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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스 대본

성균관스캔들 대본 제1강 1-34씬까지. (필사)

 

 

 

 

 

 

 

 

 

 

 

 

 

 

 

 

 

 

 

 

 

                    성균관스캔들     (드라마 대본/  제1강 / 1씬--34씬 까지)  

 

 <시청한 것을 개인적으로 필사한 것입니다..

   만일 저작권에 걸린다면 소송 걸지 마시고 먼저 알려 주시면 삭제합니다. 

   1강을 모두 한 뒤에 올리려 했으나 시간과 체력이 많이 소모되어 이것만 먼저 올립니다.

   이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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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강


1. 새소리 (낮, 지붕들)


2. 타이틀 (낮, 저자거리)


3. 서책방 (낮)

 

성춘 ; 아직 이라니.. 아직이라니.. 누구 죽는꼴 보고 싶어.

        논어 주해본 필사를 아직도 안 끝냈다니 대체 어쩌자는게야.

책방주인(황가) ; 끝냈을걸요..

성춘 ; 근데 왜 없어어..

황가 ; 오고 있을 겝니다.  막 미곡상을 지났을까나..?


4. 미곡상 앞


 막 미곡상을 지나다가 쌀든 주인과 부딪치면서 필사본을 떨어뜨리는 윤희

 

윤희 ;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5. 서책방


성춘 ; 시간내 주해본을 대지 못하면 난 다음 대가에도 공치는 거라고.. 자넨 괜찮나?  아 말 좀 해보라고

여림 ; 괜찮을 리가 있나?  이보게 황가.. 이런법은 없네..옷고름을 풀었으면 치맛단도 내려야지 여기서 끝내다니.. 음 .. 몹쓸사람..  옥단춘전 하권은 아직인가?

황가 ; 것도 오고 있읍지요

성춘 ; 오기만 해봐라 이 망할놈.  

책방 일꾼 ; 오셨네..흥할 양반

성춘 ; 필사꾼?

윤희 ; 두냥 더 주셔야겠소.

성춘 ; 주해본이나 내놓게

윤희 ; 갑자기 시간을 당기는 법이 어딨소?  두냥 더 주시는 겁니다.

성춘 ; 어린놈이 돈독이 올랐나?

윤희 ; 거래가 신용이란걸 알만큼은 어른이오.

성춘 ; 알았으니 내놓기나 해.

여림 ; 어디 치마끈부터 풀어볼까나

성춘 ; 뭐야 없잖아 내 주해본 어쨌어?  이 사깃꾼. 물어내라 물어내, 내 장원급제 물어내라.

황가 ; 자자자자 잠깐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이랬다고 해결방법을 찾아봅시다요..

여림 ; 하는수없지않나.. 갑자기 연통을 넣은 우리잘못이지.

윤희 ; 2각 (자막 : 二각=30분)만 더 주시겠소?

성춘 ; 미친놈.. 끝까지 헛소릴세. 야 이각안에 무슨수로? 강의도 안들은 놈이 무슨수로? 주해본도 없이?

윤희 ; (붓을 꺼내어 필사를 시작한다)

황가 ; (흐뭇한 표정으로) 끝났수.

성춘 ; 이걸 외워서 썼다고? 니깟 녀석이? 혹시 아무말이나 대충 쓴거 아냐?

윤희 ; 못 읽겠으면 언문해석도 달아드리고. 그건 닷푼

여림 ; 수고했네.. 오탈자 없이 완벽해. 헌데 영락없는 계집앨세

윤희 ; 사내장부에게 이 무슨 결례란 말이오

여림 ; 필체 말일세

윤희 ; 돈이나 더 주시오.

성춘 ; 자 내 인심 한번 쓰지 니놈 말대로 닷푼 더쳐서 두냥

윤희 ; 석냥 더 주셔야겠소. 

성춘 ; 뭐?

윤희 ; 성균관유생들이라 하지 않았소. 댁네들 수업료랑 밥값이랑 다 내주머니에서 나간 세금인데.. 이렇게 숙제나 새책방에 맡기는 댁들 보아하니 아무래도 돌려받아야 할거 같아서.


6. 서당 (낮)


글을 읽고 있는 유생들. 생달걀이 가랑의 갓을 맞춘다.


왕서방 ; 아휴..이보게 친구 괜찮은가.. 이런..이 갓이 상했군. 끌러보게나. 내 말끔히 닦아주겠네.

가랑 ; (갓을 벗어 건넨다)

왕서방 ; 허허.. 이 머리카락에도 다 묻었구만.. 이런 빌어먹을 놈들을 봤나? 누구야 대체..

가랑 ; 궁금한가? 머리카락으로 붓을 만들어쓰면 과시에 입격한다 믿는 어리석은자들의 소행 아니겠나?


7. 서당문 앞


왕서방 ; (걸어가는 가랑을 급히 쫓아간다) 친구 아이 도와주게 친구. 아이 그래도 우리가 한 스승밑에서 동문수학한 벗이 아닌가.. 자자 자 보게 이젠 다 됐네 조선팔도에서 내노라하는 수재들 머린 다 모았네. 자네 머리카락 열가닥 아아니 아니 세가닥만 있으면 이번엔 내 무조건 합격이네. 자네에겐 한낱 머리카락일 뿐이지만 내겐 생명과도 같은 동아줄일세.. 한줄기 희망일세..

가랑 ; (머리카락을 집어 날려버린다)

왕서방 ; 아구 아구 아구 내 머리카락..내 머리카락 아이 내가 이걸 어떻게 구한건데.. 내가 얼마나 노력한건데..

가랑 ; 그런건 노력이 아니라 요행이라 하는걸세

재훈 ; 야 이선준 과거 앞두고 불안하고 초조한건 당연하지. 그런맘 하나 이해못하냐?

가랑 ; 그딴 싸구려 위안이나 동정으로 뭐가 해결되지?

왕서방 ; 아유 이런 재수없는 자식

가랑 ; 날 싫어하는 건 상관없네. 허나 날 틀렸다 하는 건 용납할 수 없네. (횡하니 가버린다)


8. 새책방


황가 ; 아 대체 과거는 왜 안보시겠다는 겝니까?  선비님 실력이면 장원은 따놓은 당상이구만.. 시권(과거 시험 답안지)에 이름만 써도 성균관에 그냥 무난하게..

윤희 ; 그러니 싫단 말일세.. 제 손으로 숙제도 안하는 놈들과 상대를 해서 뭘하겠나. 그 시간에 한 푼이라도 더 버는게 낫지   

황가 ; 한 푼 가지고 되시겠소.. 열배 열배 벌이 장사가... 있는데.. (책장을 돌리고 숨겨진 문을 열고 들어간다) 오시오

윤희 ; (따라가다 발밑 판자가 아래로 움직이자 놀라서) 어어

황가 ; 어허 장부가..

윤희 ; 어어어

황가 ; 따라오슈 .. 어험

(윤희 따라가면 필사중인 사람 두엇 보인다)

황가 ; 글공부 잘하는 놈들만 출세하는 이 더러운 세상 싹 갈아엎어야 되지 않겠소

윤희 ; (있는 작은 책자를 쓱 넘겨보더니) 그래서 돈푼 깨나 있는 놈들만 출세하는 세상을 만들테니 나더러 미리 답안지를 만들어 달라 이거요?

황가 ; 어허 (고개를 끄덕인다)     

윤희 ; 됐소. (단호하게 돌아서 나간다)

황가 ; (윤희를 붙잡아 돌려 세우며) 아 저.. 이 일만 성사되면 그냥 족히 30냥은 받을테니.. 그날 하루벌이가 100냥이요 100냥. 3년벌이를 붓질 한번에.

윤희 ; 거벽은 불법이요. (목소리 커지며) 나더러 지금 과거 대리시험을 치란..

황가 ; (윤희의 입을 손으로 막으며) 사네 맞소? 장부가 그만한 배포가 없으면 매일 잔전푼에 목숨을 거는게요.

윤희 ; (황가의 손을 치우며) 잔전푼에 목숨을 거는 내가 절대로 안하시는 일이 딱 2가지 가 있는데 말이오. (검지를 세워 까닥이며 황가를 가까이 오라 부르며) 하나는 남의 밥그릇 훔치는 거고, 나머지 하나는 벼슬아치들 비위 맞추느라 거짓문장을 쓰는 거요. 내가 과장에서 대리시험을 보면 그럼 둘 다 하는 거 아닌가..그것도 한날한시에. 사내가 할 짓이 아니지.


9. 시장 (낮)


기생둘 윤희를 보고 저희끼리 웃더니 앞서가며 부채를 윤희 앞으로 떨어뜨리고 간다.


기생 삼선 ; (옆의 기생에게 손짓하여 돈을 받으며) 하나두울

윤희 ; (부채를 주워들고 그들을 부른다) 이보시오.

삼선 ; 부르셨습니까 선비님.

윤희 ; 1냥. 어떻소?

삼선 ; 운우지정(남여간의 하룻밤)을 쌓기도 전에 전두흥정(가격흥정)부터 하십니까? 기녀 모란각 삼선입니다. 기나긴 말씀은 원앙금침 아래서..

윤희 ; 이 부채 말이오. 시문이 다 틀렸소. 내 바로 잡아주리다. 1냥.


옆기생, 삼선에게 손을 내밀면, 삼선, 다시 옆기생에게 아까 받은 돈을 넘긴다 


윤희 ; 생각 있으면 새책방에 맡겨주시오.

삼선 ; 아.. 아무래도 우린 안되겠다.. 초선 형님이 나선다면 모를까..

초선 ; (맞은편에서 그들을 돌아보며) 내가 어딜 나선단 말이냐..

삼선 ; 오늘로 우리 내긴 모두 실패했지 뭐예요.. 아 얼굴은 봄햇살같은 양반이 속내는 동짓달 칼바람입니다.

초선 ; (윤희 쪽을 바라본다)


세명 걸어간다.


삼선 ; 형님..우리도 좀 압시다.. 사내들이 형님만 보면 사죽을 못쓰는 비결이 도대체 뭐유?

초선 ; 주지마! 원하는 것이 사내 마음이라면 절대로 주지마! 눈길도 마음도 손길도.. 절대로 내주지마.


10. 물레방앗간 안 (낮)


사내 옷에서 치마저고리로 갈아입는 윤희. 머리를 매만지고 약첩을 들고 나온다.


11. 물레방앗간 밖


물레방아가 돌고 있고 문으로 윤희, 나온다.


12. 윤희집 마당 (낮)


장독이며 각종 세간을 깨부수는 병판댁 집 하인들. 바닥에 흩어진 쌀을 줍고 있는 윤희모.

그때 윤희 집마당으로 들어선다. 


윤희모 ; (일어나서) 병자가 있는 집입니다. 내 무슨 일을 해서든 빚을 갚을 터이니 말미를..


병판집 하인 ; 비키시오 (윤희모를 밀어 쓰러뜨린다.)


윤희 ; (병판댁 집사 앞으로 나서며) 힘없는 여인에게 이 무슨 법돕니까?

병판집 집사 ; 약조한 기한이 다 되도록 돈을 안 갚는 건 대체 어느 나라 법도요. 잊었소? 오늘이 돈을 갚기로 한 바로 그 날이오

윤희 ; 늘 이런 식으로 없는 사람들 초라한 세간마저 빼앗아갔소?

집사 ; 걱정말게. 세간은 다 두고 갈테니.. (윤희턱을 잡아 들며) 이제야 값나가는 물건을 찾았거든

윤희모 ; (당황하여)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나으리.. 철없는 어린 계집일 뿐이니 노여움 푸십시오 나으리

집사 ; 노여울게 뭔가.  원금 백냥에 이자 열냥만 갚으면 그만이지. 돈으로 갚든 딸년을 팔아 갚든. 미리 말해두지. 만일 야반도주라도 하는 날엔 관군을 풀든 사병을 풀든 땅끝까지 쫓아 갈테니까.

윤희 ; 갚아주면 될 것 아니오. 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갚을 터이니 더는 무례히 굴지 마시오. 


13. 윤식의 방 (밤)


윤희 ; (상을 들고 들어와 놓고, 윤식의 밥그릇 뚜껑을 열어주고, 미소띤 얼굴로 수저를 건네주며) 천천히 다 먹는 거다.. 식기 전에 드세요 어머니.

윤식 ; 누인?

윤희 ; 난 저자에서 주전부릴 하도 했더니 밥은 보기만 해도 물린다..

윤희모 ; 윤희야

윤희 ; 어머니 저요.. 아주 일복이 터진 모양이예요.. 새책방에서 필사일을 잔뜩 받아놨어요.. 글쎄 일년치를 선불로 주겠다네요. 우리 윤식이 약값은 공자선생이 다 대신다니까요..

윤식 ; 정말이야 누이?

윤희 ; 그러니 돈때문이라면 걱정마세요. 제가 다 알아서 해결해볼께요.


14. 새책방


윤희 ; 해봅시다.  거벽이라는거.. 과장 대리시험.

황가 ; 선비님이

윤희 ; 열배 벌이든 백배 벌이든 한번 해봅시다.


15. 성균관 (낮)


자막 ; 소과


장의  ; (제례의식을 거행중, 종이를 펴서 읽으며) 선현께 아룁니다.  이 나라의 국학 성균관이 이제 새로운 유생들을 맞이합니다. 

    

자막 ;   성균관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소과에 합격해야 한다.


장의 ; 부디 어질고 현명한 후학들을 보내주시어 나라의 안녕과 백성의 평안을 살펴주십시오.


자막 ; 소과는 예비시험인 초시와 본시험인 복시로 진행되고

       그 합격자에게는 성균관 유생의 자격이 주어진다.

장의, 문서를 불에 태운다.

 

16. 초시장 앞 (낮)


사람들 징과 괭과리 울리며 응원하고,, 시험장으로 뛰어 들어가는 유생들.


자막 ; 경술년 소과 초시

       부문 -좋은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몸싸움을 하며 입장.


17. 성균관 제례장


문서를 불태우는 장의


18. 초시장 앞

        

자막 ; 소과초시 소과 예비시험


춤을 추며 괭과리 치는 사람들


소리꾼 ; 합격하면 지상낙원


19. 성균관 제례장


절을 하는 장의


20. 초시장 앞


앞다투어 들어가는 사람들.


자막 ; 선접꾼-부문할 때 몸싸움을 전문적으로 떠맡는 건장한 사람


21. 제례장


절하고 있는 장의


22. 초시장 앞


괭과리치고 응원하는 많은 사람들 앞으로 살그머니 걸어오는 윤희, 황가도 뒤에와서 윤희의 어깨를 슬쩍 친다.


윤희 ; (조용히) 재주는 곰이 넘는 법이지요.

황가 ; 돈은 왕서방이 받는다오..

윤희 ; 정말 이렇게만 말하면 알아듣는단 말이오?

황가 ; 그렇다니까. 그 자리표랑 용모화는 찾아왔소?


자막 ; 용모화 -사람의 얼굴을 그린 그림. 오늘날의 몽타주.


황가 ; 선비님이 유생을 찾아가 그 답안지에 마음껏 실력발휘만 하면 오늘 거사는 끝나는 겁니다. 일도 아니죠..

윤희 ; 괜찮겠소?

황가 ; 머 염통 한구석에 걸려있는 양심이라던가 그그런거?

윤희 ; (고개를 끄덕인다)

황가 ; 누가 요새 과거를 공부해서 보나 쇠복으로 보지. (간다)

윤희 ; (가려는 황가를 돌려세우며) 정말 괜찮겠소?

황가 ; 머 혹시라도 걸리면 벌 받는거 아닌가 그거요?  (걱정하는 윤희의 얼굴을 보며, 장난치려고) 걸리면 장이 백대 운수좀 사나우면 태가 이백대. (웃으며) 그거 다 옛말 된지 오래요.. 누가 잡어. 지들도 다 이렇게 올라간 놈들인데.

(윤희의 귀 가까이 손을 대고 속삭이듯)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일거요.


22. 초시 시험장 안


 초과 시험장 안으로 걸어가는 윤희. 서로 먼저 들어가려 치고 가는 유생들.


자막 ; 쟁접-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다툼.


저쪽으로 여러사람이 모여 글씨쓰는 광경이 보인다.


자막 ; 사수- 과거시험에서 글씨를 대신 써주는 사람.

       입문유린-시험장에 아무나 함부로 들어감


한편으로 관리와 유생이 얘기하는 것이 보임


자막 ; 혁제공행 -시험관과 응시자가 미리 짜고하는 부정행위


행인 ; (윤희의 어깨를 치고 들어가며) 죄송합니다.. 아이구 장원급제 호박엿이 서푼이요.. 아예..


윤희, 둘러보다가 자리표를 보다가 가랑을 본다.


자막 ; (가랑의 몸 옆으로) 왕서방


윤희, 용모화를 보고 바람에 얼굴을 옆으로 돌리는 가랑을 번갈아 본 후 왕서방을 발견했다는듯 미소짓는다.


23. 시험관리장


유박사 걸어 들어오고 유박사의 말을 받아적으며 하인이 따라온다.

유박사 ; 답안지를 바꾸는 자, 태 200대, 책을 보고 쓰는 자 장200대, 대리시험을 치는 자 일평생 과거 금지. 한놈도 놓치지 마라.  만일 한 놈이라도 놓칠시엔 니놈이 태 200대.

정박사 ; 살살 좀 봐주지.. 아주 목숨을 거는구만 거는구만.. (노름중) 때리기만 해서 말이 잡히시나..

유박사 ; (노름판을 엎으며) 신성한 과장에서 노름판이라니.. 대체 뭐하는 잔가?

정박사 ; 오늘 성균관으로 부임을 명받은 박사 정약용이란 잡니다.

유박사 ; 과연 부정부패와 뇌물수수로 좌천당한 인사 답구만..

정박사 ; (웃는다) 허허허

유박사 ; 부임 첫날에 그것도 성균관 유생을 뽑는 과거장에서 노름이라니 대체 무슨 생각인게야?

정박사 ; 저 너른 과장에서 유생이며 관원들이 짜고 치는 노름판이 한창이라.. 저도 모르게 그만... 하하하

유박사 ; 여긴 성균관이다 성균관. 나가! 당장 나가서 부정한 작태를 벌이는 자들을 모조리 끌어내란 말이다, 어서.


24. 초시 시험장


시제 거는 사람 ; 시제요


가랑, 시험장을 둘러보면, 술먹는 사람, 부정하는 사람, 관원에게 돈주는 사람,, 가지가지다.


윤희 ; (가랑의 옆에 앉아서, 조용히) 재주는 곰이 넘는 법이지요..(가랑이 말이 없자 다시) 재주는 곰이 넘는다 했소.

가랑 ; 돈이야 호인이 받겠지요..


자막 ; 호인-왕서방의 격조 있는 문어체.


윤희 ; 호인?  제법 문자를 아시오.  삼십냥이요.. 혹 처음이요?  나도 처음이라 이해하오.. 그래서 내 하는 말인데 이 일은 선불이 법도라오. 30냥.  (소맷자락의 둘둘만 여러종류의 필서지들을 들어보이며) 차 차상 장원.. 30냥부터 50냥까지 마음껏 택하시오.

가랑 ; 50냥.

윤희 ; 현명한 선택이오 (꺼내주려는데)

가랑 ; 거벽을 발고하는 자에게 관에서 내리는 포상금 액수요.


자막 ; 거벽-대리시험


가랑 ; (손을 들어 크게 관원을 부르는) 이보시오.


윤희 ; (자리표를 다시 꺼내 보고 주위를 둘러보는데)

왕서방 ; (둘러보다가 다급하게) 아 재주넘는 곰 어딨소..내가 왕서방이오.. 돈은 왕서방이 받는다오..

윤희 ; (왕서방을 보게 되고, 용모화를 다시 꺼내보면 가랑에게는 없는 코밑에 점이 있다) (가랑을 보며) 잘못했소... 요.. 믿어주십시오.. 저 정말 처음입니다..

가랑 ; (다시 크게 관원을 부른다) 이보시오.

윤희 ; (고개를 조아리고) 살려주세요. 가솔들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어려서 아비를 잃고 제 힘으로 밥벌이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집엔 오늘내일하는 병자도 있습니다.. 그러니..

가랑 ; 약값도 벌어야겠군.. 그런 사연이 있었다니.. 부디 개과천선하시고 꼭 새사람 되시게. (손을 들어) 여기 부정한 방법으로 과장을 욕보이는 자가 있소이다.

정박사 ; (가랑 쪽으로 오며) 과장을 욕보이는 자라.. 그게 누군가?

가랑 ; (일어서서) 저와 여기 과유들.. 그리고 영감이십니다.


자막 ; 과유-과거 시험를 보는 선비


가랑 ; 글을 파는 일이 수치인지도 모른 채 돈벌이에만 급급한 이들이 그 첫째요..오로지 제 답지를 작성하는 일에만 골몰해 부정을 보고도 개의치 않는 과유들이 그 둘째!  그리고 이를 그저 관행이다 여기는 모든 관원들, 또한 이 모두를 주관하시는 대사성 영감의 죄 또한 결코 가볍다 할 순 없겠지요.

대사성 ; (일어나서 탁자를 치고 팔을 들어 가랑 쪽을 삿대질하며) 저저 저런... 아니 뭣들 하느냐 당장 저놈을 내치고 과장을 정리하지 않고서!  

정약용 ; 허면 어찌 처결하면 되겠나?

가랑 ; 먼저 시공과 호패를 비교하여 거벽과 사수를 모조리 내보내야 합니다. 하여 과장의 질서를 바로잡은 다음, 과거를 주관했던 관원들은 전하께 나아가 모두 벌을 청해야 할 것입니다.

왕서방 ; 어허.. 저친구 저거 뭘 잘못 먹었나보네..그려..

대사성 ; (가랑 쪽으로 달려오며) 정박사... 아아 아니 내말을 못 알아들은 겝니까? (가랑에게 삿대질하며) 네이놈! 니놈의 이 방약무도한 작태를 결코 용서하지 않을것이다. 명부철! (옆의 관원에게서 명부철을 뺏어들며, 크게) 이름을 대라. 도대체 뉘집 자식이더냐?       

가랑 ; 소생 이선준이라 합니다.

대사성 ; 이선준.. 이선준? 그렇다면 니놈이 아니 자네가 혹시 그 좌상 대감의 영식, 그 이선준이란 말인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자막 ; 영식 - 윗사람의 아들을 높여 이르는 말


이틈에 빠져나가는 윤희.


대사성 ; 뭣들 하느냐 당장 과장을 정리하지 않구서!


관원이 가랑을 잡으려 한다.


대사성 ; (그런 관원을 때리며) 번짓수가 틀렸잖아. 지금부터 이 과장에선 그 어떤 부정도 그 어떤 비리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야!


완전히 정리되는 과장.


관원 ; 일서를 모두 걷어들여라!

관원1 ; (한 과유에게서 부정을 저지르는 쪽지를 발견하고) 아니 여기가 어디라고 당장 일어나 나가시오.


대사성 ; (정리된 과장을 보며) 자 다시 시작!


글을 써나가는 이선준. 제일 먼저 일어나 답안지를 제출한다.


정약용 ; (이선준의 답안지를 받아 보고 이선준을 보며, 유박사에게 답안지를 넘기고) 덕분에 오랜만에 과장다운 과장에 섰구만.

가랑 ; 응당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정약용 ; 헌데 그건 새로운 협서인가?


자막 ; 협서 - 부정행위


가랑, 자신의 도포자락을 보면, 글귀가 적혀 있다.  다른 유생들도 가랑의 도포자락을 보고 웃는다.


F (윤희) ; 글 읽는 선비라 그 기개 드높으나

          백성의 살림을 살피는데 어두워라

          글을 팔아 쌀을 사는 이가 도적이면

          글을 팔아 권력을 사는 이는 충신인가

          이런 자에게 칼을 쥐어주면

          그가 바로 사람 잡는 선무당

          큰 도적이 될 자가 있다 하면   

          그가 곧 나다.


정약용 ; (웃음띠고) 그 사람 잡는 선무당이 자네를 이름인가?


가랑, 과유들이 모두 웃는 곳을 걸어 나오는데, 발에 줄이 걸리고 그 줄을 따라 가보면, 왕서방이 보고 있는 윤희의 글이 적힌 쪽지다. 


그 줄을 따라 과장 밖으로 나오면 줄을 잡은 윤희가 앉아 있다.



25. 과장 밖


윤희 ; (앉은채 가랑을 올려다 보면) 왕,, 왕서방?

가랑 ; 자네의 시권을 받았으니 내 계산을 해야 하지 않겠나?


달려서 도망가는 윤희, 쫓아가는 가랑.


26. 저자거리


저자거리를 걸어가는 장의 일행


27. 다리위.


천천히 다리를 건너가는 장의 일행.  윤희, 달려가다가 여림의 팔에 잠시 안기고 도망간다. 뒤쫓아가던 가랑을 성춘이 다리로 막는다.


성춘 ; 어이.. 성균관 상유를 봤으면 응당 인사를 해야지.. 아, 개선장군이라 이건가? 과장에서 활약이 대단했다지..

장의일행1 ; 그래서 선비 체면은 냅다 던지고 뛰었구만.. 흐흐 아이구 아버지 엉덩이 좀 두드려 주세요.

가랑 ; 무례를 범했습니다. 난장판이 된 과장을 보고 나니 글 읽는 선비로서 수치심이 들어 차마 고개를 들 수가 없었습니다.  저 같은 일개 유생이 이럴진대 성균관 상유들께선 전혀 부끄러움을 모르시는 듯 합니다. 성균관 유생임을 자랑하며 백주대로를 활보하시니 말입니다.


피식 웃는 여림.


장의 ; 자네 말이 맞네. 글 읽는 선비의 바른 길이라.. 성균관에 들거든 자네가 한수 가르쳐주겠나?.. 내 기다리고 있겠네.  허나 시건방을 봐주는건 이번이 마지막이다.

가랑 ; 어울리지 않는 선배노릇을 봐주는 것 역시 이번이 마지막이요. (가려는데)

성춘 ; (가랑의 멱살을 잡으며) 뭐야? 네 이놈 내 오늘 니놈에게 선배를 대하는 바른 법도를 가르쳐주마.

가랑 ; 길 위에선 갈길을 막지 않는 것만이 법돕니다. (성춘을 팔로 밀어낸다)


성춘, 가랑에게 밀려 다리에서 냇가로 떨어진다.


성춘 ; 아구 추워.

여림 ; 누군가?

장의일행1 ; 좌상의 아들 이선준.  글잘해. 인물 좋아,. 대를 이은 노론가의 영수. 으흐흐흐

여림 ; 그중에서 묘하게 정이 가네.. 뒷엣놈 말구 앞엣.. 놈?

28. 저자거리


달아나는 윤희, 쫓아오던 가랑, 생선좌판에 부딪쳐 엎어진다. 도포를 벗어 손에 들고 다시 윤희를 찾아간다.

가랑, 생선을 털고 색천이 널려있는 곳으로 가서 윤희를 찾는데..

윤희, 쓰개치마를 쓰고 있다. 

가랑, 윤희의 쓰개치마를 안을 자세히 들여다 보는데..


윤희 ; (가랑을 뺨을 때리고) 사대부가 반가의 아녀자를 희롱하다니 이 무슨 해괴한 짓이란 말입니까?

가랑 ; 미안하오.. 무례했다면..


윤희, 승리의 표정을 지으며 가버리고, 가랑, 들고있던 글이 쓰여진 자신의 도포자락 본다. 

  

 29. 대궐 안 활쏘기장


임금 ; (활을 잡고 쏘려 하다가) 하하하하하 이선준이라.. 제아비의 잔칫판을 뒤엎은 아들이라니.. 재밌군.. 재밌는 녀석이야.

정약용 ; 하나 전하 그는 노론영수의 아들입니다.

임금 ; 노론의 아들이라.. 그대를 성균관으로 좌천시킨 자들의 아들이니,, 내..경계를 해야 한다... 이런 말인가?

정약용 ; 송구합니다..

임금 ; 과인은 그래서 더 마음에 듭니다. (화살을 쏜다.)


30. 대궐 안 정원


여러 대신들 걸어간다.


좌의정 (가랑 부) ; (걸어가며) 마음에 드셨다니 다행입니다.

대사성 ; (그뒤에서 다소곳하게 따라가며) 마음에 들다마다요.  아드님같은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야말로 오직 성균관만을 지키고 살아온 이 외길인생의 유일한 보람이지요.

좌의정 ; 아들의 젊은 치기야 대사성께서 혜량해 주시리라 믿습니다만.

병판 (장의 부) ; 오늘일로 피해를 보는 우리 노론 명문가 자제들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네.. 교육이 어디 서책에만 있다던가.. 교육이야 밥상머리 교육이 으뜸이지.

대사성 ; 이미 예조에 들러 각별히 당부를 해 뒀습니다.

병판 ; 핫핫핫핫


31. 물레방앗간 안


윤희, 저고리를 입으려다가


윤희 ; (자신의 시권을 보고 세며) 10냥 15냥 20냥 그리고 이건 30냥.. 부자네.. 나.


시권을 두고 옷을 마저 입는다.


32. 윤희네집 마당


이웃들 모여서 수근거린다.  윤희 들어오는데..


이웃아낙1 ; 후처로 팔려간다지..  

아낙2 ; 아휴 아까워


윤희 모 방에서 나오고.


33. 윤희집 안


윤희 모 ; 차라리 잘된 일이다.  병판댁 사람이 되면 평생 배 곯을 일은 없겠지..


작은 책상을 앞에 두고 마주앉은 두 모녀.


윤희 ; 하지만 어머니.. 윤식인 한고비 넘겼고... 빚은 제 힘으로 어떻게든..

모 ; 이렇게 말이냐? (윤식의 호패와 윤희가 쓴 시권을 책상에 올려 놓으며) 관원이 다녀갔다.. 과장 난리 속에서 분실한 듯 하다며 가져왔다... 윤희 너 니가 저지른 짓이 얼마나 큰 죄인지 알고는 있는 게냐?  다른 사람의 호패로 그것도 계집이 과장에 서다니 남녀가 유별하고 강상의 법도가 지엄하거늘.. 죽음으로 죄를 묻는다 해도 너는 할말이 없었어.

윤희 ; 잘못했습니다.. 어머니.

모 ; 죄를 묻자면... 모두가 이 에미 죄겠지.. 어린 계집이 백냥 빚을 갚겠다 호언장담을 할 때,, 아니, 윤식이 행세로 저자에서 약값을 대기 시작했을 때 그때 너를 다잡았어야 했다.. 윤식이를 살릴 욕심에 에미가 너를 사지로 몰아 넣을 뻔 했어.  더는 안된다.  이젠 계집으로 살거라.. 사내 처마에서 비를 피하며 그렇게 계집으로 살어.

윤희 ; 어머니.. 다신..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거예요.. 빚은 제가 필사일을 더 열심히 해서..

모 ; 아직도 모르겠니?  조선팔도에 글이 재주가 되고 밥이 되는 계집은 기생년들 뿐이다. 윤희 네게 글재주는.. 독이다.   


윤희, 울면서 뛰쳐 나가면, 윤희모, 앉아서 눈물을 치맛자락으로 훔친다.


34. 윤희집 마당 (밤)


마루의 기둥에 기대 앉아 있는 윤희, 방문을 조금 열고 안쓰럽게 윤희의 뒷모습을 보는 윤식.


<나중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