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대해 설명하려면 내가 왜 간호사가 되었나? 부터 얘기해야 한다.
1. 나는 왜 간호학과에 갔나?
난 어려서부터 만화책을 보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는데,
그 때 [캔디]라는 만화책이 유행하고 있었다.
나는 그 만화책의 대사를 달달 외워 친구들에게 읋어줄 정도로 광팬이었는데
기억력이 떨어지고 외우기 싫어하는 내가 얼마나 많이 읽었으면, 대사며 장면을 달달 외워
얘기를 해 주었겠는가?
그 만화의 주인공 캔디의 직업이 간호사다. 캔디는 고아 소녀인데 항상 명랑하고 밝다,
좀 덜렁대긴 하지만 말이다.
참 좋아 보이더라.
그러니까 고2 때 국군 병원 간호병(?) 모집을 하는데 지원해볼까 생각을 했는데,
키가 154센치 이상이어야 해서 지원 자격이 안되었다.
물론 지원 자격이 되었어도 아마 지원하지는 않았을 확률이 높다.
왜냐하면, 고등학교 때 서울여상 지원자를 모집하기도 해서 잠시 응모해 볼까? 생각을 했지만,
나는 좋은 대학을 가야 할 사람인데 에이, 관두자, 하고 지원 안했으니까.
* 참 멍청한 거지, 학벌주의에 쩔어 있던 교사인 아버지, 사회 분위기 속에서
그 사고를 그대로 답습한 거다.
그래서 지인인 간호사 언니가 간호학과 너무 힘드니까 절대 가지 마라,
차라리 의사해라, 하는데도
왜에? 난 의사는 싫은데, 간호사가 좋은데 했다.
* 드라마, 만화, 영화, 소설 등 허구의 산물을 보고 직업을 선택하면 절대 안된다!
캔디의 덜렁대는 성격은 잘못하면 의료 사고를 낼 수 있는,
절대 의료인을 해서는 안되는 성격이었다.
이가라시 유미코 라는 이 캔디의 저자는 만화가에서 성악가로 나중에 전업했다.
그것만 봐도 만화가가 그 분야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은 전혀 아니라는 거다.
그 직업에 몸 담고 있다 해도 미화된 내용만 쓰기 일수일거다, 아마.
2. 나는 왜 보건교사가 되었나?
교사인 줄 알고. 학교 간호산데.
그 당시 간호학과 출신이 간호사 안하고 공채로 취직할 곳은 보건 교사 밖에 없었다.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는데,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아서 나도 한번 봐 볼까?
생각했다.
그런데 그때 에이, 9급 공무원보다야 교사인 보건교사가 훨 낫지 생각했고,
그 당시는 9급 공무원 시험에 행정법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외우기 싫어하는 내가 법이며 모든 내용이 다 외워서 시험보는 거라서 안 봤다.
물론 그 당시 고졸 출신도 다 볼 수 있는 9급 공무원보다야 교사가 훨 나은 직업이었으니까.
요즘은 공무원 시험에서 행정법 등 법은 안 보게 바뀌었더라.
그러니까 정교사 아닌 줄 알았으면 다시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니 임용고사에 보건 교사와 영양 교사는 정교사 아님! 하고 마킹해야 한다.
사람 우롱하지 말고.
게다가 요즘 간호학과에서는 보건교사 자격을 그 과의 10%에게만 준단다,
아니 그렇게 그곳 적성이면, 수간호사나 교수하지,
뭐하러 보건교사 하겠나?
음,, 3교대 하기 싫어서 온다고?
하긴 나도 그게 좋긴 했다.
어려서부터 드라마 보는 걸 아주 좋아하는데
3교대하니까, 드라마를 도통 볼 수가 없는 거다.
물론 지금이야 앱으로 다 볼 수 있지만 말이다.
그리고 나는 책 읽는 보건샘이 참 좋아 보였는데, 이곳도 간호학 또는 의학을 전공으로 한 사람이
하는 직업이라는 걸 간과했다.
아무 도구도 없이 진단 내려야 한다.
그리고 병원에서 간호사가 하는 처치를 요구한다.
아, 나는 간호사 하기 싫어 이 직업을 선택했는데,
전공을 못 벗어나니까, 자기들이 병원에 가서 받아야 할 처치까지 요구하는 거다.
교사며 학생 모두, 자기들이 병원에서 비용 지불하고 받아야 할 처치를 당연히 요구한다.
안해주면 불친절하다고 소문난다.
그거 하려면 내가 병원에 있지 뭐하러 보건교사 하겠나?
자기가 충분히 감을 수 있는 풀린 붕대도 나더러 감아달라 하고.
음, 게다가 그거 다 감아주는 친절한 보건교사가 있다.
계속 돌아다니면 또 풀릴테고, 감아주느라 힘은 다른 사람이 들고,
그럼 그 학생 계속 돌아다닌다.
그래도 의학이나 간호학에 관심 있는 사람만 와야 하는 자리인 거 같다.
그런데 난 잘못 온 거다. 휴우...
그러니까 나 같은 간호학에 적성 아닌 인간은
절대 공무원 시험 봐야 한다.
정교사 아니라서 절대 교사 마인드로 올 곳이 아니었다.
돌봄, 봉사, 희생, 친절 이런 적성이 영 아니라서.
게다가 소심하고 겁 많고 걱정이 많아서 의학, 간호학 적성도 아니라서.
나 같은 사람은 절대 보건 교사 안 하는 게 좋다.
더구나 나는 아랫 것 마인드가 안된다.
보건 교사는 영원한 아랫 것인데.
학생의 아랫 것, 정말 아니다 싶은 학부모의 아랫 것인데 말이다.
엄마 마인드.
요구하는 게 딱 그거다.
난 그 마인드 싫어서 결혼도 안 했구만.
그러니 안 맞지 맞겠나?
나 같은 사람은 적성과 상관 없는 공무원 시험 봐야 한다.
뭐 나름 공무원도 아니라고 할지 모르겠으나.
그런데 이제 한 25년 가까이 이 직업을 해보니, 대충 노하우는 생긴다.
나는 계속 내 딴에는 친절하게 한다고 일을 하는데도 왜 계속 친절 안하다고
얘기들을 하는 지 몰랐다. 그건 교장이나 교사들이 내가 맘에 안 들다는 소리거나
내 아이나 나에게만 관심을 가져 주세요,,,, 하는 것이다.
아니 나는 사람에게 관심 갖기 싫어서 친구도 모두 떠나 보냈는데?
난 책 아닌 사람에게 관심 자체가 별로 없다.
물론 작가는 관찰이 필요하니, 사람들을 관찰하긴 하지만 말이다.
게다가 난 아픈 학생만 보건실 오는 줄 알았다.
그런데 수업하기 싫은 학생, 관심 받고 싶은 학생
(이 학생은 상담실 문을 노크하고 상담을 신청해야 하는데도 말이다.)도 오는 곳이
보건실인 줄 최근에 알았다.
그래봤자 한 보건교사의 관심으로 그네들의 병이 낫지는 않는데 말이다.
사회가 바뀌고, 부모가 바뀌고, 자기 자신이 바뀌어야 낫는 병인데 말이다.
좌우간 한 25년 해보니, 이제는 노하우를 대충 아니까 할만 하지만
친절과 봉사의 아이템인 간호사 마인드 아닌 사람은 절대 말리고 싶다.
게다가 거짓말 하는 학생들이 널렸는데 그걸 다 진심으로 받으면 이 일 하기 힘들다는 사실.
나는 학교 때 참고서 산다는 거짓말도 한 번 해본 적이 없어서
도대체 학생들 감 잡기가 힘들다.
그리고 검사나 기타 도구 없이 어느 정도는 진단을 해야 하는 자리다.
그래서 대범하지 못한 사람은 경력이 쌓이기 전까지는 늘 심장이 두근두근 댄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 맘을 숨겨야 한다.
짜증이 나도 티를 안 내야 하고, 바빠서 급해도 티를 안 내야 한다.
그런데 나는 급하면 말이 빨라지고 단답식이 되고, 명령조가 되며,
내 맘을 숨길 수가 없다.
그게 가장 문제다.
그건 어느 직장이나 마찬가지라고?
음,,, 그래서 내가 사회적인 인간이 못되나 보다.
그런데 부드러운 말투에 익숙한 학생들은
상처 받을 수 있다, 그런데도 나는 그걸 고치기가 힘들다.
그게 가장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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