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회 1회>
1. 동대문 시장 (밤)
다양한 자동차 불빛의 번짐으로 가득한 화면. 오토바이 소리. 차소리. 경적소리. 화면 또렷해지면, 쓰레기차에 쓰레기를 넣는 사람들 등 복잡한 거리 풍경. 오토바이 소리 크게 난다.
선재 ; (퀵서비스 조끼 입은 채 물건 들고 자동차와 사람들 사이를 뛰어가며 통화하는) 아 예 퀵인데요.. 두타사백사호 샘플이요. 예 지금 출발하거든요. 30분쯤 걸릴거구요. 그쵸, 중간에 한번 전에 한번 전화할 거니까, 예 자리 비우지 말고 받으세요, 예 예. (물건 오토바이 뒤에 싣고 오토바이에 올라 헬멧 쓰고 출발한다)
차소리. 오토바이가 복잡한 거리를 빠져 나간다. 오토바이 가는 소리.
2. 마사지샵 (밤)
은은한 조명의 실내 모습. 마사지 하는 손.
E (혜원) ; 뭣보다 중요한 게.. 음악제 첫날 개막을 알리는 곡인데요. 가장 대중적인 베토벤 협주곡 5번으로 정했어요.
혜원 ; (침대 머리맡에 다소곳이 앉아 다이어리 보며) 그 곡은, 나폴레옹이..
이사장 ; (침대에 엎드려 마사지 받으며) 됐어. 들어도 외우지도 못해. 따로 적어주구.. 이번엔 누가 하는데?
혜원 ; 지위, 협연. 다 조인서 교수가 합니다.
이사장 ; 다른거 뭐 또 하나 하지 않아?
혜원 ; 2부 휘날레까지.
이사장 ; 흠.. 당신남편 배 좀 아프겠네. 모양새 나는건, 다 후배들한테 뺏기고.
혜원 ; 할수없죠 뭐어...
이사장 ; 그쪽은 다 질투의 화신들이라..
혜원 ; 뭐 그게 또 힘이죠.
이사장 ; 당신이 알아서 잘 달래겠지이..
마사지 받으며 잠든 이사장.
혜원, 마사지하는 사람을 보며 손가락으로 원장을 가리키며 입모양으로 자는 지 물어본다.
마사지하는 사람, 고개를 끄덕인다.
일어서서 조용히 나오는 혜원.
3. 미용실 한쪽 (밤)
핸드폰 문자 찍는 손가락.
E (선재) ; 근처에 왔어.
다미, 씽크대 앞 좁은 복도 벽에 기대 서서 핸드폰 보며 좋아서 미소 짓는다.
차원장, 씽크대 옆을 지나가다가 다미를 발견하고 머리를 작은 바가지로 때린다.
다미 ; (머리 만지며) 아앗!
차원장 ; 근무중에 딴짓 할래?
다미 ; (핸드폰 주머니에 넣으며 고개 꾸벅) 죄송합니다.
차원장 ; 나와! 샴푸손님 있어. (간다)
뽀루퉁한 표정으로 따라가는 다미.
4. 미용실 샴푸실 (밤)
혜원 ; (미용실 가운 걸친 채 걸어와 상사 보며) 이사장님 끝나기 전에 되겠죠?
차원장 ; 얼른 해드리께요, 끝에만 다듬는 거니까. (돌아서 다미 쪽 보며) 신경써서. 어.
다미 ; 네에.
샴푸의자에 앉는 혜원.
차원장 ; (혜원에게 인사하며) 그럼 편하게 하고 나오세요. (간다)
혜원 ; 네에.
혜원의 머리를 만지는 다미.
혜원 ; 이런 손님 밉죠? 다늦게.
다미 ; 아닙니다. (의자를 더 내려 침대처럼 만든다) 조금만.. 내려주세요.
혜원 ; 네 (몸을 약간 내린다)
다미 ; 타올 덮어 드리겠습니다. (얼굴에 타올을 덮고 샴푸로 머리를 감긴다)
다미, 샴퓨가 없어진 머리를 지압한다.
혜원 ; (눈 감은 채) 아우, 시원해. 아우. 지압을 참 잘하네요.. 하루종일 머리 아팠는데..
아우. 학생이에요?
다미 ; (지압하며) 졸업했어요, 실업고.
혜원 ; 용하다. 그럼 견습 끝나면 보조?
다미 ; 네에. 더 해드려요?
혜원 ; 아니. 충분해요.
다미 ; (수건을 가져와 머리에 씌우며) 잠시만요. 개수대에 목거리를 떨어뜨린다) 어! 하우. (수건을 맨 머리를 놓으며) 의자 세워드릴게요. (발로 의자를 세운다)
혜원, 수건 맨 머리를 잡고 앉게 된다.
다미 ; (개수대에 목거리를 들고 난감한 표정으로 여주에게 내밀며) 죄송해요, 이거.
혜원 ; (웃으며 목걸이를 다미의 손안에 더 밀며) 흐흐, 버려도 돼요. 만원주고 사서, 질리도록 했어. (일어서며) 아 시원해. 개운하다. 땡큐, 다미씨. (나간다)
5. 편의점 밖 (밤)
편의점 유리문 앞에 서서 컵라면을 먹는 선재.
그 옆에 나란히 서서 앞에 컵라면 하나 간이 시식대 위에 놓고 목걸이를 만지작거리는 다미.
두사람의 모습이 편의점 밖에서 유리문 앞이라 바로 보인다.
다미 ; 짝퉁이래에. 명품인줄 알고 열라 쫄았더니, 허무하게.
선재 ; (라면 먹으며) 하아, 진짜면 집에 두고 다니지, 빙신아.
다미 ; (남주 보며) 웃기시네에. 이동네 여자들, 스캔 장난 아냐아. 진짠가, 가짠가.. (목걸이를 만지며 고쳐보는) 아이..
선재 ; (보며) 야, 기냥 갖다 버려어. (목걸이를 뺏으려 하며) 니가 거지냐?
다미 ; (멀리 치우며) 아, 왜에에. 이쁜데. (목걸이를 주머니에 넣고 젓가락 뜯는다)
선재 ; 됐어? (라면 먹는)
다미 ; 응, 됐어. (라면 먹는다)
6. 편의점 밖 (밤)
선재 ; (껌 씹으며 오토바이 짐 싣는 곳을 앉을 수 있게 만들고 다미를 보는) 가자. (헬멧 쓰는)
다미, 껌 씹으며 헬멧 쓴 채 오토바이에 탄다.
7. 한강다리 도로 (밤)
차들이 달리는 도로를 달리는 오토바이.
오토바이 위의 두 명.
다미 ; (크게) 여기 세워봐아!
선재 ; 왜에?
다미 ; 다리 위에서 키스하면, 오래 간데에!
선재 ; 됐다 그래에.
다미 ; (선재의 헬멧을 툭 치며) 비싸게 굴지마아 새끼야아.
달리는 오토바이.
8. 예술관 전경 (아침)
감시카메라가 보이는 위엄 있어 보이는 예술관 건물 외경.
9. 예술관 복도 (아침)
악기 소리 들리는 복도를 외투 입고 목도리 하고 가방 들고 걸어오는 혜원.
예술관 직원 1 ; (복도 지나가며 인사하는) 실장님, 안녕하세요?
혜원 ; 좋은 아침.
10. 예술관 복도 다른쪽 (아침)
예술관 직원 2 ; (인사하며) 안녕하세요.
혜원 ; (가방을 팔에 걸고) 좋은 아침. (걸어가며 양손을 비빈다)
예술관 직원 3 ; 안녕하세요, 실장님.
혜원 ; 으응. (추운지 손을 입에 대고 김을 불며 걸어간다)
11. 실장실 (아침)
혜원 ; (문 열고 들어오며 여직원 보고) 안녕.
여직원 ; (문 옆 자신의 책상 앞 의자에 앉아 있다가 일어서 인사하며) 어, 어서오세요오.
혜원 ; (옷걸이 옆에서 목도리 풀며) 어우.. 춥더라아.
여직원 ; 네에?
혜원 ; (옷걸이에 목도리 걸고 외투 벗으며) 치마 입은 거.. 후회했어.
여직원 ; (여주 보고 놀라서) 어우!
혜원 ; (외투 걸며 여직원 보며) 왜에? (자기 아래를 내려다보면 속치마 바람이다)
여직원 ; 어우! (놀라서 입 손으로 가리고 일어선다)
혜원 ; 어우! (자기 모습을 보고 놀라 입에 손 대고) 아우, 내가 이래.
여직원 ; 어.. 실장님.. 용량 초과세요.
혜원 ; (어깨에 손 올리고 여직원 보며) 사진 한 방 찍어라. 스커트 하나 사다 놔.
여직원 ; 네에.
혜원 ; (제법 넓은 목도리 옷걸이에서 빼서 들고) 그때까진, 이걸로. 아이 참. 옷핀 하나 줘 봐. (목도리를 넓게 펴서 허리에 두른다)
여직원 ; 아 네. (옷핀 들고 옷걸이 쪽으로 걸어간다) 아 그래도 커서 다행이네요오.
혜원 ; 어. 두 번 너끈 감아진다. (옷핀 받아 고정시킨다) 사대표 사진 받았어?
여직원 ; 아니요.
혜원 ; (손은 옷핀 고정하면서 여직원 보면서) 뭐어?
여직원 ; 아니 최기사님도 지금 대표님 연락 기다린다 그러고.. 왕비서도 어제 퇴근이후로 모른다고.
혜원 ; (외투 입으며) 잡아야지.
여직원 ; 어디 계신지 아세요?
혜원 ; (나가며) 치마 짙은 회색.
여직원 ; 네에.
소파 위 가방 손에 걸고 나간다.
여직원 ; 다녀오세요오.
12. 거리 (아침)
거리를 달리는 흰차.
ㅌ (혜원) ; 전화 좀 받지.
차창 밖에서 보이는 혜원, 블루투스 끼고 운전 중이다.
혜원 ; 10분 안에 답 없으먼, 오혜원 방식대로 한다.
13. 호텔 입구 (낮)
호텔 입구로 들어오는 흰 차.
14. 주차장 입구 (낮)
주차장 안으로 들어가는 흰 차.
E (혜원) ; 나 도착했어. 올라가.
15. 호텔 복도 (낮)
혜원 ; (걸어가며 블루투스로 말한다) 누구랑 있던, 나는 상관 없는데.. 난처하면 지금이라도 내보내. 옷장에 숨기던가. (호텔 방 키 대고 들어간다)
16. 호텔방 (낮)
문 닫고 들어오면 거실에 널린 술병.
방쪽으로 걸어가는 혜원.
혜원 ; (노크하고) 나 들어간다. (문 열면 방 앞에 브래지어 등 속옷 널렸다. 들어가는 혜원의 슬리퍼에 걸리는 브래지어 끈)
17. 방 안 (낮)
혜원, 창 쪽에 걸어가 커텐을 젖히면 환한 빛이 어두운 방을 밝힌다.
혜원 ; (침대에 벌거벗고 누운 남녀 보며) 일어나시죠, 대표님. (휴대폰으로 사진 찍으려 하며) 이거 찍어서, 홍보용으로 쓰면 되겠네요.
서대표 ; (얼굴 조금 들고, 졸린 목소리로) 야, 너..
애인 ; 아 뭐야 이거?
혜원 ; (찍는다-휴대폰 카메라 소리-) 이만 퇴장해 주실래요? (나간다)
서대표 ; (다시 침대시트 당기며) 아아..
애인 ; (머리에 손 대고) 아아 씨이..
18. 거실 (낮)
식탁 위 커피 내리는 기계에 옆에 담겨져 있는 제품화된 커피 하나를 꺼내 넣는 혜원.
냉장고를 열고 오렌지쥬스병을 꺼낸다.
서대표 ; (가운 입은 채 방문에서 나오며 애인의 등에 손 대었다 떼며) 가아.. 끝나고 전화할게.
애인, 양복 입으며 나간다.
혜원 ; (약간 크게) 안녕히 가세요, 초면에 실례가 많았습니다아.
서대표 ; (식탁 앞으로 걸어오며) 뭐니 오혜원 너? (식탁 의자에 앉으며) 니 남편이먼, 어쩔뻔 했어?
혜원 ; 그러게 왜 전화를 안받니? 누구랑 무슨짓을 해도 연락을 끊으먼 안되지, 우리사이에.
서대표 ; 이게 대체 무슨 짓이냐고오?
혜원 ; (오렌지쥬스 따른 컵을 서대표 앞에 탁 놓으며) 너야말로 무슨 짓이야아? 고래등같은 니집 두고. 미용실, 사진 다 한시간씩 늦춰 놨어. 최기사 대기하라 그랬구. (보온병 들어 보이며) 어, 커피는 차에 넣어줄게. 난 너 차 타는 거 봐야 안심이 되겠어. 마시고 얼른 씻어.
서대표 ; (머리를 손으로 모으며) 속쓰려, 부드러운 거 줘.
혜원 ; (블만스런 표정으로 보며) 가지가지 한다. (몸 돌려 냉장고 문을 연다)
서대표 ; 연봉 일억짜리 기획실장이라는 게, 한다는 짓이.. 겨우 상사 뒤나 졸-졸..
혜원 ; (한손에 컵 들고, 한손에 스텐레스 병 들어 보이며) 바로 이런 짓? 흠, (따르며) 너같은 애 친구겸 시녀노릇이 쉬운 줄 아니? (컵에 숟가락 넣어 주며) 내년에 20% 올려달랠 참이야. (먹는 서대표 보며) 허우.. 이러다 큰코 한번 다치지. 어? 그것도 다 내탓이라 그럴거 아냐.
서대표 ; (먹으며) 당근. 한마담귀에 들어가먼, 니가 일러 바친거지
혜원 ; (팔짱끼고 비스듬히 서서) 인제 그만 졸업해, 현장 들키기 전에. 너라고 마냥 안전할거 같애? 윤리 도덕이 괜히 있겠어? (커피 따르며) 도로교통법을 잘 지켜야 인생길에 사고가 안나지.
서대표 ; (숟가락 큰소리나게 탁 놓으며) 훈계할래?
혜원 ; (탁 놓고 돌아서 걸어와 사대표 어깨를 만지며) 안 먹을거면 대충 걸치고 나와. 늦었어.
서대표 ; (일어나 걸어가며) 너 진짜 재수없어.
혜원 ; (서대표 뒤를 따라 걸어가며) 할래먼 진짜 사랑을 하던가아?
서대표, 뒤돌아서 혜원의 뺨을 세게 때린다
혜원 ; (뺨을 손으로 잡으며) 아하. 하아 하아. (보며) 니 손 진짜 매워,
서대표 ; 진짜가 뭔데 이 기집애야? 넌 진짜로 강준형이랑 사랑해서 바람 안펴!?
혜원 ; (뺨 손으로 잡은 채 가며) 얼른 옷 입고 나와.
서대표 ; (혜원 쪽으로 와 벽에 기대서서) 지가 더 가짜면서. 니 남편 허당인 거.. 내가 안다.
혜원 ; (진동소리 나는 전화기 들고) 어 세진씨. (걸어와 냉장고 문을 열고 커피캔 하나 꺼내 얼굴에 댄다)
서대표 ; (벽에 기대서서 혜원 뒷모습 보면서 머리카락 넘기며) 니꺼 진짜 뭐 있어? 너가 사는 집도 우리꺼, 차도 우리꺼, 가정부도 우리꺼.
혜원 ; (전화기 들고 한손으로 커피캔 뺨에 댄 채) 어 걱정하지마, 같이 있어.
몸 돌려 가는 서대표.
전화 끊고 커피캔 뺨에 대고 표정 굳은 채 서 있는 혜원.
19. 주차장 (낮)
차 뒷자석에 옷 걸고 차문 닫고 앞에 타서 시동 거는 운전기사.
타는 서대표.
혜원 ; (차문 열고 커피포트 넣어주며) 기분 좋게 꽃단장하고, 이쁘게 찍어, 최대한 빨리. 오늘안으로 인쇄 넘겨야 해. 참, 저녁때 한남동도 있는 거 알지?
서대표 ; 나 어제 너랑 있었다. (선글라스 쓴다)
혜원 ; 그건 안되지이. 그럴려면 거짓말 수백개를 해야 하는데? (문 닫는다)
가는 차.
혜원 ; (걸어가며 블루투스로 통화) 어어, 나 지금 출발해. (차문 삑, 열고 타며, 숨찬 목소리로) 출연자들한테 파일 보내서.. 틀린데 없나 확인해 달라고 그래. 약력 철자 그런 거. 어, 보고서 다 챙겨놓고오.
20. 아트센터 이사장 비서실 (아침)
컴퓨터 보며 일하는 비서.
21. 아트센터 이사장실 (아침)
안경 쓰고 서류를 보고 있는 이사장.
혜원 ; (다이어리 들고 옆에 서서 몸 약간 숙여 서류 보며 공손하게) 다시 한번 확인하시구요.. 혹시 틀린데 있다고 생각하시먼..
이사장 ; (혜원 보고 서류에 눈 돌리며) 음 없어. (다시 혜원 보며) 얼굴 왜그래?
혜원 ; (손으로 뺨 만지며) 아허, 볼터치를 좀 과하게.
이사장 ; 영우 걔 손찌검하는 버릇 좀 고쳐 놓지?
혜원 ; 뭘 그렇게 다 아세요?
이사장 ; 나를 키운 건 팔할이 정보야. (다시 서류 넘기다가 사진 없는 곳 보며) 이건 뭐니? 왜 얘 사진만 없어?
혜원 ; 지금 찍고 있을 거예요.
이사장 ; (혜원 보며) 아무 사진이나 쓰면 되지, 뭘 새로 찍어? 누가 무슨 뭐 대표 얼굴 보고 오나?
혜원 ; 음악제 큰잔치잖아요. 화사하게 나오면 좋죠.
이사장 ; 어휴. (안경 벗어 놓고 일어서서 소파에 가며) 요즘은 뭐.. 누구 모델 만난대지? 포르쉐 사다 받쳤다며? (소파에 앉는다)
혜원 ; 글쎄요.. (따라 걸어가 옆 소파에 앉는다)
이사장 ; 걔네 부부 참 잘 만났어. 걔 남편은 비엔나 음대생한테, 아파트 사줬대더니..
22. 사진관 (아침)
서대표 ; (하얀 의상 입고 조명 켜진 쪽으로 걸어가며 통화) 언제 와요? 애들 만났어? 흐흐. 어? 뭐 그런 사소한 걸 물으시나아.. 큰일 하시는 분이. 어제느은.. 직원들이랑 음악제 준비, 의논하다 늦어져서, 그렇게 잠들었고. 오늘은 아빠 집에 마작하러 가아. 시차 맞추기 귀찮으니까 전화 사절. 귀국해서 봐요. 어어. (전화 끊고 시큰둥하게 의자에 앉는다)
서대표 주위에 3-4명 서서 조명 등 맞춘다.
서대표 ; 주작가.
E (주작가) ; 네에, 대표님.
서대표 ; 한마담보다 이쁘게 찍어줘어. 사진빨로 젊은척 하는거 진짜 눈꼴시어.
23. 이사장실 (아침)
투명한 가리개를 통하여 소파에 앉아 커피 마시는 이사장과 혜원의 모습 보인다.
혜원 ; (패드 들고 보며) 오후 세시, 박물관 일정은, 불참통보 했구요. 회장님 소식은 일곱시. 전 그전에 갈게요.
이사장 ; (커피잔 들고) 꼭 와아. 그거 재밌어하는 사람 아무도 없어. 내가 돈 많이 잃어주께.
혜원 ; 헤으 좋죠.
점점 이동하는 카메라, 가리개 없이 두사람 모습 보인다.
이사장 ; 서영우 분탕질 감추느라 고생하는 거, 나라도 보상해 줘야지? 하어. (커피잔 테이블에 놓고) 따지고 보먼, 다 내집안 수치 아니니? 법적으로 엄연히 모녀지간인데, 그러고 다니는 거, 회장님 아실까봐 걱정이야. (사이) 이렇게 얘기하면 백프로 가식. 걔지분 다 뺏어서 나한테 넘겨줬으면 하는게, 내 진심. 걔 대표랍시고, 여기 드나드는거, 점점점 눈에 거슬려.
혜원 ; 설마요.
이사장 ; 설마는? 영우자리 싫어?
혜원 ; 그말씀, 덥석 믿을까요?
이사장 ; 여우.
혜원 ; (웃는) 흐어.
24. 실장실 (아침)
혜원 ; (문 열고 들어서며) 아우, 기운 빠져. 다리가 다 후들거리네에. (문 닫고 자리로 걸어온다)
실장실 여직원 ; (실장실 책상 앞에 서서 핸드폰에 대고) 잠시만요, 방금 들어오셨어요. (전화기 내려 손으로 막고 혜원에게) 강교수님이세요. 여러번 울려서, 제가 그냥, 꺼내서 받았는데.. (혜원에게 전화기 건넨다)
혜원 ; (전화기 귀에 대고 걸어가며) 아 여보, 미안. 이사장실 보고가 길었어어. (소파에 앉으며) 어 시안 받았구나. 당신 페이지 뭐 틀린 데 없.. 음?
25. 강교수실 (아침)
강교수 ; (책상 앞 의자에 앉아 팔꿈치 책상에 괸 채 핸드폰 귀에 대고) 왜 그놈만 지 제자랑 출연하냐구? 나는 제자 없냐? 독주는 한 곡도 없이 딸랑 3중주에나 끼워넣고, 어? 말이 돼? 나 언젠가 한번은 이 얘기 꼭 할려고 했는데 말이야. 우리, 부부 맞니? 한 팀 맞어? 쓸만한 애 나오먼 꼭 조인서한테 보내고 말이야
26. 실장실 (아침)
혜원 ; 당신까지 왜이래에? 민학장한테 다 들은 줄 알았지이.. (일어서서 책상 앞으로 걸어가 의자에 앉으며) 몰랐데도 그렇다. 나 아침도 못먹고 나와서 아주 너덜너덜.. (손으로 이마 짚으며 듣다가) 아우 그렇다니까 민학장이 적극 밀었어.. 여보, 정말 미안한데에.. 있다 집에서 얘기하면 안될까? (사이) 나 지금 너무 무지 피곤하거든. 음. 미아안.. 아, 좀 늦을 거야.
27. 학장실 (낮)
소파에 앉은 두 사람. 민학장 소파에 느긋하게 등 기대고 다리 꼬고 앉아 위에 올린 발을 까딱거린다.
강교수 ; (앞으로 바짝 몸을 당겨서 앉아) 그러지 않아도 조인서 추종자가 날로 늘어가는데에.. 지민우랑 둘이서 음악제 무대 올라보세요, 젊은애들 미친듯이 열광하죠. 그런식으로 차이가 커지면, 학내 분위기 다아.. 망가져요. 아니, 학장님한테도 좋을 게 없구요.
민학장 ; 사람 참 천진난만하기는. 하긴 뭐 그게 자네 매력이지이. (몸을 앞으로 다가 앉으며) 현실적으로 생각하자고오오... 그친구 그렇게 잘 놀게 해줘야 우리가 자유롭지이.. 우리 할일이 아주 많아요, 내년도 입시 아직 안 끝났어. 정시 남았잖아아. 게다가 그거 끝나면 이사회고.
강교수 ; (다급한 어조로) 글쎄 그러니까 더더욱..
민학장 ; 날 믿어어어. 내가 그림 크게 그리고 있어요오. 있다 저녁때 한남동 가면 뭔 말씀 이 있을 거야. 참 자네도 같이 가지 그래? 와이프가 고정멤버 아냐?
강교수 ; 전 아직 거기 못 낍니다. 그런 것 할 줄도 모르고.
민학장 ; 그렇구나. (일어나며) 아무튼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 어? (문을 열어 놓고 그 옆에 서서 기다린다)
강교수, 마지못해 일어나 인사하고 문을 나간다.
강교수 등을 툭 두드리고 문 닫고 소파로 오는 민학장
28. 복도 (낮)
나란히 걸어가는 강교수와 조교.
강교수 ; (다급한 어조로) 최근 삼년 거 다아 찾아봐. 전국대회 결선, 각종 영재 오디셔언.
조교 ; 결선만요? 예선 탈락자도 잘하는 애 많은데.. 유투브에 동영상 올린 애들 중에..
강교수 ; (멈춰서 화난 목소리로 크게, 짜증스런 표정으로 조교 보면서) 그러던가 그럼! 아무튼 빨리.
조교 ; (주눅 들어) 네에. (다른 방향으로 간다)
강교수 ; (다시 걸어가며) 아우.
맞은편에서 나란히 서류철 보며 얘기하면서 걸어오는 조인서와 지민우.
보고 섰는 강교수.
지민우 ; (미소 띠고 인사하는) 어, 안녕하세요, 교수님.
강교수 ; (밝게 웃으며 팔 들어 손 인사) 어어, 민우야!
조인서 ; 수업 있어요?
강교수 ; 어. 이번에, 둘이 뭐 같이 한다며?
지민우 ; 네에.
강교수 ; (미소 띠고) 스승과 제자가 같은 무대라,, 거 참 보기 좋겠어?
조인서 ; 잘해야 좋지 머. 맞춰 보는 중이예요.
강교수 ; 기대할게. (지민우의 팔을 격려하듯 두어번 치고 가는)
지민우 ; (꾸벅 인사하며) 고맙습니다아!
조인서 ; 가세요.
강교수, 돌아보지 않고 팔만 들어 인사.
악기 소리.
29. 음악 연습실 (낮)
악보판 앞에 두고 앉아서 각자 악기(바이올린, 체로, 피아노 등) 가지고 음 맞추고 있는 학생들.
강교수, 문 열고 들어오자 멈추는 학생들.
강교수 ; (짜증스럽게) 거 튜닝 좀 미리 해두면 안되냐? 이 쓰레기들아!
30. 교수실 (낮)
의자 등받이에 뒤로 쭉 몸을 기대고 책상에 다리 꼬아 올리고 눈감은 채 한숨 쉬는 강교수.
조교 ; (CD 여러개 양팔에 쌓아 들고 발로 문 열고 들어오며) 교수님, 말씀하신 거 갖고 왔습니다. (CD를 책상에 놓는다)
강교수 ; 아, 이렇게 가져오면 어떡해? 하나로 모아 줘야지. 유에스빈 뒀다 뭐하냐?
조교 ; 저, 빨리 갖고 오라고 하셔서요. 웹 상에 있는 건 여기, 담았습니다. (주머니에서 유에스비 꺼내 책상에 올린다)
강교수 ; (다리 내리며) 아우 수고했다. (일어서며) 어디 좀 담아라, 갖고 들어가게. (양복저고리 입는다)
조교 ; 아, 예에.
31. 실장실 (낮)
문 열리자 허리에 둘렀던 목도리 풀다가 ‘어머’하며 화들짝 놀라는 혜원.
여직원 ; (문 열고 들어오며) 어, 인쇄 넘겼어요, 이제 초대장만 발송하면 돼요.
혜원 ; (치마 입으며) 굿 자압! 난 하나 더 남았어. 한남동. (힘겹게 치마 입으며 치마 자크 올린다)
32. 한남동 집 복도 (낮)
샹들리에가 켜져서 빛나는 길고 높은 복도.
첼로(?) 연주곡이 들린다.
33. 한남동 거실 (밤)
첼로 연주곡 흐르는 실내.
두 개의 테이블에 사람들 모여 앉았고, 탁자에는 마작이 놓여 있다.
한 테이블엔 회장과 서대표, 민학장, 이사장이 앉아서 마작 준비 중이고, 다른 테이블엔 회장을 등지고 혜원이 앉았고, 셔츠에 넥타이 맨 남자 둘과 여자 한 명 둘러 앉아서 마작 준비 중이다.
몇 명의 도우미, 주변에 서 있다.
서대표 ; (마작돌 자신의 앞에 세워 놓으며) 이것 좀 전동 세트로 바꿔 아빠, 그게 편하잖아.
회장 ; (마작돌을 자신의 앞에 길게 놓으며) 손으로 쌓야 맛이지. 자, 오늘은 토너멘트다. (뒷 테이블로 몸 가까이 하며 뒤의 혜원 향해 손들며) 오실장, 그쪽거 다 긁어다, 나한테 바칠 생각해.
혜원 ; (장난스런 어투로, 회장 쪽으로 몸 살짝 뒤로 젖혀 입에 손 대어 목소리 울리게 하여) 어쩌나요? 저는 회장님 돈이 목푠데..
사람들 ; 오우! 허허허허허 허허허
이사장 ; 걱정마, 내가 판돈 키워 놓으께.
사람들 ; 하하하
서대표 ; 뭔가, 의미심장하네. 하수인 시켜서 서씨집안 주머니 털겠다는 거 아냐아..
이사장 ; 왜그래? 서운하게.
회장 ; 싸우지들 마. 내가 제일 사랑하는 두여자가 그럼 쓰나. 아 둘다 내옆에 앉혀놓고, 즐겁게 놀 양으로, 이거 가르쳤는데.
이사장 ; 그러게요오오..
민학장 ; 자 그럼 탑탠 하지죠, 회장님.
회장 ; 어 내가 친이지. (마작돌을 만지작하며) 또.. 보자 (마작을 하나 앞으로 내 놓는다)
이사장 ; (어느걸 내놓을지 고민하듯) 아암...
혜원, 팔꿈치 책상에 대고 앉아서 마작돌 하나 앞에 내놓고 미소 띤다.
34. 혜원집 서재 (밤)
CD를 넣고 돌리는 손. 컴퓨터 폴더를 열어 클릭하면 빨간 드레스 입은 여자가 피아노 연주를 하는 동영상이 구동된다.
피아노 치는 소리.
CD를 빼고 또 다른 CD를 컴퓨터에 넣는 손, 강교수다.
의자에 앉아 컴퓨터 본다.
피아노 치는 남자의 손.
헤드폰 쓰고 보는 강교수.
35. 한남동 거실 (밤)
탁자 하나에 모여 앉은 혜원과 서대표, 민학장, 회장.
혜원 ; (마작돌을 탁자에 놓으며) 이만 드릴게요, 회장님.
회장 ; 아이구야아.. 퍽일세. (마작돌을 놓는다)
혜원 ; (양팔 올려 괴성) 만세에에!
회장 ; 에이릴리, 당신이 빠지니까 내가 힘을 못쓰지 않나..
이사장 ; (회장의 뒤에 서서 어깨와 팔을 주무르며) 응원하고 있잖아요 여기서어.
서대표 ; (마작돌 내며) 그 누구의 릴릴까아?
회장 ; 그걸 내면 어떡하냐아?
서대표 ; (마작돌 내려놓고 팔짱끼고 의자에 기대 앉으며) 혜원이 너 다해라.
회장 ; 니가 오늘 아주 컨디션이 난조구나.. 음?
이사장 ; 서대표가.. 요즘 오죽 바빠야죠. 음악제 때문에 요새, 거의 매일 밤새요오.
민학장 ; (마작돌 주어가며) 어부지리네.
혜원 ; (마작돌 내며) 육.
사람들 ; 음? 으음?
혜원 ; (마작돌 모두 놓으며) 실버 되시겠습니다아.. (손 모아 입 만지며) 하하하하하
다들 박수치며 웃는다.
민학장 ; (혜원의 모아놓은 마작돌 줄 손으로 만지며) 이러언..
서대표 ; 뭐야 이거어..
이사장 ; 자자자, 뭐 좀 먹고 계속 할까요? 내가 전복소면 내올게요. (간다)
회장 ; 오실장이 아주 재미지게 한다, 어. 잃어도 아깝지가 않아.
혜원 ; (경쾌하게) 그만 정산해주세요, 현찰루요.
서대표 ; 뭘 먹고 그렇게 잘하니? (일어난다)
혜원 ; 예습 복습이 진리이..
마작독 섞는 민학과 회장.
36. 부엌 (밤)
이사장 ; (국 떠먹어 보더니) 됐네. 간 더하지 말구, 양념장 곁들여서 나가요. (간다)
37. 화장실 거울 앞 (밤)
거울 보며 미스트 뿌리고 머리 만지는 이사장.
서대표 ; (들어와 옆에 서서, 이사장 똑바로 보며) 이 서영우가 일하느라 잠 못잤단 말, 니 코뀄다. 그뜻이예요?
이사장 ; (보며) 무스은. 어른 걱정하시니까 그렇지. 내말 믿으시잖아. 이제 주변정리 좀 해에에.. 여자 나이 마흔이 넘으면, 품격이 최고의 매력이야아.
서대표 ; (손 씻으며) 나 이거 진작부터 묻고 싶었는데에.. 릴리 한, 한 마담? (보면서) 당신 민학장하고 어떤 사이야?
이사장 ; (무슨 소린가? 보며) 으음?
서대표 ; 왕년엔 고객. 현재는, (새끼 손가락 들어 보이며) 애인?
이사장 ; (서 대표의 머리카락 잡아 채며) 쌍년아, 뭐어?
서대표 ; (비명) 아앗!
이사장 ; 다시 말해 봐.
서대표 ; 놔아.
이사장 ; (머리카락 잡은 채 화장실 안으로 끌고 가며) 이 미친 것!
서대표 ; (머리카락 잡힌 채 끌려가며 비명) 아앗!
39. 화장실 거울 앞 (밤)
혜원 ; (화장실 들어오며) 나오세요오. 후반전.. (놀라서 입 벌리고 급히 뛰어 들어간다)
40. 화장실 안 (밤)
이사장이 서대표의 머리를 변기 안에 넣고 위에서 누르고 있다.
서대표 ; (잦은 비명) 아윽.. 아윽..
혜원 ; (놀라 급히 들어오며) 아, 세상에! 아, (이사장의 팔을 잡고 말린다)
이사장 ; (계속 서대표 머리 눌러 변기물 먹이며) 놔아! 문 닫어. 오늘 끝장 본다, 아주.
서대표 ; 아윽 아윽 아윽 아윽
혜원, 이사장 팔을 잡고 당겨 말린다.
이사장 ; (계속 물 먹이면서) 오천만 팔천만이 다 아는 얘길, 누가 지입으로 떠들어!
혜원 ; (진땀 흘려 말리며, 긴장하여) 회장님 들으세요오!
서대표 ; 아윽 아윽 억 억
이사장 ; 놔아, 나 이 돌대가리, 참고 물 멕여 버릴거야.
E (회장) 릴리이!
서대표 ; 으윽 으윽 으윽
혜원 ; (이사장 당기며) 아, 제발 그만 좀..
서대표 ; 아윽 헉
E (회장) ; 뭐하나 릴리이!
이사장 ; (손 놓고 나가며) 네에 여보오..
물병 들고 화장실 안에 다시 들어가는 혜원.
서대표 ; (일어서 머리 변기 옆의 거울 보고 머리 만지며) 어억..
혜원 ; (뒤에서 서대표의 머리 빗어주며, 낮게) 둘이 똑같애!
서대표 ; (혜원의 손 뿌리치고 보며) 너 대체 누구편이니?
혜원 ; (약간 흥분하여) 나야 언제나 내편이지. (밖을 한번 보더니) 웃으면서 나가.
서대표 ; (머리카락 한번 쓸어 올리며) 역하다. (혜원을 몸으로 치고 나간다)
지쳐 세면대 잡고 가쁜 숨 쉬는 혜원.
41. 혜원집 앞 (밤)
골목으로 들어오는 혜원의 흰 차, 차고 앞에서 차고 문 열리고 들어간다.
42. 차고 안 (밤)
강교수의 차 옆에 들어가는 혜원의 차. 차에 앉은 채 차고 문을 닫는 혜원.
한숨 쉬고 한동안 운전석에 앉아 있는 혜원.
혜원, 차 문을 열고 나와 닫고 삑 잠그고 걸어간다.
43. 거실 (밤)
거실에 터덜터덜 들어오는 혜원.
E (가사 도우미) ; 교수님 서재에 계신데. (혜원 뒤에 따라 들어온다)
혜원 ; (목도리 풀며 걸어가며) 기운 좀 차리구요.
44. 부엌 (밤)
식탁 앞에 서서 맥주캔 마시는 혜원.
도우미 ; 무슨.. 안 좋은 일?
혜원 ; (마시던 맥주캔 들고) 허, 안좋긴요, 어려울 뿐이죠. (검지 올려 보이며) 요거 하나만 더 할까?
가는 도우미.
혜원, 맥주 마저 마시고 힘들어 장식대 짚고 섰다가 식탁 앞 의자에 가서 앉아 힘든지 고개 약간 숙이고 있는다.
가사 도우미, 와서 맥주캔을 혜원 앞에 놔주고 옆에 선다.
혜원 ; (캔 따서 마시고 식탁에 놓고, 턱을 손으로 닦으며 숨 내뱉는다) 아흐, 쉬운 일이 없어. (도우미 돌아 보며) 흐음, 그쵸?
가는 도우미.
맥주 마시는 혜원. (으음)
45. 서재 + PC 방 (밤)
강교수 ; (헤드폰 쓰고 컴퓨터 보며 혼잣말) 아흐 없다, 없어. 이렇게 없나아? (컴퓨터 화면 스크롤하며 본다)
컴퓨터 화면에 클래식 갤러리, 진짜 우승자는 나천재.. 라는 기사 스크롤하면, 피아노 치는 선재의 손 보인다. 피아노 연주음 약하게 들리고.
문 열리는 소리에 문쪽 보는 강교수.
문으로 혜원 들어오는 거 보고 다시 컴퓨터 보는 강교수.
혜원 ; (강교수 옆에 서서 한손으로 강교수의 한쪽 어깨에 손 올리리며 의자 등받이에 걸터 앉아 헤드폰 들고 속삭이듯) 당신 여태 삐져 있구나. (어깨 주무르며) 너무 그러지마아.. 당신은 나같은 와이프도 있잖아아. 정 속상하먼, 당신도 이쁜 제자 하나 키우던가아? 입시레슨 같은거 하지 말고.
강교수 ; (혜원의 손을 치우며, 화면 속 선재의 피아노 치는 손 보다가, 화내며) 아유, 미친 놈이 피아노로 개그하나아.. (화면 끄는 버튼 누른다)
혜원 ; (컴퓨터 화면 보며) 잠깐만. (재생 버튼 누른다)
강교수 ; (짜증스런 어투로) 뭐가아?
피아노 치는 선재의 손.
혜원 ; 미친놈이 아니라, 아픈 놈이야아.. 여 봐바. 약지 떨리는 거, 아픈 손이야.
피아노 치는 선재의 손, 화면.
강교수 ; (혜원에게 얼굴 돌리고, 짜증 나서) 원 별. 서툰 거지, 미숙한 거라고. (헤드폰 책상에 놓고 일어서서 혜원에게 섭섭함에 화나서 큰소리로) 지민우 같은애들 왜 나한테 안 보내냐고! 어 당신이 뽑은 애면 당연히 나를 줬어예지.
혜원 ; (강교수 팔을 살짝 잡아 옆으로 비키게 하고, 의자에 앉는다) 비켜 봐봐. 얘한테 해줄 말이 있어. (컴퓨터 화면 본다)
강교수 ; 아후 (나간다)
혜원, 시선 컴퓨터 화면에 두고 컴퓨터 자판 두드린다.
컴퓨터에 클래식사이트 회원로그인 화면 뜨고, 아이디와 비번 적힌다.
로그인 되어 입장하는 음, 들린다.
혜원, 화면 보며 자판 두들긴다.
자판 두들기고 마우스로 클릭하는 혜원의 손.
F (혜원) ; 님 혹시 건초염?
켬퓨터 화면 보인다. 채팅창에 닉네임 악귀라고 뜨고 옆에 “님 혹시 건초염? 빨리 병원 가보셈”하고 글자 뜬다.
자판 치는 선재의 손.
화면 채팅창에 글자 적힌다.
F (선재) ; 엣, 관심 감사. 어케 알았음?
약간 미소 띠고 화면 보다가 자판 치는 혜원.
컴퓨터 화면 채팅창에 글자 적힌다.
F (혜원) ; 경험자. 그것 땜에 관뒀다는.
자판 치는 선재의 손.
나천재라는 닉네임의 채팅창에 글자 적힌다.
F (선재) ; 나 94년생. 형이라고 불러두 됨?
컴퓨터 보는 혜원의 얼굴, 약간 흥미롭고 가소롭다는 표정.
F (혜원) ; 당근. 허 94년생이먼, 핏덩이네에.
선재의 채팅창 화면.
F (선재) ; 형은?
생각하며 눈동자 굴리는 혜원의 얼굴.
F (혜원) ; 나? 25세 백수. 넌? 전공자야? 음대생?
클릭하는 혜원의 손.
혜원의 클릭되는 채팅창.
자판 치는 선재의 손.
F (선재) ; (약간 단호한 어조) 스펙 없음. 형은 있어 보임.
화면 보고 미소 짓는 혜원, 자판 친다.
F (혜원) ; 대학원생. 흠, 완전 잉여지.
자판 클릭하고 의자에 등 기대로 앉아 화면 본다.
강교수 ; (들어와 혜원 보며) 뭐하고 있어어?
혜원 ; (피식 웃으며, 약간 풀린 목소리로) GM 이거 은근 잼있다아.. 나 지금 25세 백수 행세 중.
강교수 ; 취했냐아?
혜원 ; 쪼금.
강교수 ; (쩔쩔 매는 목소리로) 저.. 민학장, 뭔말 안해?
혜원 ; (힐긋 남편 보며) 당신도 마작 배우래에. 멤버로 추천하겠다고.
나가는 강교수.
혜원 ; (강교수 뒷모습, 못마땅한 표정으로 보다가 다시 다가 앉아 컴퓨터 본다) 인생, 속편한 게 젤. 스펙 따위 소용 없음. 굶지만 말구, 음악 즐기면서 사셈.
악귀의 채팅창 보인다. 입력 누르는 마우스 표시.
선재의 뒷모습과 입력되는 채팅창, 동시에 보인다.
F (선재) ; 흐흐흠.. 근데, 나 쫌 치나요?
컴퓨터와 보는 혜원의 얼굴.
F (혜원) ; 쫌 치는놈들, 많다.. 병원이나 가봐아. 잘하는데 말해 줄게.
선재의 뒷모습과 입력되는 채팅창, 동시에 보인다.
F (선재) ; 오우, 진짜?
컴퓨터와 보는 혜원의 얼굴.
F (혜원) ; 김우배 정형외과. 신당동 사거리.
선재의 뒷모습과 입력되는 채팅창, 동시에 보인다.
F (선재) ;막귀형이 소개했다 그러믄 알아요? 본명 물어보면, 실례?
약간 침울해지는 혜원의 표정.
선재의 채팅창에 회신 누른다.
F (혜원) ; 나는 본명도 가짜.
엔터 누르는 혜원.
선재의 뒷모습과 입력되는 채팅창, 동시에 보인다.
F (선재) ; 헐.. 쎄다.
46. PC방 (밤)
여러 사람이 컴퓨터 하고 있는 조명이 어두운 PC방.
주머니에 손 넣고 들어와 사람들 사이에서 뭔가를 찾다가, 선재를 발견하고 다가와 뒤에 서는 다미.
다미 ; (옆에 앉아 컴퓨터하는 친구와 선재의 머리를 손바닥으로 살짝 치며 한심하다는 어조로) 어유우. 아유 진짜 (옆에 앉는다)
채팅창 보인다.
F (혜원) ; 꼭 가봐. 효과 볼 거야.
타이핑하는 선재 손.
채팅 창 보인다.
F (선재) ; 감사.
47. 서재 (밤)
스탠드 켜져 있는 책상에서 타이핑하는 혜원 모습.
F (혜원) ; 결과 보고해에.
화면 보는 혜원.
48. PC 방 (밤)
다미 ; (컴퓨터 화면 보며, 선재에게) 뭔데? 누구야?
선재 ; (컴퓨터에 시선 둔 채 자판 치며) 있어어.
다미 ; (선재 보며) 집에 안 가?
선재, 웃는 표정으로 컴퓨터 본다.
채팅창에 “이만 자라. 또 보자.”라고 뜬다.
컴퓨터 화면 보며, 미소 띠고 자판 치는 선재.
채팅창에 “옙” 하고 뜬다.
컴퓨터 화면 보며, 씨익 웃는 선재 얼굴.
49. 침실 (밤)
부분 조명 켜진 침실에 문 열고 들어와 강교수 잠든 침대 발치를 지나 욕실 방향으로 터덜터덜 걸어가는 혜원.
50. 욕실 (밤)
암전. 화면 점점 밝아지면,
목욕 가운 입고 서서 거울 보며, 클린싱 크림 손에 바르고 화장대에 놓고, 얼굴에 바르다가 멈추고 생각하는 혜원.
E (서대표) ; 니가 더 가짜지 기집애야. 니남편 순 허당인거.. 내가 다 안다. 뿐야? 니거 뭐 있어. 너 사는 집, 차, 다 우리 거. 저여자한테 충성한다고 내자리가 니꺼 될 줄 알아?
E (이사장) ; 그자리, 싫어?
혜원 ; 그럴 리가. (크린싱 크림 얼굴에 바른다)
51. 아파트 앞 (낮)
아파트 앞 마당에 놓인 오토바이.
헬멧 한쪽 팔에 끼고 아파트에서 나와 오토바이에 헬멧 놓고 서서 핸드폰 꺼내어 문자 치는 선재.
52. 실장실 (낮)
일정에 관한 메모가 잔뜩 붙은 칠판에 뭔가를 기록하는 여직원.
문자 오는 소리.
의자에 앉아 옆에 놓인 핸드폰 들지 않고 그냥 보는 혜원.
E (선재) ; 막귀혀엉. 정말 감사. 받고 있어요. 그 병원 좀 짱인듯. 무지 싸고 친절함. 형한테 막 자랑하고 싶어짐. 언제 현피 한번 떠요, 나는 수도권 어디나 한시간내 도착 가능.
옆으로 걸어가 혜원 책상에 뭔가를 놓는 여직원.
혜원 ; (서류 보며 여직원에게 무심한듯) 현피가 뭐야?
여직원 ; (갑자기 놀라서) 네에? 아아, 게임하는 애들끼리요.. 직접 만나서 붙자, 뭐 그런.. (여전히 서서 메모에 뭔가를 쓴다)
혜원 ; (옆에 놓인 핸드폰에 문자 하는) 바쁨. 알바 중. (몸 바로 돌려 책상위 서류 본다)
문자 오는 소리.
보는 혜원.
E (선재) ; (상큼하게) 오케이. 나도 알바 가요.
53. 미용실 (낮)
서대표 뒤에 서서 머리 보는 차원장.
약간 떨어져 서 있는 미용실 보조.
서대표 ; (머리하는 의자에 앉아) 차 원장도 오늘 올거야?
차원장 ; (서대표의 등받이가운 벗겨주며) 네에.. 이사장님이 초대장 주셨어요. 백선생님이랑 같이 갈 참이예요.
서대표 ; 백선생이먼.. 그.. 단골 역술인?
차원장 ; 거기 딸이 피아노 하잖아요.
들어오는 이사장.
차원장 ; (이사장 보며 살짝 놀라) 어, 일찍 오셨네요?
이사장 ; (서대표 뒤에 서서) 으음, 그러게. (서대표 보며) 오늘 아주 이쁘네에..
서대표 ; (못마땅하여) 무슨 스케줄을 이렇게 잡아아? (화내며) 특실에서 고객끼리 이렇게 막 마주쳐도 되는 거야?
차원장 ; (고개 약간 숙이며) 죄송합니다..
서대표 ; (일어나서) 이분 다들 조심해요오, 여차하면 머리 뽑혀.
미용실 보조, 옷 들고 와 옆에 서서 준다.
서대표 ; (외투 받아서 팔에 걸치고 이사장 보며) 오늘은 내가 안주인이예요. 아트센터 주관행사니까. 재단은, 후원이고.
이사장 ; 그러엄. (의자로 걸어간다)
서대표 ; 알먼 나서지 말아요. (나간다)
이사장 ; (앉아서 핸드백 옆의 보조에게 건네며 거울 보며) 귀엽지이?
54. 미용실 복도 (낮)
서대표 ; (다닥 다닥 걸어 나오며 비명) 으억! 재수 없어.
55. 택시 안 (낮)
택시 안 뒷자식 위에 옷걸이에 걸린 하얀 와이셔츠와 양복 걸려 있다.
조교 ; (블루투스 귀에 꽂고 운전하며 다급한 어조로 통화) 어어 야아, 그 내 책상위에 교수님 나비넥타이 있거든. 어어 어어, 그래 그래. 그래. 그래, 그럼 부탁 좀 할께, 어어 땡규우. (블루투스 버튼 눌러 끈다.)
56. 택시 유리창 밖 (낮)
택시 유리창으로 운전하며 블루투스 빼는 조교의 모습 보인다.
조교 ; (뒷자석의 강교수에게) 저.. 상현이가, 퀵으로.
강교수 ; (못마땅하여) 제대로 하는 게 없지이. 뭐 하나씩 꼭 빼먹고 말이야.
조교 ; 죄송합니다. 금방 올 겁니다.
57. 공연장 (낮)
십여명의 연주자들 의자에 앉아 악보보며 연주 연습 중이다.
조인서, 그 앞에 서서 노트 보며 펜 들고 다른 여직원과 논의하고 있다.
강교수 ; (조인서에게 다가서서) 조인서.
조인서 ; 어, 형.
강교수 ; 휘날레 리허설 했나?
강교수 ; 아니, 아직. 민우가,, 오실장 컨 펌 받아야 한다 그래서.
강교수 ; 한시간내로 끝내줘. (간다)
조인서 ; (무심하게) 네.
화난듯 걸어 나온다.
58. 공연장 복도 (낮)
서류철 팔에 끼고 핸드폰 들고 급히 걸어오는 혜원.
그 옆으로 급히 따라와서 나란히 걷는 강교수.
강교수 ; 그런 거야? 걔들은 뭔데, 당신한데 리허설 확인까지 받니?
혜원 ; (급해서 짜증나는 어조로) 뭐라서가 아니라.. (멈추고 옆으로 돌아 보며) 하아, 오늘은 좀 참아줄래? 나 바쁜 거 안 보여?
강교수 ; 글쎄 바쁜데 왜 걔들까지 챙기냐고오?
혜원 ; (전화 받으며) 어, 지금 가아. (강교수 보며 단호하게) 미안. (달려가며) 이따 봐아아.
강교수 ; 앗, 저.
서대표 ; (드레스입고 위에 자켓 걸친 여교수와 나란히 걸어오며) 강교수우.
강교수 ; (여유 부리며) 어어. 후헛, 둘이, 제법, 다정하네에.
여교수 ; 그럼 안되나아?
서대표 ; 편견을 버려어. 씨누이 올케가 꼭 앙숙이어야 돼? 우리 지금, 허 혜원이 씹는 중이였어어. 걘 왜 조인서만 챙기냐구.
강교수 ; 아하. 아 내가 강추했어어. 난 뭐 연습할 시간도 없고.
서대표 ; 그럴 제자도 없구우, 그치? 와이프 인맥만 믿지 말고 실력과 덕망 좀 갖춰봐아. 아님, 줄을 바꿔 서던가아..
강교수 ; (여교수에게) 우리 좀 있다 맞춰 보죠. (간다)
여교수 ; 가요. (서대표와 나란히 강교수와 반대쪽으로 걸어간다)
59. 공연장 건물 앞 (낮)
퀵 복장과 헬멧 쓴 선재가 탄 오토바이 와서 공연장 앞에서 멈춘다.
오토바이 소리.
관리인 ; (오토바이 앞에 와서) 지하로 가요. 아 여기 세우면 안되지이.
선재 ; 물건 전하고 바로 나올껀데요?
관리인 ; 행사 있어서 안되요.
선재 ; 예, 알겠습니다. (다시 오토바이 몰고 간다)
오토바이 소리.
60. 계단 앞 (낮)
서류봉투 들고 계단 뛰어 올라오며 통화한다.
선재 ; 예에, 퀵인데요, 도착했거든요. (계단 거의 다 올라왔다. 둘러보며) 아 저기 1층이요. 예에. 예에. (다시 내려간다) 어우 씨이..
61. 대기실 앞 (낮)
대기실 문 열려 있고 그 앞에서 마주 보고 선 믿음퀵 로고 그려진 조끼 잆은 선재와 조교.
조교 ; (서류 봉투 안에서 나비넥타이 꺼내 보더니 대기실로 들어가며) 어어 맞네.
선재 ; 저기.. 착불. (펜 들고 다른 손에 든 쪽지 건넨다)
조교 ; (쪽지 받아 보더니) 아 아이. (주머니에서 돈 꺼내 세보더니) 어? 이천원 모잘르는데에. 아 좀 깍아주지?
말없이 난감한 표정으로 보는 선재.
조교 ; 나, 퀵 부를일 많은데.. 어? 단골해주께, 믿음 퀵. 오케이?
선재, 못마땅한 표정으로 아무말 없이 본다.
조교, 웃옷 안주머니에서 지갑 꺼내어 거기서 돈 꺼내 건네고 들어간다.
선재, 쪽지 건네고 돈 호주머니에 넣고 간다.
62. 복도 (낮)
바이올린 등 악기 연습 소리 나는 복도.
복도를 걸어가는 사람들.
두리번거리고 어거정 걸어가는 선재의 모습과 복도 전경.
63. 복도 (낮)
오케스트라의 공연과 앞에 지휘자 모습 담긴 사진 보인다.
복도에 쭉 걸린 사진 액자들, 그 사이로 지나가는 선재의 뒷모습.
금발 머리 외국 남자의 지휘하는 모습 담긴 큰 액자 복도에 걸려 있다. 감탄하는 표정으로 복도에 걸린 사진들 보며 걸어가는 선재.
음악 소리 점점 커진다.
피아노 건반 소리.
복도에 걸린 연주자 사진들 미소 짓고 보며 느리게 걸어가는 선재.
64. 연습실 문 앞 (낮)
문 열려 있는 연습실에서 들려오는 피아노 건반 소리.
그소리 따라 홀린듯 들어가는 선재.
검은 커텐 앞에 서서 보는 선재.
65. 연주실 안 (낮)
검은 커텐을 약간 열고 보는 선재의 얼굴.
피아노 건반 소리.
많은 좌석들 넘어 무대에 놓인 피아노 주변에 선 혜원과 지민우, 조인서, 그리고 건반을 누르며 조율하고 있는 기사.
혜원의 옆모습이 많이 보인다. 다른 사람들은 뒷모습만 보이고.
지민우 ; (혜원 쪽 보는 뒷모습으로 서서) 사람들이 오실장님.. 그러면 좀 이상해요. 전 10년 넘게 선생님인데..
혜원 ; 니 선생은 여기 조인서 교수지이..
커텐 사이로 보는 선재 얼굴,
피아노 옆에 서 있는 혜원의 모습
조인서 ; (약간 웃으면서) 알아보고 뽑아준 사람이, 더 선생님이야.
지민우 ; 그러니까요.
혜원 ; (웃음) 알았어, 알았어. 계속 선생님 해에, 허어.
조율사 ; (피아노에서 비껴 서며) 자 인제 쳐보세요.
조인서 ; 네. (피아노로 가서 앉는다)
보는 선재 얼굴.
조인서와 지민우, 피아노 건반을 누른다.
두사람이 치는 피아노 협주곡.
들으며 서 있는 의아한 표정의 혜원.
많은 좌석 멀리 얼굴만 보일 정도로 커텐 들고 듣고 보는 선재.
문으로 들어와서 멀리서 무대 위를 보는 강교수.
혜원 ; (피아노에 살짝 팔꿈치 얹고) 이상하다아?
조인서 ; 그러게에.
조율사 ; (옆에 단정하게 섰다가 피아노 앞에 다가와 뭔가를 꺼내며) 아유 죄송합니다, 이게 들어 있었네요.
지민우 ; (엄지 손가락 올리며) 샘, 짱이요.
혜원 ; (박수 “짝짝“ 치고) 자 이제 까불지 말고, 진지하게.
지민우 ; 네에.
강교수, 조용히 나간다.
피아노 치는 두 사람.
감동받은 표정으로 보는 선재.
혜원, 팔짱 끼고 몸을 선율에 따라 움직이다가 천천히 걸어서 피아노 옆을 지난다.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흐르는 가운데 그 장면을 검은 커텐 사이로 보고 있는 선재.
혜원의 모습이 피아노 앞으로 보인다.
보는 선재.
혜원의 뒷모습이 피아노를 가리다가 다시 피아노 옆에 서는 혜원과 피아노 치는 두사람의 모습. 옆에 손 모으고 서 있는 조율사.
피아노 음이 멎자 놀라서 커텐을 급히 닫는 선재.
커텐 밖에 안쪽으로 약간 몸을 숙여 서 있는 선재의 뒷모습.
다시 피아노 소리가 들린다.
클라이막스 부분 피아노 치는 두 사람과 팔짱 끼고 감상하는 혜원.
웅장하게 피아노 협주가 끝이 난다. (몸을 음악에 맞춰 함께 움직이는 지민우와 조인서)
혜원 보며 미소 짓는 지민우.
혜원 ; (감동 받아서) 아-주 좋다.
조인서 ; (지민우의 팔을 손으로 잡으며) 그럼 됐지? 인제 안심이 돼?
혜원 ; (팔짱 끼고 서서 웃는) 허허허허
다시 커텐 열고 감동받아 얼굴 붉어져서 엿보는 선재.
E (지민우) ; 네. 고맙습니다.
E (조율사) ; 네 있다 연주 잘하세요.
E (지민우) ; 네.
66. 연주실 밖 (낮)
나란히 걸어 나오는 혜원, 지민우, 그 뒤를 따라 나오는 조인서
지민우 ; (혜원 보며 손으로 크게 잡아 보이며) 쇼팽 콩쿨 때요, 다 치고 나서 보니까, 이따만한 망치가 들어 있더래요.
조인서 ; (나란히 걸으며) 콩쿨땐 특히 더 심하지. 경쟁자 해꼬지 하려고..
혜원 ; (무전기 입에 대고) 무대 경계 신경 써 주세요. 악기 건드리지 않게. 관계자외 출입금지.
67. 연주실 (낮)
커텐 더 열고 감동 받은 표정으로 보는 선재.
서서히 화면 그랜드 피아노로 다가갔다가, 선재의 얼굴과 겹쳐지다가 다시 서서히 선재의 모습 쪽으로 가까워지는 화면.
서서히 커지는 감동의 배경음 들린다.
68. 대기실 (낮)
구두를 옆으로 툭 치는 강교수의 구둣발.
그 치운 구두를 들고 가는 조교.
거울 보고 서서 셔츠에 나비넥타이에 가디건 걸치는 강교수.
조교 ; 아 교수님 저, 뭐 드실 것 좀 갖다 드릴까요? 오늘 관계자 전원 다 꽁짜라는데.
강교수 ; (가디건 입으며) 됐다.
조교 ; 네. (강교수 에게 다가와 얼굴을 보며 손으로 얼굴 앞 짚으며) 분장 조금만 하실까요? 여기 여기랑 이쪽 좀.. (의자 빼준다)
강교수 ; 해봐. (가디건을 다 입고 의자에 앉아 등을 등받이 쪽으로 기댄다)
피아노 소리 들린다.
조교 ; (거울 앞의 조명 켜면서) 리허설, 다시 하나 보네요..? (분첩 들고 강교수에게 다가온다)
강교수 ; (눈감고) 잘하고 싶겠지. 지민우 띄워주고, 지 가오도 세우고.
계속 피아노 소리 들린다.
조교 ; (분첩으로 강교수 얼굴 두드리며) 민우가, 고음부.. 치나요?
강교수 ; 으응?
조교 ; (분첩으로 바르며) 저음부는 화음이 없는데요. 고음부도.. 간간이 그렇고.
강교수 ; 어쩜 걸리는 대목에, 집중하나 부지..
조교 ; (감탄) 야아, 근데, 역시 호흡 하나는 끝내주네요. 민우도 환상이고.
강교수 ; (실망한 어조로) 저런 놈 하나가, 없다아..
조교 ; (비위 맞추며 속삭이듯) 그러게요.
노크 소리.
조교 ; (분첩을 화장대에 올리며) 네.
지민우 ; 조인서 교수님, 여기?
강교수 ; (의자에서 몸을 약간 일으켜 뒤를 보며) 같이 있었잖아?
지민우 ; 아 식당에서 저 먼저 들어 왔거든요.
강교수 ; (손으로 문쪽을 가리키며) 그럼 저거 너 아니면, 누구?
의아하여 두리번거리다가 모른다는 고개짓하는 민우.
강교수, 의아하여 조교 쪽을 본다.
69. 연주실 (낮)
무대 옆 앞문으로 급히 뛰어 들어오는 강교수.
피아노 보면, 연주실에 아무도 없다.
기획실 여직원 후문으로 달려 들어온다.
여직원 ; (무전기에 입에 대고) 네 없어요. (강교수에게) 방금 나간 거죠오?
70. 복도 (낮)
혜원 ; (무전기 들고 뛰며) 일단 악기 재점검 부탁해줘. 공연 한시간 남았고, 30분 되면 귀빈들 도착. 경보 울리지 말라고 해. 전관 1호, 풀가동. 최대한 조용히.
71. 경비실 (낮)
감시카메라 화면 떠 있는 경비실.
경비직원 ; (마이크에 대고) 전관1호, 풀가동. 전관1호, 풀가동..
72. 복도 (낮)
달려가는 2명의 경비 직원들.
73. 로비 (낮)
달려가는 직원들.
74. 복도 계단 (낮)
아래로 달려가는 직원들.
경비직원 ; (달려가며 무전기 입에 대고) 전관1호, 풀가동.
아래에서 올라 오려다가 경비직원 보고 놀라 옆으로 숨는 선재.
75. 화장실 (낮)
화장실 전경.
76. 좌변기 안 (낮)
화장실 안으로 급히 들어와 변기뚜껑 덮고 숨 헐떡이며 그곳에 앉는 불안한 모습의 선재.
발자국 소리.
E (강교수) ; 어떻게 된거야?
77. 화장실 (낮)
강교수 ; (화장실 안으로 들어오며 핸드폰 귀에 대고 소변기 앞에 서서) CCTV 봤어어?
78. 경비실 (낮)
경비직원 옆에 앉아 있는 조교.
조교 ; (핸드폰에 대고) 예 지금 보고 있는데요.. 저.. (조용히 뛰어서 나간다)
경비직원 ; 등판에 믿음 퀵. 확인 바람, 믿음퀵.
조교 ; (속삭이듯) 저 교수님, 근데요.. 얘가 아까 그 퀵인데요..
79. 화장실 (낮)
강교수 ; (소변 보면서 통화) 무슨 퀵? 뭐? 어어 알았다구. 잡히면 현행범이야. 그러기전에 잡어. 내가 먼저 봐야겠어.
80. 좌변기 안 (낮)
긴장하여 안절부절하는 선재의 표정.
81. 화장실 안 (낮)
손 씻는 강교수.
문자 오는 소리.
82. 좌변기 안 (낮)
놀라서 호주머니를 조용히 열고 핸드폰을 꺼내려는 선재.
떨리는 손이라, 꺼내던 핸드폰을 바닥에 떨어뜨린다.
63. 화장실 (안)
핸드타올로 손을 닦던 강교수, 소리에 멈칫한다.
64. 좌변기 안 (낮)
“아휴” 조용히 한숨 쉬는 선재, 놀라서 쭈구려 앉아 밖으로 나간 핸드폰을 본다.
65. 화장실 안 (낮)
강교수, 핸드타올을 버리고 서서히 좌변기 있는 화장실 앞으로 다가온다.
66. 좌변기 안 (낮)
긴장하여 어쩌지 못하고 앉아 있는 선재.
67. 화장실 안 (낮)
강교수 내려다 보면, 휴대폰이 문 앞에 있고, 문자가 와 있다. 쭈그려 앉아 문자 보는 강교수.
E (조교) ; 긴급. 좀전에 나비 넥타이 받은 사람인데요, 연락 바람.
좌변기 쪽 문을 보는 강교수.
보고 있으면, 문 아래로 나와서 휴대폰을 잡고 안으로 가지고 들어가는 선재의 손.
68. 좌변기 안 (낮)
몸을 숙인 채 한손 변기 짚고 한손으로 휴대폰을 문 밖에서 찾아들고 다시 변기에 앉는 선재. 숨을 헐떡이다가 주머니에서 전표들이 자기손에 맞아 바닥에 떨어진다. 바닥에 떨어진 전표들을 모아 들어 주머니에 넣는다.
퀵 조끼를 뒤집어 입고 주머니에서 검은 빵모자를 꺼내 쓰는 선재.
변기물 내리고 멈칫거리며 나간다.
69. 화장실 안 (낮)
문 열고 조용히 나오는 선재.
문 옆에 서 있다가 선재 앞에 발을 탁 찍으며 서는 강교수.
가려는 선재.
그 앞을 막아 서는 강교수.
강교수 ; (검지로 나비넥타이 가리키며) 이거, 이거 배달 왔다가 일 낸거지?
긴장하여 보는 선재.
무전기 소리.
급히 선재를 데리고 좌변기 안으로 들어가는 강교수.
화장실 안에 들어온 경비직원, 좌변기 문을 열어본다.
강교수가 들어간 좌변기 문이 안 열리자 똑똑똑똑 문을 두드린다.
70. 좌변기 안 (낮)
선재, 변기 옆에 서 있고, 강교수 좌변기에 앉아 있다.
71. 화장실 안 (낮)
경비직원 ; 실례합니다만, 확인 좀 하겠습니다.
72. 좌변기 안 (낮)
강교수 ; 아니 저, 피아노과 강준형입니다, 허허. 수고 많으시죠?
73. 화장실 안 (낮)
경비직원 ; (미안하여) 아, 실례했습니다.
74. 사무실 안 (낮)
서대표 앞에 서 있는 혜원.
서대표 ; (의자에 앉아, 크게) 뭐가 이렇게 느슨해에. 여기 너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희희낙락하라고, 돈 처들여서 만들어놨어? 이러니까, 예술재단이 마나님들 놀이터라 그러지!
혜원 ; 제 불찰이예요. 출연자 중 한명인줄 알았다고 합니다.
옆에 경비원 3명 긴장하여 섰다.
서대표 ; 전 출연자, 인상착의 미리, 확인을 시켰어야지! 어떻게, 너 조율을 만진 악기를, 건드리게 해에!
혜원 ; 다행히 악기엔 아무 이상이 없어요.
서대표 ; 안그랬음, 어쩔뻔 했어어? 윤리 도덕을 입에 달고 살면서, 직업윤리는 왜 안 지켜? 직무유기. 너 이거 중징계 감이야.
이사장 들어온다.
경비직원 고개 숙여 인사한다.
이사장 ; (들어와서) 문책은 나중에 하시고, 무사히 마치는 게 우선이죠. 다들 각자 위치로 돌아들 가세요.
경비직원들, 인사하고 나간다.
이사장 ; (서 있는 혜원에게) 오실장, VIP 의전 챙겨야지?
혜원 ; (고개 약간 숙이며) 알겠습니다. (나간다)
서대표 ; (혼잣말) 허, 참, 두둔할게 따로 있지이.. (이사장 보며) 지금 나 물 먹이겠다는 거예요? 오실장 시켜서 소동 부리게 하고..!
이사장 ; 진실으은.. 회장님, 곧 도착하신데. (다가가 서대표 어깨에 손 올리며) 우리 같이 나가서, 맞아 드리자, 음?
서대표 ; (이사장의 손을 팔로 치며) 나서지 말랬죠?
75. 화장실 (낮)
셔츠에 나비넥타이 차림으로 먼저 나오는 강교수.
강교수 ; (뒤에 나오는 선재보며) 편하게 해.
선재, 빵모자 쓰고, 회색티에 강교수의 가디건을 입고 어설프게 강교수 뒤를 따라간다.
76. 홀 (낮)
무전기 들고 급히 가는 혜원.
지민우 ; (혜원을 따라 걸어가며) 그사람, 퀵이라면서요. 선생님도 들어보셨어요?
혜원 ; (앞만 보고 가며) 나중에 얘기하자. (홀 계단을 내려간다)
지민우 ; (위에 서서 난간 짚고, 크게) 궁금해요오, 잡혔으면 좋겠는데.
무전기 들고 시계 보며 급히 뛰어가는 혜원.
77. 홀 (낮)
강교수와 그 약간 뒤에 조끼 검은 안감쪽으로 팔에 걸치고 따라오는 선재.
강교수 ; (약간 앞서가며) 이거 봐줄일 절대 아냐. 널 위해서가 아니라 오늘, 행사를 위해서다. 침착하게 정문 나가서 최대한 빨리 사라져.
선재 ; 저기.. 지하로 가야 되는데요. 오토바이 때문에.
강교수 ; (나가던 반대쪽으로 선재 팔짱을 끼고 달리다시피 간다) 그럼 저쪽.
78. 공연장 (낮)
베토벤의 황제, 피아노 독주를 하는 조인서. 그 앞의 오케스트라들 연주한다.
피아노 치며, 지휘까지 하는 조인서.
객석에서 흐뭇하게 보는 회장과 회장 어깨에 기댄, 서대표.
객석 뒤에 서서 보는 혜원과 여직원.
79. 식당 (밤)
말없이 밥 먹는 선재.
선재모 ; (반찬을 식탁에 갖다 놔주며) 뭔일 있어? (식탁 앞에 의자에 앉아서 선재 옆의 옷을 눈으로 가리키며) 저거 누구꺼니? (반찬 빼며) 안 줘.
ㅌ (선재 모) ; 다미 너, 선재랑 싸웠니?
80. 식당 (시간경과, 밤)
선재모 ; (가스불 앞에서 냄비에 국수 넣으며 핸드폰 귀에 들고) 나쁜놈이.. 물어도 대답을 안한다, 속상하게. 지엄마, 빚 갚아준다고 유세 떠나봐아..
81. 미용실 (밤)
다미 ; (세탁기에서 옷들을 빼며, 휴대폰 귀에 대고) 신경 꺼. 내가 혼.. 내줄께. 아참 아줌마, 나 내일 비번이거든. 빠마 해주까?
82. 술집 (밤)
걱정스런 표정의 선재
E (강교수) ; 여기 신상 적어라. 이름, 주소, 연락처, 다. 전화할테니까 기다려. 겁난다고 내빼면, 일 진짜 커진다.
83. 공연장 (밤)
협연하는 강교수(피아노)와 여교수(첼로).
연주를 끝내고 나란히 서서 인사한다.
사람들의 박수 소리.
조인서와 지민우의 피아노 협주.
84. 대기실 (밤)
강교수 ; (의자에 앉아 다른 의자에 구둣발 올리고 약간 떨어져 앉아 있는 조교에게) 너 말야 내일,
조교 ; 예
강교수 ; 아까 그놈..
85. 공연장 (밤)
지민와 조인서의 피아노 연주가 끝나자 객석에서 우뢰와 같은 박수.
우뢰와 같은, 그칠 줄 모르는 관객들의 박수.
혜원도 객석 뒤에 서서 양손을 만세하여 마주치며 칭찬.
86. 혜원 부엌 (낮)
커피 한잔 내려 사과와 함께 쟁반에 받혀 나간다.
87. 계단 (낮)
쟁반 들고 계단을 오르는 혜원.
88. 이층 거실 (낮)
혜원 ; (창가의 소파에 앉으며, 명랑하게) 난 오늘 쉬지롱.. (소파에 쟁반 놓는다)
강교수 ; (윗옷 입으며 혜원에게 다가가며) 어제 그 일은?
혜원 ; 경위서.
강교수 ; 잘했네에.. (옷 다 입고) 난 또 서영우와 한바탕 하겠다 싶었는데. (소파에 앉는다)
혜원 ; (소파에서 다리 오므리고 그 위에 책 펼쳐 놓고 보며) 그럴까봐 쉬라는 거지. 하루종일 이러고 빈둥 거릴거야. (사과 하나 들어 베어 먹으며) 당신 오늘 뭐뭐 있어?
강교수 ; (커피 들며) 오전에 수업, 낮에 정시되면 학과장 회의. (커피 마시고 커피잔 손에 들고) 저기 말야, 애 하나 봐 볼래?
혜원 ; 레슨생이면 내가 볼 거 없잖아아. 최강사 거쳐 왔을 텐데.
강교수 ; 레슨생 아니고오. 어제, 사고 친 놈.
혜원 ; (다리 내리고 다가앉으며) 퀵?
강교수 ; 어. (커피잔 쟁반에 놓으며) 당신은 못 들었지?
혜원 ; 어어. 녹음은 안됐으니까. CCTV도 풀샷만 봤고.
강교수 ; 뭐 사실 내가 당신만큼 촉이 좋진 않지마안.. 어제 딱 듣는데, 지민우랑 조인서가 같이 치는 줄 알았어. 두 손으로 네 손 연주를 한거지이. 고음부랑 저음부를 번갈아 카바 해 가면서. 당신이 듣고, 감정 좀 해봐. 정수가 데려 올거야. 정식복위해도 될지.. 그것 좀, 판단해주라.
소파에 다시 기대어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사과 먹는 혜원.
87. 식당 앞 골목길 (낮)
골목길로 들어와서 식당 앞에 멈추는 차.
E (조교) ;예 이선재네 집 다 왔습니다아.
88. 차 안 (낮)
강교수 ; (운전하며 통화) 어, 내려주고 오면 돼. 내가 다 얘기해봤어.
89. 선재집 (낮)
이층 방에서 옷 입으며 내려오는 선재.
다미 ; (선재모의 머리 파마 해주면서) 일루와아. 니 머리도 자를건데에.
선재 ; (철재 문 열고 방 나가며) 나중에에.
다미 ; 엄마가 우스워? 막 싫어?
선재 ; 그게 아냐
다미 ; (빗을 문 쪽으로 던지며) 야아.
90. 선재집 앞 (낮)
문 나와 닫고 철제 계단을 뛰다시피 내려와 돌계단을 내려오는 선재.
자동차 경적 소리.
자동차 옆에 가 서는 선재.
E (조교) ; 타.
선재 ; (몸 약간 숙여 차문을 열고) 저기.. 강교수님이라는 분, 옷을 두고 나왔는데..
E (조교) ; 에이 빨리 타. 시간 없어.
차에 타는 선재.
91. 혜원집 앞 도로 (낮)
오는 차.
큰 주택 있는 도로로 들어가는 차.
E (선재) ; 왜 일루 와요?
E (조교) ; 가보면 알겠지.
92. 혜원방 (낮)
하얀 셔츠 입고 화장대 앞에서 올림 머리를 매만지는 혜원.
93. 거실 (낮)
도우미 ; (문 열어 주고 걸어와 소파를 손으로 가리키며) 여기 앉아서 기다리세요. (간다)
선재, 뒤따라 들어와 서서 거실을 둘러본다.
나무 계단을 내려오는 청바지에 하얀셔츠를 입은 혜원.
벽에 걸린 그림 보다가, 혜원을 발견하고 돌아선다.
혜원 ; (한손으로 벽을 짚고 선재를 물끄럼히 보다가) 이선재?
선재 ; 네에. 아 안녕하세요 (인사한다)
E (도우미) ; 차?
혜원 ; (팔짱끼고) 마실래?
선재 ; 아 아니요.
혜원 ; 따라와 (앞서서 간다)
약간 떨어져 뒤따라가는 선재.
화면 멈춘다.
배경음 들린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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