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하다 보면 군대 다녀온 남자들이 만드는 조직 문화가 있다. 그러면서 그들은 나를 보고, 저래서 여자도 군대 보내야 한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그런데 우리가 주의해서 볼 점은 군대간다고 다 저렇게 사람 개패듯 패는 거 아니라는 것이다. 만일 군대라는 환경이 모든 걸 결정한다면 지금 사회에서 살고 있는 모든 군역필자들이 저런 폭행을 저질렀어야 하는 것이다. 단지 내가 군대 갔다왔다는 이유로 잘못된 조직 문화를 정당화하고 뒤로 갈구는 비겁한 본성을 정당화하지 말자. 언제까지 내가 군대 갔다왔다 어렵게 출세했다를 이유로, 내 맘에 안든다고 남을 괴롭히는 잘못된 비겁한 행위를 정당화할 것인가?
나도 잠시 정신줄 놔 본 적도 있지만 ㅡ 난 그럴 때 인간의 본성이 드러난다고 본다. 정신줄 놔도 자기만 괴롭히는 사람이 있고, 남을 공격하고 죽이는 사람도 있고 그 인간성에 따라 다르다.
한마디로 환경이 열악할 때 자기의 밑바닥 본성, 인간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이다. 평상시는 남을 배려하는 척, 다른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는 착한 사람으로 보일 지라도 환경이 열악해지면, 그 사람의 내면을 엿볼 수 있는 셈이다. 그런 본성 또는 자라나면서 형성된 어떤 성향은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어떤 열악한 환경에서라도 자신의 행위와 생각에 책임을 져야 하고, 그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하며, 그것을 법적으로 응징함이 필요하다 하겠다.
사회에 있는 조폭이 군대에 가서 살인과 폭행을 저지르는데, 사회에서 그 조폭이 똑같은 일을 저지르면 처벌 받는데, 군대이기에 처벌 받지 않는 사회라면, 앞으로 모든 조폭들은 다시 군대에 들어가 폭행과 살인을 저지르며, 아무 책임 없이 법의 보호 아래 정당하게 조폭질을 하면 되겠다... 안 그런가? 그런 조폭들 사이에 1-2명 끼어 있는 일반인이라면? 끔찍하겠다.
또 하나, 왜 먼저 맞은 이 일병은 안 죽었는데, 윤 일병은 죽었나?
이유는, 윤일병의 가정환경이 대체로 좋았기에 그런 폭력에 대해 대응하는 방법을 알지 못한 탓이다.
처음 사회에 나와, 많이 황당했던 기억이 난다. 돌려서 나를 갈구는데, 부당하게 근무를 뺑이치게 하는데 바보같이 나는 당하고만 있는 것이다. 도대체 왜 나는 이런 폭력적 행위나 응대에 대응하지 못하는가? 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
그걸 깨달은 것은 도서관에서 심리학 관련책을 읽으면서였다. 그래 나라는 인간도 잘한 것은 없구나, 하지만 앞으로 나를 공격하는 인간에게 바보처럼 맞대응 하나 못하고 당하지는 말아야겠다 라는 결심을 했다.
난 집에서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하라고 배우기만 했지, 내가 약자일 때 어떻게 대응하는 건 못 배운 것이다. 그래서 그 때에 내 결심이, 내가 남을 공격하지는 않겠으나, 나를 공격하는 놈에게는 참지 말고 반드시 되받아 주자! 하는 것이다.
내가 윤 일병이었으면, 어땠을까? 를 한번 생각해본다. 총도 없고, 조폭 같은 여러명에게 맞고 있다, 전화나 면회도 금지되어 계속 감시 당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나에겐 방법이 있다. 하지만 이곳은 공개된 곳이니 차마 말하지 못하겠다. 하지만 그런 시뮬레이션은 필요하다. 집에서 자식을 너무 바르게만 키우면, 나중에 군대에 가면 대응법을 모를 수 있다. 무조건 착한 것만이 답도 아니고, 그런 상황에 대한 시뮬레이션은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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