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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아무거나 시크하게 쓰기

허구와 현실의 사이에서 방황하다..

 

 

허구와 현실을 잘 구분하려면 타고난 능력이 필요할듯..

 

  난 타고나길 그 구분이 잘 안된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다락방에 온통 만화책을 펼쳐놓고 지냈고  지금의 전공도 순전히 그당시 인기있던 만화책 주인공의 영향으로 선택하게 되었다.  후회막심... 그때부터 현실과 만화는 완전 다르구나 하는 걸 깨닫게 된 첫번째 사건.

 

  그리고 두번째 어떤 영화인지는 생각나지 않는다.  초록의 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이룬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주인공, 그곳에서 한 남자를 만나고 그는 아주 멋지고 성실하며 게다가 착하기까지 하다.

  그런 멋진 인연을 만나려는 목적에 떠난 낯선 산길의 여행...그곳에서 우연한 만남을 가지지만 현실은 또 그렇게 엄청나게 영화와는 달랐다.

 

  그래서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너무 어린 나이에 허구(텔레비젼, 영화, 만화 등)를 접하는 건 좋지 않다고.. 그래서 어른들은 그토록 만화 같은 것들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고자 하나보다. 

  하지만 지금도 만화를 읽어도 뭐라 안하시고 어려서부터 주말의 명화를 함께 감상했던 부모님을 둔것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한때 왜 나를 어려서부터 그런 허구에 길들이게 했나 하는 원망도 해보았지만... 다양한 상상력과 허구의 재미를 느끼게 한 교육방침이 나는 좋다.  비록 허구와 현실을 잘 구분하지 못해서 때로 허구를 현실로 착각하여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구와 현실을 구분하는 능력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얼마전 누군가가 요즘 젊은 사람들은 참 개방적인가봐.. 라고 얘기를 했는데 그 얘기인즉슨  [내 깡패같은 연인]에 나오는 그네들의 하룻밤에 대해서였다.  이제 나는 많은 영화와 드라마, 책을 섭렵하여 허구에는 왠만한 방어책을 지니고 있다.  또 현실을 허구와 착각하지도 않는다.  그 영화를 보면서 나는 '아, 저런 상황에서는 저럴수 있겠다.  정말 잘못된 세상에 배신 당하여 외롭고 허전할 때 내맘을 알아주는 한 사람이 있다. 동병상련을 느끼는 상황에서의 위로같은 것' 말이다.  하지만 난 그 상황을 현실과 연결하지는 않았다.  그건 영화 속에서 시작하여 영화에서 끝나는 것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해석도 가능하겠단 생각을 했으며.. 그런 염려가 들었다.  내가 소개한 영화를 보고 현실로 착각하는 청소년에 대해서 말이다. 

 

  허구를 현실로 착각하면 어떡하지??   

  난 이제 내성이 생겨서 (물론 지금도 가끔 현실과 착각하여 두근거리기도 하지만 그건 그저 기분좋은 착각일 뿐이다) 왠만한 허구는 절대 현실로 착각하지 않는다.  만일 착각하더라도 그건 알면서 착각하고 싶어서 일부러 착각하는 것일뿐. 

  하지만 아직 판단이 미흡한 어린아이의 경우는 허구를 충분히 착각할 수 있다.  우리 청소년들이 일본만화를 많이 읽는다는데... 그렇다고 일본사람들이 그렇게 성에 개방적일 거라는 건 허구와 현실을 구분하지 않기 때문이고, 영화 속 미혼모의 삶이  해피엔딩으로 끝난다고 해서 실제 현실 속에서 미혼모의 삶이 그렇게 낭만적일 거라고 생각하는건 아니겠지.  포르노에서 보이는 것이 모두 현실일 거라고 정말 착각하는 건 아니겠지??

 

   허구는 허구로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눈을 길러야 한다.  그리고 재미없는 건 끌수 있는 채널거부권을 실행해야 할듯...  도대체 [김탁구]라는 드라마가 50.8%라는 시청율이 말이 되는가?  그건 딱히 볼게 없는 시청자들이 채널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서일듯...

 

   허구와 현실을 잘 구분하는 혜안이 요구되는 오늘날인듯하다.  왜냐하면 잘못된 허구가 판을 치는 유비쿼터스 시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