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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아무거나 시크하게 쓰기

내가 블로그를 하는 이유

 블로그는 일기와 기사의 중간지점에 있다.

 

 나는 매니큐 칠한 손톱을 보는 것이 좋다.  누군가 그것을 보고 "너 되게 자기중심적이구나."라고 했는데... 사실이다. 

  화장은 하기 싫은 것이 내눈에 잘 안보이기 때문이고..

  그렇긴 하지만 그런 반응엔 이런 생각이 든다.  이쁘게 보려면 며느리 뒷꿈치까지 달걀처럼 보이고 밉게 보려면 무엇이든 미워 보이는 것이니까..

  여튼 매니큐 칠한 내 손톱을 보는 것처럼,,, 나는 트윗보다 블로그가 좋다.  트윗이 보다 쌍방향적이라면 블로그는 그보다 일방적이며 자기 중심적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현대인의 소통이라는 것이 그 단어와는 다르게 늘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일방적으로 공격 당하는 느낌이 들때가 있다. 

  트윗에서 긍정적인 느낌을 받는 사람이라면 나와 다른 의견이겠으나 트윗의 지나치게 순간적 생각의 토로라는 것이 때로 글쓴이에게는 후회를, 글보는 이에게는 스트레스를 유발하기 쉽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트윗을 안해 보았으므로 신빙성은  없는 생각이지.  

  타인에게 늘 인품을 쌓아왔거나 글을 부드럽게 쓰는 사람은 받지 않을 스트레스를 나는 많이 받는 탓에 그런 쌍방향이 싫다.

  하지만 그렇다고 쌍방향이 싫다면 왜 블로그를 하는가??

 

  일단 일기를 잘 보관하지 않고 잘 읽지 않는 습관 탓에 관리해주는 것이 좋다.  나라는 인간이 보관하는 것보다 훨씬 오래, 잘 보관해주니까.  또, 구석에 던져둔 나의 일기보다 자주 읽게 되고 읽기에 편하다.

 

  게다가 제일 중요한 것은 재미있기 때문이다. 어떤 작품을 만나고 그 감동을 표현할 사람이 없어 답답했는데.. 실컷 표현할 수 있어 재미있고 행복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슷한 취향의 동질감을 느끼는 맛이 있기 때문이다.  그건 반응에 친절하지 않아 깊이는 못느끼지만 가끔 나도 비슷한 생각을 가진 블로그를 방문하고 반응은 남기지 않지만 왠지 마음이 뿌듯하고 동지 하나 만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가끔 추천버튼을 꾸욱 눌러주긴 하지만...

 

  예전에 소설카페를 다니면서 한 소설을 읽은 적이 있는데... 아주 잘 쓴 글이었다.  오래전이라 잘 기억은 안나지만 한 남자가 바바리코트를 입고 거리를 걸으면서 자신의 허무한 감정을 부는 바람에 실은 듯한 글이었는데.. 그 소설을 읽으며,,, 난 그글을 쓴 작가가 상당히 체구가 권장하고 골격이 다부지며 튼튼한 사람이라고 상상했는데... 오프모임에서 직접 본 그는 아주 왜소하다 싶을 만큼 작고 허약한 외모를 가진 대학생(?) 이었다.  나의 상상과 정반대인 그의 모습에 충격을 받고 실망이 컸었는데...

 

   며칠전 대중교통을 오고가며 5시간 30분에서 6시간을 허비하고 간 만남에서 "만나보니 별거 없구만..." 이런 얘기를 들었는데.. 그것이 직접 블로그와 관련된 것은 아니나.... 블로그에서 글을 읽고 그 사람을 상상하는 것과 직접 만나는 것과의 차이에도 해당된다고 생각한다.  

 

  난 참 솔직한 사람이 좋은데... 사실 솔직하다는 것은 자신도 모르고 타인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나란 인간은 원래 생겨먹길 좀 그렇게 생겨 먹었다. 어떤 책에서는 자신의 성격을 규정짓지 말라고 변할 수 있다고도 했는데... 난 천성은 쉽게 바뀌기 힘들다는 것에 동의하는 편이다.   

 

   현대는 쇼맨쉽이 좀 필요한 시대이고 인터넷 장에서는 더욱 필요한듯 하기도 하다.  쇼맨쉽을 잘 못하여 엄청난 네티즌의 공격을 받을 때가 있으니까...

   

  그런데 쇼맨쉽도 잘 못하고 하기도 싫고 솔직한 것을 좋아하는 나이지만 적어도 타인에게 직접적으로 눈앞에 대고 공격하듯이 말을 뱉거나 외모적 단점을 직접 지적한다거나 하는 것은 좀 적응이 안된다.  나의 의견이나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한다고 해도 상대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을 가지고 직접 공격을 해대는 것은 좀... 적응이 안된다. 

 

  잠시 옆길로 샜는데... 내게 블로그가 좋은 이유는 일기와 기사의 중간에 있기 때문이다.  나만의 신문을 발행한다는 것,  흥미롭지 않은가.

 

  또 기사란 사실만을 기반으로 하여 논리적으로 써야 하지만 블로그는 내 생각대로 내 맘대로 써도 되고,,, 그것에 호응하는 사람이 있다면 더욱 반가울테지만 또 없다 해도 나름 자기만족이 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나의 표현을 할 수 있고,, 그 표현과 관련없이 공격하는 것을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어떤 카페에서 글 한번 썼다가 호되게 당하고 이제 그 카페에 가지 않는다.  카페는 불특정 다수가 부정적 소통을 주는 분량이 적어도 내게는 긍정적 소통보다 더 많았기에 좀 실망하고 블로그로 옮겼다.)

  

  하지만 블로그의 단점은 불특정 다수에게 나라는 존재가 노출되고 개인 정보 보호가 잘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면이다.  그것은 2006년에 블로그 개설 후 첫번째 글을 올린후 무수한 공격을 받은 다음부터 한 3년간 글을 올리지 않은 이유이다.  지금도 그런 걱정이나 두려움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닌데...

 

  마치 독재시대에는 말 한번 잘못하면 잡혀 갔지만 이제는 네티즌이라는 다수에 의해 매장 당하는 시대다.

독재시대에는 적어도 어떤 건드리지 않을 부분만 건드리지 않으면 되었지만 서로 다른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어떤 태클이 들어올 지 모르는 시대인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불안감에도 불구하고 왜 나는 씨부리기(말하기)를 멈추지 않는걸까??

 

   한 3년만 더 조용히 흔적 없이 있다 보면 내게도 더 이상 공격하는 사람이 없을 것도 같은데... 말이다.(물론 이건 나의 짐작일 뿐이지만)

 

   그건 어느순간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오늘은, 어제를 살았던 누군가가 그토록 살고 싶었던 오늘이다."라는 문장에 공감되고 부터이다. 

 

  오늘 하루를 내가 살고 싶은 최고로 살자!  내일을 우리가 어찌 알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 때문이다.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오늘을 살자.  그래서 오늘도 난 블로그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