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론가 정성일의 글 중-->
질문은 우리들의 시작이다.
뜻하지 않은 방향.
마치 잘못을 범한 듯한 전혀 다른 기능의 활용.
영화에 대한 글은
영화에 대한 나의 욕망 속에서만 이해되어야 한다.
그건 영화를 본 나를 마주 보려는 용기이다.
그러므로 모든 영화비평은 영화를 본 나와
영화를 쓰는 나의 대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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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글을 모두 읽지 않고 얘기하므로, 제대로 본 것인지는 모른다. 허나 그의 글은 위 인용문처럼 단편 단편, 한소절로는 의미있게 다가오는 것도 있다. 하지만 대체로 난해하고 이 긴 글이 뭘 얘기하는지.. 하고 혼란에 빠지게 된다. 책이란 독자가 알아듣기 쉽게 얘기해야 하는 것 아닌가? 란 생각에 빠져 있는 내게는 대체로 들었다가도 놓게 되는 것이 그의 글이다. 그의 인생을 보자면 벌써 중학교 때부터 프랑스문화원을 드나들었다니 그에게는 그의 글들이 쉬울만도 하고 일상 단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내게는 도대체 무슨 말을 하자는 건지 어렵고 난해하다.
그런 그의 글을 보면서 어쩌면 영화평이란 꼭 전공해야만 잘 쓰게 되는건 아니지 않겠는가? 란 생각이 드는 것이다. 결국 영화평이란 것이 어느정도 대중과 소통하고 대중에게 어필하려면 아주 어려서부터 영화에 몸 담고 오로지 그 한 길만을 걸어온다면 오히려 그 소통을 방해하게 될 수도 있겠다 란 생각이 든 것이다.
영화평이란 뭘까?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되는데... 영화는 그 타고난 배경이 상업적인 것에서 시작되었다 할 수 있다. 최초로 영화를 만든 르미에르 형제(?)는 기차가 열차역으로 들어오는 장면을 촬영한 걸 상영하고 돈을 받았던 것이다.
그리고 지금도 경제적인 것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이 영화인 셈이다. 책을 한 권 내자고 하자면 다만 글만 쓰면 되는 것이다. 그것에 뭐 그리 돈이 많이 들 일이 없겠다. 하지만 영화나 드라마를 만들자고 하면 투자자를 잡지 않고는 실행할 수 없다. 괜찮은 화면을 만들어내자고 실사 촬영을 한다치면 그 보조출연자의 숫자만큼이 모두 돈이고, 필름값도 장난이 아닐 것이다. 예전에 비해 디지털 필름이 생겨서 아마 좀 싸졌을 것이다 라고 예상한다 해도 말이다. 그러므로 영화란 경제적 논리로 진행될 수 밖에 없게 된다. 돈이 많아야 영화를 만들 수 있고 돈이 있어야 영화를 볼 수 있는 셈이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괜찮은 영화는 나오기 힘들어진다. 돈많은 사람의 비위에 맞는 영화가 나오게 마련이고, 많은 대중의 비위에 맞는 영화가 돈을 벌기 마련이다. 이대로 영화를 돈의 논리에만 맡겨 둔다면 우리는 괜찮은 영화를 보기 힘들어진다. 이 지점에서 영화평이 필요하다. 영화를 순수하게 평하기. 물론 여기서도 경제적 논리를 완전히 벗어나기는 힘들다. 왜냐하면 분명 괜찮은 필름으로 찍어진 영상이 아름다울 것이고, 그 괜찮은 필름은 비쌀 것이므로. 그러나 만일 그렇게 만들어진 영화가 즉, 괜찮은 비싼 필름으로 찍은 괜찮은 영화가 많은 관객이 든다면? 그렇다면 그 영화는 흥행을 할 것이고, 따라서 괜찮은 영화가 지속적으로 나오게 될 확률이 커지는 셈이다.
따라서 영화평이란 다른 관객에게 그 영화를 소개하여 괜찮은 영화가 계속 만들어지는데 기여하는 행위가 된다. 그렇다면 오로지 영화에만 몰입하는 평론가가 꼭 영화평을 잘 쓰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도달한다. 관객과 소통하고 현실적인 마인드 하에서 이루어지는 평이 괜찮은 영화평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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