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카타르시스란 무엇인가?를 몸소 체험하고 싶다면 보길 권유한다. 영화는 우리를 김복남이란 철저히 수동적이며, 폭력의 대상이 되는 존재에게 감정이입하게 하여 답답, 속상, 울분을 느끼게 하다가,,, 한순간 그 모든 부정적 감정이 해소되는 결말을 제공한다.
이 영화가 개봉했을 때 보러가기 싫었던건 그당시 영화들에서 남발되던 죽음이란 상황을 맞닥뜨리는게 마땅찮아서였다. 어쩌면 영화로 보았다면 부정적 감정이 더 컸을지도 모를 필름이다. 그러나 영화가 아닌 tv로 접하게 되니, 이 영화에서 잔인한 장면은 모두 필터처리 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는 혐오감 없이 김복남이란 주인공에게 감정이입하여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내가 느낀 카타르시스라고 하면 감정이 시원해지는 느낌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 필름을 보면서는 팔다리까지 시원해지는 직접 신체적인 카타르시스(그런게 있다면)를 경험하게 되었다. 억울함, 분노가 일시에 해소되는 느낌.
그리고 쉽게 화해하지 않는, 그렇다고 지나치게 무자비하지도 않은 결말이 맘에 든다.
섬은 너무도 아름답다. 외국영화 [비치]의 다이빙 장면을 연상하게 하는, 그보다는 연한 물빛들. 그리고 또 떠오르는 소설 하나, 이문열의 [익명의 섬].
사람은 얼마나 짐승같은 존재인가! 생각하기를 멈추고, 이성을 갈고 닦기를 멈춘다면 언제든 짐승보다 못한 인간이 될 길이 열려 있는 그런 존재. 고대 의대생의 성추행 사건이 생각남은 왜일까? 본능에 전복되어 버린다면 그들처럼 안된다는 보장을 누군들 할 수 있을까? 늘 신으로 가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아야 하는 이유가 그것에 있을 것이다. 나의 사고를 끊임없이 갈고 닦을 것. 그리고 본능이 나를 지배하도록 내버려두지 말 것. 그것만이 우리가 짐승보다 못한 인간으로 전락하지 않는 비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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