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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한 소고 2 : <가을> : 시

              가을

 

                                            한재근

 

  갑자기 가슴을

  헤치며 다가오더니

  너무 깊이 파고들어

  밀쳐 낼 수가 없다.

 

  예고도 없이 찾아오더니

  품속에 꼭 안겨버렸다.

 

  어쩌지 못하고 그냥

  맞이하련다.

 

  감사한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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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감상>

 

 

  가을을 겨울이나 사랑으로 바꿔도 말이 된다.

 

  이걸 사랑으로 바꿔보면, 사랑에 대해 이보다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싶다.

 

 

 

  몇 달 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생겼다. 

 

  살면서 법정은 되도록 안 가는게 정말 좋겠다.  나의 말이 오도되어 전달되며, 얘기를 할 기회가 없고 그대로 인정되어 버   리며, 면담일 하나 결정하는데  2달이 걸리고,,, 절차 하나마다 이런식이니,

 

 딱히 크게 잘못한 것이 없어도 사람 피를 말린다.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는 날이 1주 이상 가니까, 이러다 심장이 부담되어 죽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리하여 생각을 다른 방향으로 돌려야겠다, 결심을 했는데,,,  사실 그 문제를 생각한다고 뾰족한 수도 없으니 생각해봤자 내 몸만 축나는 일이었다.  

 

 

   사람의 뇌는 좌뇌, 우뇌로 나눠져 있고, 좌뇌는 주로 이성과 스트레스 등을 관장하며,

 한쪽 뇌의 왕성한 활동으로 힘들땐, 반대 뇌를 사용하는 활동을 하는 것이 좋을듯 했다. 

 

  우뇌는 감성적인 부분에 해당되니까, 의도적으로 우뇌를 사용해야겠다,,, 는 생각에

  내게 잘 웃어주는 한 얼굴을 떠올렸다. 

 

 

   스트레스가 올 때마다, 웃는 그 얼굴을 떠올리니까 정말 스트레스가 사라졌다. 

 

   그랬는데 어느 순간 그 얼굴이 맘에 박혀 떨어내기가 힘든 거다.

 

 

   너무 감정의 힘을 약하게 봤다. 

   사랑이란 감정이란,,  위의 시처럼 어느 순간 깊이 들어와 있어 떨쳐내기 어려운 어떤 것인듯.

 

 

   아!  이번에도 나의 의지를 과신했다.  감정 따위 쉽게 맘대로 조절할 수 있다는 과신 말이다.

 

 

 

 

  그런데 그 사랑하는 감정으로 인해서, 인간관계에 대해 갖고 있던 나의 세계관이 박살 나는 경험을 했다. 

 

 

  게다가 늘 영화나 드라마 등 재밌는 일을 해도 왠지 맘 한구석이 텅 빈 것 같았는데,,  공허한 그 느낌이 사라진거다. 

 

  정말 힘들고 어렵고 참 견뎌내기 힘들지만, 뭔가 맘이 꽉 차는 어떤 풍요로운 만족감 같은 것이 있었다. 

 

  허구와 실체는 이렇게 큰 차이가 있구나!!!!!!!!!!!!

 

 

  사랑이란 게 이렇게 기쁘고 좋은 거 였구나.  그래, 사랑을 하자!

 

 

 

  그랬더니 지인이 "늙어 주책이다. 창피하지도 않냐?" 라고 했는데,,,

 

  이렇게 답해 주었다. 

 

 

 

                          "사랑이 죄는 아니잖아?

 

                            그리고 

 

                            젊어 주책 부리는 것은 괜찮고,  나이 들어 주책 부리는 것은 안되냐?

 

                            다들 젊어 주책 부리지 않았느냐?" 

 

 

 

 

 

 * 사랑이란 심장이 쪼여오는 것!

 

 

 

* 사랑이란 참참참참참 힘든 것이더라!

 

 

       (세상에나 나에게 식욕이 툭 떨어지는 날이 오다니.  병원시절 빼고는 음식이 맛이 없었던 날이 없었던 내게.  식욕 중추와 성욕 중추는 근접해 있는 게 맞았어.  잠도 안 오고.  몇시간 자고 깨도 그리 힘들지가 않아.)

 

 

   공부는 나 자신만 잘 컨트롤하면 되니까, 별로 어렵지 않은데,,,

 

 

   사랑이란 상대의 생각, 반응이 중요한 인간관계니까,,,   절대 내 뜻대로 되지 않고, 한번의 잘못으로 돌아서면, 영영 보고싶은 얼굴도 볼 수 없다는 것.  참 힘들고 조심해야 하는 인간관계더라는.  

 

   하지만 그러니까, 더 매력 있는 어떤 감정이라는 것!  

 

   게다가 내가 상대의 취향에 안 맞아 상대에게 사랑이 없으면, 아무리 내가 사랑한다고 하더라도 방법이 없는 어떤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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