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애틋하게>
이경희 작가의 작품이다. 그녀의 이전작은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그 유명한 대사의 과격함도, 주인공이 죽는다는 설정도 싫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 작품 끌린다.
우선 제목의 아이러니가 맘에 든다. '함부로'면 '함부로'지, '함부로' 하는데 '애틋하게'라니... 함부로,,, 애틋하게 하다니, 재밌지 않은가?
두번째로 이 부조리한 사회를 비교적 현실적으로 담는 내용이다. 이 드라마의 여주인공은 돈에 약간의 영혼을 팔기도 하는 다소 속물적인 인간이다. 하지만 극의 진행을 통해 우리는 그녀에게 연민을 느끼게 된다. 그녀는 다큐PD인데 작은 돈에 자신의 작품을 팔기도 한다. 왜 우리는 점점 그녀에게 공감하게 되는가? 사채빚에 쫓기며 허덕이는 그녀의 삶 때문에 우리는 그녀의 작은 부정을 눈감아주고 싶다. 그것은 악착같이 생을 이어가는 그녀의 몸부림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더더욱 큰 돈을 챙기는 더 나쁜 인간들과의 비리와 그녀의 삶이 비교되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는 양심의 크기에 관한 얘기다. 다른 사람의 죽음 앞에서도 죄책감 없는 인간들과 양심에 아파하는 몇몇 등장인물과의 대비가 재미있다.
특히, 지태역의 임주환이 사랑하는 여주인공에게 가려다가 아버지의 애정어린 전화를 받고 도로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멈춰 서 있는 장면은, 살아가면서 양심과 이익 사이에 서 있는 우리네 삶을 떠올리게 하며 마음 한켠이 아리게 한다.
세번째, 이 드라마의 배경 음악들이 우리를 당긴다. 특히, 타이틀곡 'A Little Braver'은 한번 들으면 계속 뇌리를 감돌아 흥얼거리게 된다. 그 외 여러곡도 좋다.
<함부로 애틋하게> 최근에는 거의 볼 수 없었던 정통 드라마라 감동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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