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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느낌

<와일드> 그럭저럭 볼만하나 굳이 찾아서까지 봐야 할까?

  

   

 

    책이라면 한번 찾아 볼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영화적 표현에서는 약간 실망. 

  기대와는 다른, 같은 상처의 반복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기대를 하며 영화관을 찾았나?
  긴 도보여행의 대리만족이었다.  즉, 해볼 수 없는 해보지 못한 긴 도보여행은 어떤 고통과 경이로움의 세상일까?  그걸 한번 엿볼까 하는 생각 말이다.

  그런데 이 영화, 여행과 엄마와의 좋았던 관계의 오버랩이다.  이 부분은 그녀가 왜 고통스런 도보 여행을 시작했는가 하는 원인으로 한번쯤 엿보면 그만이다.

 

    사실 그만한 고통없이 세상을 사는 사람 있겠는가?  여행 도중 생각이 들었을 법도 하다.  허나 관객에게는 주관적 사적 경험을 강요하는 느낌이다.  관객이 그런 그녀의 좋았던 기억이나 상처를 일부분 보는 것은 나쁘지 않겠지만, 보다 많은 분량은 여자 혼자 힘으로 헤쳐 나가는 도보 여행의 진면목이다.  그런데 그런 부분이 분량이 작고 약하다는 것이다.  보통 다른성의 경험은 영화화하는데 한계가 있기 마련.  여자 감독이었으면 더 좋았겠다, 또는 내가 만들면 더 멋지게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즉, 엄마와의 회상 부분을 과감히 편집하여 삭제하고, 거대한 자연 속을 걸어가며 겪는 장애물이나 경이감을 더 많이 보여주었으면 좋았겠다.  그렇게 되면 관객의 객관적 경험과 합치를 이루며 관객이 보다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화는 주관적 아픔이나 회상 부분이 강하여 그것이 관객의 객관적 경험으로 살짝 전이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뭐랄까?  계속 자신의 아픔을 표현하며 어리광 부리고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사실 도보 여행이라는 것도 그리 대단할 것은 없다.  단지 스스로 선택했고 하고 있을 뿐이지.  현실을 살아내는 것보다 더 고통이라고 볼 수도 없겠고.  근데 마치 그 경험이 대단한 것인양 포장되는 영화가 약간 싫다.  그저 다른 사람들이 일상을 살아내는 것이나 도보 여행이나 선택할 수 있는 삶의 한 방법일 뿐일 것이다.  그녀가 도보 여행을 해서 대단하다기 보다는 그저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세계, 어쩌면 경험하기도 두려운 세계에 대한 엿봄을 관객은 원한다.

 

    책은 어떤 지 궁금하다.  만일 이 영화의 주인공이 리즈 위더스푼이 아니었다면 이정도라도 재미있었겠나?  하는 의문이 든다.   이 영화는 주연 배우와

    음악과 화면의 적절한 배합이 볼만은 하나 힘들게 찾아가 볼 정도인 지는 의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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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ct : 멕시코에서 미국을 통과하여 캐나다까지 이어지는 트래킹 국립공원 (총4,600km 이상-완주)

       * 다른 블로그를 보니, pct하는 국립공원은 정말 아름답더군요.  허나 영화에는 별로 아름답지 않은 일반 야영장이 촬영장소인듯.  아마 허가를 못받았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