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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느낌

국제 시장, 변호인과 같은 이유로 이 영화를 비판한다.

 

 

 

 

    어떤 영화든 이데올로기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그런데 이 영화, 이데올로기를 왠지 강요하고 있는 느낌이다.

우리가 그동안 이렇게 저렇게 고생해왔다, 그러므로 너희도 좀더 참고 살아라..  라고 강요하는 것 같다.

 

  물론 영화는 영화로 평가 받아야 하지만, 이 영화의 흥행이 이데올로기와 결코 무관해 보이지 않으므로, 나 또한 영화를 현실에 빗대어 비판해 보도록 한다.

 

  영화에는 남주라는 한 희생적이면서 인간성까지 멋진 아버지를 출연시켜 감동을 주려 애쓴다.  (애썼지만 나는 감동받지 못했다.  그냥 역사의 나열 같은 느낌만 받았을 뿐.  그것은 이 영화가 영화적 완성도도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 시대를 살아온, 아니 오늘날까지도 그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이 지배하는 오늘을 살고 있는 나는 반발한다.

  그래서 그렇게 아름답게(?) 희생해 온 아버지들은 영화의 남주처럼 다 괜찮은 사람들이었을까?

 

   알콜 중독에 빠지거나 가족에게 폭력과 폭언을 일삼으며 자기의 스트레스를 풀거나 밖에서의 근면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안에서의 지배자로서의 군림으로 풀지는 않았을까?  그리하여 그들이 사회에서 받았던 무소불위의 지배를 가족에게 고스란히 똑같이 행하며 가장이라는 이름의 지배자로 군림하지 않았을까?

  그리하여 나쁜짓하며 이룬 부를 가족에게 댓가로 지불하지 않았을까?

  게다가 그 열심히 아부하거나 나쁜짓하여 생긴 부를 이용하여 다양한 성적 남용을 저지르거나 권력을 휘두르지는 않았을까? 

 

  능력 없는 아버지들이 집안에서 폭력을 행사했다면, 능력이 뛰어난 아버지들은 밖에서 폭력을 행사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 영화의 이데올로기에 동의하지 못하겠다. 

 

  인간에게서 즐거움을 뺏는다면, 그 형태는 어떤 식의 폭력으로든 행해지리라 여긴다.  따라서 나는 열심히 일하거나 근무시간 이외에도 열심히 일하라는 방식의 이데올로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렇게 얘기하는 사람들은 그 스트레스를 풀지 못해 폭력적으로 되거나 아니면 아주 위선적인 말이나 행동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영화는 영화로 평가받아야 한다.  그런데도 이 영화 첫발부터 지나친 이득을 보아왔다.   그것은 변호인도 마찬가지.  <상의원>이란 영화가 괜찮음에도 불구하고 1개의 상영관을 차지할 때 이 영화는 4-5개의 상영관을 차지했다.  그리하여 첫발부터 이득을 봤다.  개봉관수가 너무 달라 이상하다 했더니, 현 국회의원의 아들이 출연을 했다고 하더군.  첫발부터 불공정한 출발이다.  예전에는 뒤로 호박씨를 깠다면, 요즘은 불공정한 짓을 창피한 줄도 모르고 드러내놓고 저지르는 시대다.

 

   그리하여 이 영화, 황정민과 김윤진의 알콩달콩이 아름다웠지만 나는 비판한다.  이데올로기의 영화적 실현이 싫기 때문이다.

 

    이데올로기가 밀어주는 영화 흥행의 이룸이란, 좌든 우든 싫다.

 

 

    *영화는 영화 그자체로 평가받는 공정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울러 보다 나은 세상을 원한다면, 국민들에게 더 열심히 일해라를 외치지 말고, 100만원만 받아도 안되는 김영란법이나 통과시켜라.  다만 소급 적용하지는 말고.  여야 합심하여 쇼하지 말고. 

 

       *열심히 일하는 것만으로 세상은 좋아지지 않는다, 결코! 

 

 

    최근에 읽은 책의 한 대목을 인용하여 잘난척하며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영화는 이데올로기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되며 영화 비평도 이데올로기적 작업 그 자체가 아니라는 점이다.  영화는 허구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을 반영하지만, 영화를 현실 그 자체로 파악하는 순간 영화의 존재는 상실된다. 

      영화에서의 허구성에 대한 존중은 예술적 자율성을 위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실척적 의미의 보유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우리들은 영화의 허구성과 자율성을 인정하면서 현실과의 접점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 [라캉과 영화이론] 역자 서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