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어화>
인생에 뜻대로 되는 일이 어디 있던가?
사랑이 변하고 인연이 아닌데도 빨리 포기하지 못하는 인생이 불쌍하더라.
남주가 좀 더 멋진 사람이면 더 재밌게 봤겠지만, 유연석이란 배우 외에 딱히 떠오르는 인물이 없어라.
서연희(천우희)의 노래는 심금을 울리고
한효주가 연기하는 여주인공은 서글퍼라.
자기가 가는 길이 어긋났음을 미처 깨닫지 못하는 자의 슬픔.
이 영화는 구한말 몰락해 가는 예술가로서의 기생의 삶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 그 이전에는 예술가로 인정 받던 기생이 이제 점점 창녀로 몰락하는 과정 말이다. 소율(한효주)은 전통 창에 조예가 깊고 잘하는 사람이다. 연희(천우희)는 이제 보다 대중적인 유행가 가수로 전업한다. 여전히 기존의 전통 예술가로서의 삶을 살고자 하는 소율은 창녀로서의 삶을 거부하지만 그렇게 삶을 유지하기는 힘들어지는 시대가 된 것을 상징한다. 표면에 드러난 것은 작곡가와 가수, 기생의 삼각 관계이지만 같은 기생이었다가 가수로서 재능을 인정 받고 현대적으로 나아가는 인물과 여전히 옛 것을 고수하며 살아가다가 결국 창녀로 전락하는 기생의 삶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하여 이 영화의 제목은 해어화인 것이다.
몸 팔지 않고는 제대로 된 직업을 가질 수 없던 여성의 삶을 떠올리게 하는 서글픈 영화다. 내용은 사랑 얘기지만 내면에 그런 슬픔이 깔려 있는 게 느껴져 목이 메고 심장이 아려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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