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지 마라. 돈 내고 스트레스 받을 수 있다.>
박보영은 단아하게 이뻤고, 주원은 카이스트 학생역을 핸섬하게 잘해냈다.
그러나,,,
나의 취향에 대해 말하자면 공포영화는 잘 안 보러 가는 편이다.
영상이란 것이 뇌리에 박히는 것이다 보니, 돈내고 스트레스 받을 필요는 별로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러 가게 된 것은 예고편과 박보영에 낚였기 때문이다.
요즘 영화의 예고편에 대해 말하자면, 참 영화와 반대라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는 예고편만 보면 아, 이 영화는 아니야, 이 영화는 괜찮아, 이걸 보러 가야지,,, 하면 대체로 빗나가는 적이 없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예고편을 일부러 못 만드는 듯한 느낌이다. 영화를 보면 예고편과 참 반대다 라는 생각이 든다. 대체로 예고편이 재밌으면 영화가 재미없고, 예고편은 별론데 영화는 재밌고... 그렇게 말이다.
사실 볼 영화가 없었다. <차형사>와 <미확인 동영상> 사이에서 갈등했는데, 예고편이 <미확인 동영상>이 더 괜찮아 보였기 때문에 공포영화는 안본다는 룰을 깨고 보러 간 것이다.
영화 자체를 얘기하자면 이야기 전개도 개연성 있고, 촬영의 색감도 약간 푸르스름한 것이 괜찮았고, 세트도 그럭저럭 멋있었다. 배우들의 연기도 나무랄 데 없고. 하나 꼬집자면 얼개가 단순하다는 정도. 그래도 그럭저럭 볼만했다.
문제는 집에 와서다. 딱히 무서운 장면이나 잔인한 장면이 많지는 않았는데, 반복해서 보여주던 인형의 강령술 장면과 머리카락이 자꾸 눈앞에 서성대는 것이다. 자꾸 등골이 오싹해지고 뭔가 왔다갔다 하는 것 같고, 욕실 하수구 구멍채에 걸린 머리카락만 봐도 봤던 장면이 생각나는 것이다. 공포영화를 보는 사람은 이런걸 원하는 걸까? 좌우간 아주 기분이 찝찝한 영화다.
그래서 이 영화를 나쁜 영화라고 분류하고 싶다.
내용은 사생활 침해까지 유발하는 현세대의 지나친 핸드폰 촬영과 생각없이 내지르는 인터넷 악성 댓글에 대한 경고다. 참 색다르고 건전한 소재, 주제이다.
그런데 문제는 영화의 영상이 미치는 해악이다. 잔인한 장면이 많지는 않았지만 하나의 잔인한 영상(인형과 죽은 아이 모습)을 뇌리에 각인시킨다.
그래서 이 영화는 잘못된 동영상 유포 문화를 지적하고 있지만, 사람들의 정서를 해치는 동영상 유포를 영화 스스로 행하고 있다. 참 아이러니한 점이다.
그것이 어떤 노래가 가사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그 노래의 음도 우울한 감정이나 야한 감정을 유발하여 해악을 끼칠 수 있는 것과 같다.
그리하여 이 영화, 안 보는게 정신건강에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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