로도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다. 

 

       만일 드라마 <밀회>처럼 둘이 똑같이 많이 사랑한다면, 해피엔딩이 되겠으나 그런 엔딩은 현실에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봐야 한다.

 

 2. 월남전

 

       ; 이 영화에서의 사랑은 월남전의 상처를 은유하고 있으니,,,

 

        월남전, 나라는 사람도 그 전쟁에 대해 글이나 영화(하얀전쟁)로만 알고 있으니, 요즘 20대가 이 영화를 공감하긴 상당히 힘들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달나라에 착륙할 정도의 실력을 가진 미국이란 나라가 월남전에 부족한 물리력이 있을 리는 없고, 한마디로 우리나라 병사가 이 전쟁에 대리로 나간다는 건 미국 병사들의 총알받이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런 월남전에 갔던 사람들은 3부류가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을 월남전에 밀어 넣고 그 혜택을 누리는 고위층 (영화에서는 남주인 김 대령의 장인을 위시한 고위층 간부 군인과 그 부인들, 월남전에 참여했지만 고위층 간부실에서 비서 역할을 하며 직접적 전쟁에서는 빠져 있었던 여주의 남편), 그리고 월남전에서 아버지를 잃고 엄마는 도망가는 불운한 피해를 입는 대위 부인(여주) 같은 부류, 마지막으로 월남전을 몸으로 치뤘던, 베트콩 같은 악랄한 잔인한 짓을 직접 저지른 남주 같은 병사가 있다.

        

          상처를 남기는 사건이 있을 때, 그 상처를 바라보거나 떨어져 있는 사람과 그 상처 가운데 깊숙이 있는 사람으로 나뉘어진다.  전자는 그 상처 자체를 별거 아닌 걸로 가볍게 인식할 수 있다.  그러나 후자는 그럴 수가 없다.  그 상처는 남주의 흉터처럼 몸에 깊숙이 새겨지기 때문이다. 

 

          남주와 여주는 그 상처를 몸으로 견디며 그 중심에 있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여주의 상처는 남주만큼 깊지가 않다.  여주는 피해를 당한 입장이지만, 가해를 저지르진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통 피해를 당하기만 한 사람이 더 깊은 상처를 받을 것이라 여기지만 이 영화가 바라보는 실상은 그렇지 않다. 

   

          스스로 원하지 않았으나, 상황땜에 그 사건에 깊숙이 개입해 있었기에, 가해까지 저지른 남주의 상처는 단순히 본인이 피해를 당하기만 한 것보다 몇배나 고통이 더 크다.  본인이 당한 1차적 피해와 어쩔 수 없이 저지른 가해에 대한 죄책감이라는 2차적 피해까지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총상이란 상처를 같이 가진 남주와 여주는 같은 아픔을 가졌다.  그런데 여주는 총상을 당한 상황에서 진주 귀걸이를 찾는 사람이다.  따라서 여주는 그 상처에서 빨리 빠져 나오고, 그 상처는 잊고 진주 귀걸이를 찾아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된다.  그러나 남주는 그 상처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그 상처의 동병상련을 느끼는 사람에게, 나는 어떡하라고,,,를 외치게 되고, 결국 상처로부터 벗어나지 못했으니 죽음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남주는 유달리 같은 월남전의 상처를 가진 사람에게 연민을 느끼고 잘해 준다.  그것은 그 상처를 입은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동병상련이다.

 

          어쩌면 우리는 이 영화를 이렇게 읽을 수도 있겠다.  여주와 남주는 생일이 같다.  따라서 동일인물로 볼 수 있다.  월남전이란 그 긴 악몽을 벗어난 나와 그 악몽을 벗어나지 못하고 앓고 있는 나.  이제 그 상처는 남주와 함께 사라졌기에, 월남전의 상처에서 벗어나 현실을 살아가는 건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