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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느낌

KBS 단막극 [삐삐가 울린다] 괜찮네,,,

 

KBS 단막극은 오르고내림이 심하다.  어떤 편은 참 괜찮고, 다른 편은 까만 화면과 폭력적인 내용만 잔뜩보게 하고 게다가 재미까지 없다.  

 

  [삐삐가 울린다]는 꽤 오래 전에 본 것 같다.  그때 글을 올릴까 하다가 단편이고 해서 그냥 그러고 말았는데 계속 뇌리를 맴도는 것이다.

 

삐삐?  참 촌스런 단어다.  스마트폰 시대에 삐삐라니... 별로 당기지 않았다.  그런데...

 

  휴대폰이 생기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걸 가지고 다닐 때도 나는 사지 않았다.  쓸데없는 곳에 돈을 쓰는 것 같기도 하고 해서.  그런데 도대체 공중전화가 없는 것이다.  어쩌다 약속이라도 있거나 연락할 일이 생기면 공중전화를 찾아 500M 쯤 걷는건 예사고 때로는 아무리 멀리 돌아다녀봐도 공중전화를 찾을 수 없어 낭패를 보았다.  다른 이들은 대부분 휴대폰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그런 나의 얘기를 들어도 뜨악할 뿐 연락을 못하게 된 걸 잘 이해하진 못했다.  그러면서 드는 마음이 문명의 이기가 아니라 피해군.  휴대폰을 쓰기 싫어도 세상에서 사용되지 않는 물건은 서서히 폐기처분되므로 결국 쓰게 만드는군.  그런 은근한 부화가 났는데... TV도 이제 HD인지 뭔지로 바뀐다니 사고 싶지 않아도 이전 방송이 없어진다니 살 수 밖에 없겠군... 이런 생각이 든다.  화질이 좋긴 하더구만...

 

   이 단막극을 보면서 왜 공중전화가 사라지게 되는 건지 이해가 좀 될 법도 했다.  단지 한 명의 고객이 삐삐를 가지고 있어도 통신사에선 그 기지국을 운영해야만 하고 그 비용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주인공은 삐삐를 가지고 있는 한 사람과 기지국에서 그에게 삐삐를 해지하게 만들려고 파견되는 통신사 직원이다.  이 이야기는 통신사 직원이 삐삐를 가진 사람을 설득하려 통영에 가면서 시작된다.  따라서 배경이 바다와 배와 해안가 마을 풍경 같은 것들이다.  멋지지 않겠는가?

 

  그리고 통신사 직원의 어설픈 코미디와 진중한 삐삐 보유자의 인물 대비가 재미있다.   향수가 느껴지면서 찡하게 맘을 울린다.  한 번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